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딸기, 일본을 밀어내다

한국 딸기, 일본을 밀어내다

2009.12.18.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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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농업, 희망을 찾아서 기획시리즈.

오늘은 일본 품종 일색이었던 딸기를 국산으로 대체한 논산 딸기를 취재했습니다.

불과 7년전까지만 해도 거의 100%에 달했던 일본 딸기는 이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겨울에도 비닐하우스에 주렁주렁 먹음직스럽게 열린 딸기.

김용신 씨는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맛보면서도 7년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당시 거의 모든 농가가 일본 품종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일본이 무려 700억 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60% 이상을 국산품종으로 대체하면서 걱정도 한시름 덜었습니다.

[인터뷰:김용신, 딸기 농가]
"그때는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하나... 아주 암담했지요. 근데 지금은 국산품종이 많이 개발돼 안심이 되고 열심히 농사짓고 있어요."

충남 논산시의 딸기 농가는 모두 1,500곳.

비닐하우스에는 '육보' '장희' 등 일본 품종은 밀려 나가고 그자리에 '매향', '설향' 등 국산 품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7년전까지만 해도 거의 100%에 달했던 일본 품종은 국산에 밀려 점유율이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7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육종 연구가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품종 개발에 매진했기 때문입니다.

1994년 문을 연 논산 딸기시험장은 7명의 연구진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6년만에 향이 좋고 당도가 높은 '매향'을 개발하고 3년뒤에는 맛도 좋은데다 재배하기 쉽고 수확량도 많은 '설향'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딸기연구만 15년 넘게 한 김태일 박사가 '매향'과 '설향'의 산파 역할을 했습니다.

[인터뷰:김태일, 논산딸기험장 농학박사]
"전세계적으로 품종을 개발하는 나라만이 세계를 석권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욱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부터는 신품종 보호규정에 따라 수입하는 모든 나라의 새 품종 딸기에 반드시 로열티를 물어야 합니다.

딸기 품종의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면서 전국적으로 50%에 머믈고 있는 국산화를 더욱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김준수, 양촌농협 조합장 딸기전국협의회장]
"설향 등 국산딸기를 생산하면서 농가소득도 20~30% 가량 높아졌다. 앞으로 2~3년 내에 모두 국산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딸기 품종의 국산화 성공은 농업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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