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혁명' 이루며 성공 신화 쓴 '주부CEO'

'살림혁명' 이루며 성공 신화 쓴 '주부CEO'

2016.08.29. 오후 2: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한경희 /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앵커]
세계가 주목한 여성 사업가. 그리고 중소기업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경희 대표를 오늘 저희가 초대했습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바쁘시죠?

[인터뷰]
바쁩니다.

[앵커]
사업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바쁜 직업 아닙니까?

[인터뷰]
그렇죠. 국가 경제를 살려야죠.

[앵커]
몇 시간씩 주무시나요?

[인터뷰]
보통 3~4시간입니다.

[앵커]
그러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까?

[인터뷰]
운동도 좀 하고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게 기로 사는 것 같아요.

[앵커]
무엇을 목표로 해서 3~4시간씩 주무시면서 활동하십니까, 목표하시는 게 있을 것 아닙니까?

[인터뷰]
저 개인적으로는 기업을 하니까 저희 회사의 목표가 빈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게 저의 목표고요. 또 제가 여성 사업가로서는 사실 창업한 여성 사업가로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보니까, 우리나라에. 어떻게 보면 1세대 창업기업가로 알려져 있어서 후배들이 그리고 여성들이 잘 일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활동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아마 한경희 스팀청소기, 그리고 그 회사 이름, 한경희생활과학. 그걸 못 들어본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원래는 고시 합격한 공무원이셨다면서요?

[인터뷰]
네.

[앵커]
그냥 그 길로 했어도 안정적이고 정년도 보장돼 있고 했는데 왜 그런 선택을 어떤 계기로 하신 건가요?

[인터뷰]
그 당시에 제가 맞벌이 주부였는데 맞벌이를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사 일은 그래도 제가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랬을 때 제일 힘든 게 무릎 꿇고 청소하는 거였어요. 걸레 청소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숙명이었는데 제가 보니까 거의 모든 가전제품들이 서양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서 개발이 되는데 걸레청소만은 정말 서양에 없는 온돌문화잖아요, 우리나라가. 그러다 보니까 내가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우리나라 여성들을 해방을 해야 되겠다고 해서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공학도도 아니셨고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공무원이었는데, 인문계로. 어떻게 그걸 개발하겠다, 아이디어는 있어도 실천하는 건 어려운 일이거든요.

[인터뷰]
제가 좀 무식해서 용감한 그런 스타일 있잖아요. 그때만 해도 로켓도 쏘아올리는 세상인데 이까짓 청소기쯤이야라고 시작했습니다, 정말 단순하게 너무나 쉽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앵커]
완전히 반석에 오르기까지 몇 년 걸린 거죠?

[인터뷰]
제가 그 제품을 출시하는 데만 한 3년이 걸렸고요. 그리고 실제로 소비자들한테 입소문이 나서 제가 처음으로 정말 그날을 잊지를 못하는데 5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결제할 것을 밀리지 않고 제 날짜에 결제를 하고 통장에 동그라미가 하나, 둘, 셋, 넷, 남았을 때 그때가 5년 2개월만이었습니다.

[앵커]
오랜 세월동안 어떻게 버티셨는지. 하다가 1년 정도 지나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테고 또 금전의 압박도 있었을 텐데요.

[인터뷰]
정말 제가 끝까지 가야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아기 아빠만 하더라도 항상 날이 밝기까지 새벽이 가장 어려운 법이라면서 항상 옆에서 곧 좋아질 거야라는 희망을 줬고요. 저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어렸을 때부터 고집이 좀 셌었습니다. 그래서 길바닥에 나앉는 순간까지 끝까지 가야지라는, 그게 아니었으면 아마 못 버티지 않았을까.

[앵커]
집에 좀 재산이 많고 해서 자본이 든든했었습니까?

[인터뷰]
아니죠. 저희가 처음에 저희 집을 잡혀서 시작을 했고요. 그다음에 시부모님이 집을 잡혀주셨고 친정집까지.

