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북미정상회담...남은 과제는?

막 내린 북미정상회담...남은 과제는?

2018.06.13. 오전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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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앵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 평화와북미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는데요.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의미 있는 첫발인데 어떻게 보면 어렵게 내디뎠습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총평을 해 주신다면요?

[인터뷰]
전체적인 총평이라고 하면 한 세 가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말씀하신 것처럼 의미 있는 첫발인 거죠. 서로 적대적이던 두 나라의 지도자가 만나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비핵화를 이야기하는 그런 첫걸음을 뗐다는 것은 아무래도 상호 관계를 관리하고 진전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합의문인데요. 합의문 자체는 앞서 보도에도 나온 것처럼 특이한 내용이 없어요. 오히려 9.19 공동성명, 2005년 6자회담에서 맺어진 9.19 공동성명에는 그 목표에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검증 문제를 다뤘는데 이번에는 그런 내용조차 없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강조했던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넣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것도 못 들어가고 그러니까 너무 포괄적인 내용으로 아쉬움이 크죠.

그리고 세 번째는 앞서 보도에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에서 이야기한 한미동맹 문제. 그러니까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고 하는데 북한의 이행조치 없이 이렇게 동맹을 먼저 약화시키는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그리고 동시에 그것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라든가 이런 가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미국의 훈련 비용을 이야기하는 그런 부정적인 접근을 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는 그러한 세 가지 사항을 제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앵커]
구체적인 이야기를 조금 더 속 깊이 들어가기 전에 인상 깊었던 장면들도 주요 장면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저는 처음에 만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6월 12일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뒤에 인공기와 성조기가 6개씩 12개가 있었고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각각 여섯 걸음씩 들어왔습니다. 그러면 또 합하면 열두 걸음이죠. 악수도 12초 동안 했더라고요.

그렇게 의전적으로 사전에 조율한 것인지 아무튼 이런 만남과 행사 자체는 참 의미가 있다. 다만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서 합의, 이 부분이 좀 아쉽다는 거죠.

[앵커]
두 정상이 서로를 대하는 표정이랄까요, 자세랄까요. 행동에서는 어떤 점들이 느껴지셨습니까?

[인터뷰]
상당히 배려하고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마크롱 대통령하고 악수할 때는 힘을 너무 세게 줘서 서로 얼굴을 찡그리고 그런 부분도 있고 자기중심적으로 항상 상대를 대했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배려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악수라든가 또는 좌석에서 이야기할 때 상당히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었고 김정은 위원장 자신도 어떻게 보면 북한에서는 절대 권력자이지만 이러한 정상회담 무대에서는 나름대로 국제관계의 룰을 따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연장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예우하는 모습이 잘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복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인민복을 입고 나오고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붉은 넥타이를 하고 나왔단 말이죠. 거기에 대해서도 어떤 의미부여가 가능할까요?

[인터뷰]
북한은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고 인민복은 사회주의에서 일반 국민들이 입는 그런 복장이고 그것이 만들어진 건 사실 국민당의 쑨원, 손문이 중국 인민들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해서 인민복이라고 이름이 붙여지고 사회주의권에서, 특히 북한과 중국에서 자주 입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복을 입음으로써 북한을 대표하고 북한 인민들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고요. 트럼프 대통령, 붉은색 넥타이. 붉은색은 공화당의 상징입니다.

나 공화당의 대통령이야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또 트럼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는 스타일도 일반인보다 길게 맵니다. 보통 넥타이 매시는 법을 아시겠지만 허리띠 근처까지 내려오는 게 일반적인데 그 아래까지 쭉 늘어뜨리면서.

한번 왜 그러냐고 물어봤나 봐요. 그러니까 이게 나의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렇게 했는데 넥타이를 보시면 트럼프 대통령은 긴 넥타이를 매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서도 나오네요. 전체적인 분위기나 의전에 있어서는 순조롭게 진행이 잘 됐던 것 같은데 합의된 내용을 들여다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다소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섭섭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일단 CVID가 빠진 부분은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이 안 된 상황에서 미국이 양보를 했다고 봐야 할까요? 어떻게 보면 오히려 여유를 보여줬다고 봐야 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양보였는지 여유였는지 합의문을 할 때는 어떻게든 그 합의문에서 자기들의 입장을 잘 반영하는 것이 성공적인 합의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해서 CVID를 계속해서 강조해 왔고 바로 전날까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CVID가 들어가야지 성공적인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서 더 중요한 것은 V, 베리피케이션, 검증이라는 얘기를 한창 설명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나온 것은 CVID조차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날 늦은 밤까지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했던 모습이었는데 거기서 끝내 북한을 설득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대화가 계속되고 비핵화 조치가 이어진다는 측면에서는 너무 지금부터 걱정하는 것이 기우가 아닐까 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미국이 어떻게 보면 협상력이 가장 높을 때거든요.

북한에 대한 제재가 가장 강도 높게 이행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정도 남아 있고 그런 과정에서 협상을 했는데도 CVID를 못 받았으면 다음 번 협상이 진행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되거든요.

임기는 절반밖에 안 남아 있고. 벌써부터 중국에서는 제재 해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부가 그런 입장을 보인다면 공식적으로 해제가 안 되더라도 밀무역 같은 것은 활발하게 진행되는 그런 상황.

