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가족은 힘들어"... 바른미래당의 공천 갈등

"한지붕 두 가족은 힘들어"... 바른미래당의 공천 갈등

2018.05.24.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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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 가족의 집안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이야기인데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뭉치면서 두 집안 간의 묘한 분위기는 있었지만, 지방 선거에 나설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내홍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지역은 송파을 지역인데요.

바른미래당은 어제까지 공천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두 집안의 입장 차만 확인했습니다.

옛 바른정당 파에서는 경선 1위를 차지한 박종진 전 앵커를 밀고 있고, 옛 국민의당 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를 전략 공천할 것을 주문하며 대치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좀 복잡합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여러 번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14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선대위원장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 (송파을 보궐선거에 직접 등판하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던데요?) 아, 쓸데없는 얘기입니다. 정치적인 견제와 균형에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더 확실하게 중심을 서야 된다. 이런 생각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의 역할을 충실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손학규 전 대표는 선거에 나가지 않을 거라고 밝혀왔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박종진 전 앵커는 오늘 아침 라디오에 출연해 손학규 전 대표가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종진 / 바른미래당 예비후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 출마하지 않겠다, 이렇게 분명히 밝혔죠. (공개적으로 밝혔잖아요.) 네, 공개적으로 밝히고 기자들한테도 얘기했고 저한테도 직접 전화해서 "열심히 해라. 나 안 나간다. 걱정하지 마라. 열심히 해라." 그래서 저는 "네, 알겠습니다. (모양 상하죠, 만약에 이럴 때 받으면. 그런데 어떻게 하자는 건가요?) 그런데 어제 최고위에서 사실 결정이 끝났어야 되는데.... (오늘 등록일이니까.) 그런데 박주선 대표가 그 기사 보고 박종진한테 전화해서 격려했다는 얘기도 다 듣고 그게 기사로 전 신문에 다 나오고 인터넷에 나오니까 박주선 대표가.... (전화도 받으셨다면서요, 손학규 대표한테.) 세 통 받았죠, 저는. 직접 전화였어요. (똑같은 내용을 세 번이나 하신 겁니까?)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래도 날짜는 3일 간격으로.... 그런데 문제가 됐던 게 뭐냐 하면 박주선 대표가 "그럼 내가 직접 확인해 보겠다." 이래서 손학규 위원장이랑 통화를 했는데 박종진이 선대위원장 하고 직원들도 주고 사무실도 주면 판을 깔아 주면 나갈 수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나 봐요, 최고위 안에서. 박주선 대표랑 직접 전화를 하고.]

박종진 예비후보는 박주선 공동대표가 손학규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박종진 앵커가 자신의 선대 위원장을 맡고, 사무실과 직원을 주면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고, 이에 국민의당 파가 나서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박 예비후보는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결국 이 모든 것은 안철수 전 대표가 자신을 싫어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종진 / 바른미래당 예비후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너 싫어. 우리 남녀가 헤어질 때도 그래요. 너 싫어 그러면 되지 내가 지금 앞으로 할 일이 있고 뭐가 있고 미래에 있어서 내가 너랑 같이하기가 버겁다. 이런 얘기를 부담이다. 이런 얘기하면 뭐하러 합니까? 나 새로 여자 생겼어. 나 너 싫어. 나 새로운 남자 생겼어. 이러면 끝나는 거거든요. (변명 붙이면 구질구질해지네요.) 왜 돌려 얘기하죠? 왜 자꾸 돌려 얘기하면서 사람 더 스트레스 받게 하고 하죠? 하나도 논리가 안 맞아요. 박종진이가 전국적 지지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왜 안 된다고 하는 거죠? 그냥 박종진이 싫다 하시면 돼요.]

이처럼 내홍이 깊어지자 오늘 유승민 대표가 나서게 됐는데요.

박종진 후보와 손학규 위원장을 모두 만나 의중을 듣고 판단을 내리겠다는 것입니다.

바른정당 안에서도 집안싸움이 격화될 정도로 송파을 재보선은 의미가 있는 지역인데요.

수도권 선거라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미 최재성 전 의원과 배현진 전 앵커로 예비후보를 확정하고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데요.

최재성 민주당 후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현진 한국당 후보를 향해 현 정권에 탄압을 당했다는 것은 '나홀로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이번 선거는 MBC 사장을 뽑는 자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배현진 후보도 오늘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문재인 정권의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지칭한 것은 주장이 아닌 팩트라고 한층 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남북 이슈 속에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송파을 지역 재보선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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