[앵커]
그러면 5년 동안 부모님들께서는 집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인터뷰]
그렇죠. 엄청난 불효를 한 거죠. 사실은 엄청난 불효를 했는데 다행히 소비자들한테 입소문이 나면서 스팀 청소기가 너무 너무 쓰기 좋더라, 깨끗하더라, 편하더라라는 그런 입소문이 나서 겨우 살아났습니다.

[앵커]
지금 연간 매출액이 얼마 정도 됩니까?

[인터뷰]
한 1000억 원 정도입니다.

[앵커]
그러면 그중에서 스팀청소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인터뷰]
지금은 한 30% 정도입니다.

[앵커]
나머지 70%는 또 다른 상품이 많군요?

[인터뷰]
저희가 스팀 다리미도 있습니다. 다리미도 무릎 꿇고 역시 다림질을 하잖아요. 그러면 다리미를 또 저희가 서서 1~2분 만에 모든 옷을 다릴 수 있는 그런 다리미를 개발을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청소도 서서 하고 다림질도 서서 다릴 수 있는 그런 다리미를 개발을 해서 그런 다리미라든가 아니면 이번에 가위칼이라고 그런 새로운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을 해서.

[앵커]
가위칼은 뭐죠?

[인터뷰]
우리가 일반적으로 칼과 도마로 썰잖아요. 그런데 그 써는 것을 도마가 굉장히 사실은 살균이라든가 그런 게 어려워서 지저분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도마가 아닌 가위로 썰 수 있는 가위를 개발을 했습니다. 그래서 전세계 주방의 혁신을 가져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댁에서 살림을 많이 하시나요?

[인터뷰]
살림을 많이 하지는 못하고요. 그래도 살림을 하니까 주방에서 어떤 게 필요한지, 우리가 저는 가족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엄마들이나 아빠들이나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든지 엄마들이 가사에서 해방돼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의 양상을 보면 보통 중소기업이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아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했는데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 자본력도 그렇고 기술력도 아무래도 더 앞설 가능성이 많고 하니까 잡아먹히는 그런 경우가 많은데 지금 이것은 예외였단 말입니다. 오히려 대기업들이 추격을 못했는데 그 특별한 비결이 있었습니까?

[인터뷰]
저희가 아마도 제가 생각을 할 때는 고객의 눈높이에서 보는, 그러니까 제가 여성이다 보니까 저희 고객 같은 경우에는 7~80% 정도는 여성이고 그렇다 보니까 여성의 눈높이에서 여성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스펙이나 디자인으로 품질을 또 여성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품질로 그렇게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히 저희같이 고객이 주부인 경우에 주부의 눈높이에서 제품을 만들고 개발하고 품질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노하우가 사실 대기업도 쉽지 않거든요.

[앵커]
그 스팀청소기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는데 그다음에는 그 정도의 히트상품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괜찮은가, 회사가. 걱정하는 분들도 있고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은 저희가 항상 새로운 제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 그런 제품들을 많이 개발했지만 그런 제품들이 항상 나올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가위칼 같은 경우에는 정말 제가 생각하기에는 전 세계의 주방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게 한 번씩 사이클을 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래서 기업이라는 게 끊임없이 성장을 하면 좋지만 저희가 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조만간 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셨군요?

[인터뷰]
네.

[앵커]
지금 해외 매출 비중은 어느 정도 됩니까?

[인터뷰]
해외는 지금 한 20% 정도 됩니다.

[앵커]
미국, 중국 등등, 전체 매출액의.

[인터뷰]
네.

[앵커]
대학교 때부터, 이화여대 나오셨죠?

[인터뷰]
네.

[앵커]
그때부터 학교 앞의 가게들을 보면 이게 어느 정도 성업할 것인지 언제 문 닫을 것인지 다 계산을 하셨다면서요?

[인터뷰]
그냥 특별히 내가 사업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제가 불문과, 문학소녀였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는데도 이상하게 어렸을 때부터 돈을 많이 벌어서 테레사 수녀님이나 이런 독립투사하시는 분들한테 그런 분들한테 후원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돈을 어떻게 하면 많이 벌 수 있는가에 관심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가게 같은 데 들어가면 이 집에 하루에 손님이 몇 명이 와서 한 사람이 얼마를 쓰고 집주인이 얼마를 벌고 그 비용을 다 쓰면 얼마를 가져가겠다 그런 계산은 항상 했던 것 같아요.