그렇다면 북한이 지금도 양보를 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양보할 것인가. 그런 여러 가지 우려사항이 있어서 이렇게 걱정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은 거고요. 물론 이것을 어떻게 앞으로 진행할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비핵화 조치,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북한과 협력을 해 나간다면 그러면 또 진전이 있을 수 있으니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우려사항은 짚고 개선사항을 만들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어쨌든 회담에 앞서서 핵심이라고 얘기했던 CVID가 빠지면서 북한의 요구만 들어줬다, 오히려 손해를 본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그렇죠. 합의문 자체를 보면 미국이 그간 하겠다고 한 게 못 들어갔으니까 실패인 거죠.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이 없어서 그랬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변명이 되지 않는 겁니다.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예전에 리얼리티쇼 진행했을 때 어프렌티스죠. 견습공들이 이런 식으로 합의했으면 유아 파이어드라고 했을 텐데요. 합의문 자체는 아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쉬운 합의문을 보완하기 위해서 행동으로써 협상이 바로 진행돼야 되고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이 북한이 그러면 비핵화 이행한다는 건 무슨 수로 믿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고 해요. 미국 입장에서는 무엇을 담보로 비핵화 이행을 자신을 하고 있는 건지, 만약에 북한이 이 상황에서 비핵화 약속을 어기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지요?

[인터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답이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믿을 수 없다. 신뢰가 없다는 거죠. 사실 그런 거죠. 국가 간의 관계라는 건 정세가 변하면 또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은 지금 이렇게 북한과 관여를 하고 어떻게 보면 선제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조치를 해 준다면 북한도 비핵화 쪽으로 오면서 경제적 번영을 추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렇게 접근을 하는 것 같고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 저는 당분간은 이행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북한은 무엇을 받고 있습니까?

UN 제재, 미국의 독재 제재를 받고 있어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하고 있는 경제 건설 노선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제재가 어느 정도 해제될 정도까지는 이행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계가 진실의 순간이 내년이나 내후년쯤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제재는 100%는 다 해제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해제돼서 북한 경제가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고 북한은 처음에는 약한 것부터 내놓겠죠.

그런데 핵개발의 핵심적인 부분은 남아 있어서 그것까지 해체될 단계가 들어가고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를 1년 정도밖에 안 남아 있는 그런 상황이 되면 과연 북한이 그것을 이행할 것인가.

그때 진실의 순간이 오는 것이고 그때 북한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그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포괄적인 의미에서 CVID, 단계적인 혹은 완전한 비핵화 과정을 밟겠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세부적인 이야기를 또 나누겠죠.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 혹은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한다면 어떤 수순을 밟게 될까요?

[인터뷰]
일단 합의가 포괄적으로 됐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협상이 중요합니다. 거기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야겠죠.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감에 있어서 원칙은 CVID가 될 거라고 미국은 아마 이야기할 거고 북한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자리에서는 수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해야 되냐.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협상의 가장 맹점은 로드맵이 없어요. 이것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하나도 제시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걸 먼저 만들어야겠죠.

소위 말하는 비핵화 시간표. 그리고 비핵화 중에서 미국은 북한이 가능하면 다시 핵개발을 하지 않도록 핵심적인 것부터 먼저 빼려고 할 겁니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프론트 로딩이라고 해서 핵무기와 핵물질을 먼저 해체하자, 이런 접근을 할 텐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과연 북한이 수용을 할 것인지 그리고 북한이 신고를 하고 검증을 받아야 되는데 그 문제에 있어서 얼마나 성실한 신고를 하고 얼마나 조건 없는 사찰을 수용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논의되면서 핵심 사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아침 저희가 속보로 전해 드렸는데 북한 매체가 보도하기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고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를 했다 이렇게 보도를 했고요.

또 미국에서는 매티스 국방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논의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청와대에서는 미국 입장을 좀 더 파악해 봐야 된다, 이런 식으로 입장을 내놨습니다.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그런 논의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노동신문에서 자신있게 내놓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국방부 대변인이죠. 대통령과 국방장관 간에 논의가 있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사실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의 일환으로써 연합군사훈련 중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중단 조치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맞물려야지 이게 어떻게 보면 잘된 협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북한은 아무것도 아직 행동으로 옮긴 건 없는데 미국이 선제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우리 정부는 사실은 조금 더 신중하게 발표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지금 한미 간에 논의를 안 했다면 문제가 있는 거거든요.

따라서 그것을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한다면 하루 정도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긴밀한 공조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메시지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또 회견 내용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각자 평양 혹은 백악관으로 초청한다 이런 이야기도 오갔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교차적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수순을 밟게 될까요?

[인터뷰]
교차 상호 방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됩니다. 지금 우리도 어떻게 보면 비핵화 트랙에 들어섰다고 봐야 되고 이것이 성공하지 못하면 1년이나 2년 후에 더 안 좋은 상황이 조성될 수 있거든요. 따라서 만들어내야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그 협상의 결과를 중간발표 형식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워싱턴에서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발표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서로 상대 진영을 방문하기가 어렵다면 판문점에서 그리고 진전과 함께 종전선언을 함께하는 그런 것도 구상을 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북한과 미국의 양자 게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우리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고 또 중국이나 일본도 더 관여를 많이 시켜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말로 주변 환경이 비핵화를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한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미 공조, 가장 중요한 최우선 과제 무엇으로 꼽아야 할까요?

[인터뷰]
기본적으로 연합군사훈련 부분이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지금 비핵화에 관한 방향 같은 것은 이번에 공동합의문에서도 판문점 선언을 언급한 것처럼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정부 차원에서 상당히 유사합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큰 우려가 제기되지 않고요. 연합군사훈련과 같이 한반도 안보에, 우리 국방에 기본이 되는 것을 우리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배경을 우리 정부도 빨리 파악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잘 반영해서 한미가 같은 목소리로 국방에 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부분을 좀 더 강력하게 협조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앵커]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이해와 조율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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