[단독] 페달 위치 엉뚱한 벤츠 중형..."허리 디스크 유발"

단독 페달 위치 엉뚱한 벤츠 중형..."허리 디스크 유발"

2018.01.16. 오전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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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시간 잘못된 운전 자세로 차를 몰다 보면 골반이나 허리가 아픈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벤츠 중형차가 엉뚱하게 브레이크 페달 위치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설계해 운전자들이 허리 디스크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병용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50대 자영업자 정영주 씨는 1년 전쯤 벤츠의 중형세단 E-클래스를 구매했습니다.

차를 산 지 얼만 안 돼서 골반과 허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자신의 잘못된 운전 자세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자신이 구매한 차량의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 위치가 다른 차들과 달리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게 문제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정영주 / 벤츠 E-클래스 구매자 : 브레이크 밟는데 다리가 왼쪽으로 비틀리다 보니까 허리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계속 느껴졌어요.]

부피가 큰 9단 자동변속기가 실리다 보니 운전자가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인 이른바, 레그룸이 작아져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 위치가 왼쪽으로 옮겨진 겁니다.

벤츠 E-클래스와 크기가 비슷한 수입차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에는 부피가 작은 7단 변속기와 8단 변속기가 달려 있습니다.

5만 대가 넘게 팔린 벤츠 E-클래스 동호회 인터넷 게시판에는 정 씨처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봉춘 / 척추통증 전문의 : 이런 자세가 오래되면 무릎이나 골반 통증, 더 나아가 허리 비틀림 현상과 디스크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원활한 조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토부의 인증기준을 들어 환불을 요구했지만, 벤츠 코리아 측은 입을 굳게 닫았습니다.

별도회사인 판매업체와 해결해야 할 문제지, 자신들이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 :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는 일정 기간 결함이 있고 이를 수리하지 못했을 때 교환 또는 환급하게 됐습니다. 여기에는 부합하지 않아서 교환·환급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벤츠 코리아 측은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사항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병용[kimby102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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