[앵커]
그게 맞던가요?

[인터뷰]
맞을 경우도 있죠. 이 집이 몇 개월 안에 문 닫겠다고 그런 계산을 하면 진짜 문 닫는 경우 많아요.

[앵커]
그러면 그런 감각이 원래 발달해 있었군요?

[인터뷰]
감각이라기보다는 관심인 것 같아요.

[앵커]
그래서 그때 다짐했던 대로 좋은 일 많이 하고 계십니까?

[인터뷰]
노력은 하는데 열심히 잘 벌어야죠. 저희가 워낙 시작을 할 때부터 빈부에 상관없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그런 제품을 공급을 하다 보니까 정말 마진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고 비용 대비 효과가 탁월한 그런 제품들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돈을 아주 많이 벌지는 못하고요. 그래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런 기업 활동 자체가, 그런 상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회 공헌이라는 생각으로 하시는군요.

[인터뷰]
네.

[앵커]
궁금한 거 하나 제가 여쭤보고 싶었던 게 사무실에 세계사 연표를 붙여놓았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인터뷰]
역사라는 것은 사실은 우리가 앞으로 미래를 잘하기 위한 디딤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세계사 연표를 붙여놓은 것 때문에 세계사를 잘 아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제 마음속으로 내가 이런 이런, 오늘, 현재도 마찬가지이고 과거도 마찬가지고 그런 것들이 다 디딤돌이 돼서 앞으로 잘해야 되겠다, 과거에 내가 어떤 실수를 했으니까 앞으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라는 그런 마음의 이정표를 삼는 것입니다.

[앵커]
역사 속에 내가 있다라고 다짐을 하는군요.

[인터뷰]
네.

[앵커]
이번에 세계 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공동대표를 맡으신다고 하는데 세계여성이사협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인터뷰]
모든 기업이 이사회가 있습니다. 가장 중장기적인, 전략적인 그런 기업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정점에 있는 곳인데 그 이사회가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가 돼 있지 않고요. 해외에서는 굉장히 전문경영인 시스템이 많이 돼 있고 그렇다 보니까 굉장히 중요한 조직인데 전세계 정말 아프리카에도 있는 조직이 우리나라에 아직 없습니다.

그 협회가 3500명 회원이 시가총액으로 하면 거의 1경, 8000조 달러를 관리하는 그런 기업들이 모인 조직인데 500명 회원이 나라로 치면 미국, 중국 다음에 세 번째로 큰 나라라고 할 정도로 그렇게 큰 기업들을 의사결정을 하는 그런 조직인데 우리나라에 없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정말 발전을 해야 되고 특히 여성들이 30% 이상이 있는 이사회가 그 기업이 잘 된다고 합니다. 데이터로도 나온 사실인데 이사회에 여성들이 많은 경우에 그 기업이 발전을 하고 특히 기업이 발전하면 결국은 국가경제가 발전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협회가 들어와서 이사회들이 발전을 하고 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한경희생활과학에도 이사회가 있습니까?

[인터뷰]
있습니다. 어느 기업이나 이사회는 있는데 그걸 얼마나 잘 활용을 하는가의 문제죠.

[앵커]
거기도 여성 이사들이 많이 있습니까?

[인터뷰]
네. 저희는 30%가 됩니다. 제가 일단.

[앵커]
그래서 여성 기업인들이 더 많이 기업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사회 진출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선구자 역할을 하는 게 목표 중의 하나라고 하셨는데 어떤 게 좀 어렵고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지 그 분야에 대해서. 그걸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인터뷰]
아무래도 예전에는 여성들이 참정권도 없었잖아요. 그랬는데 정부 정책에 의해서 여성들이 투표를 하게 되고 흑인들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에서도 이 이사회가 활성화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고 또한 여성들이 이사회에 참여를 하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저는 정책적으로 공기업에서만이라도 이렇게 여성들이 30% 이상, 예를 들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공기업부터 좀 해 줬으면 좋겠다.

[인터뷰]
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