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단독 회담...트럼프 "조건 충족 안 되면 회담 안 할 것"

한미 정상, 단독 회담...트럼프 "조건 충족 안 되면 회담 안 할 것"

2018.05.23. 오전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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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식과 체제 보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도 접견하고, 흔들림 없는 북미회담 준비를 당부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권민석 기자!

한미 정상의 단독 회담, 지금도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1시쯤 백악관에서 만났습니다.

원래 배석자를 모두 물린 단독회담이 곧바로 진행되기로 했는데,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질문하면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즉석에서 이뤄졌습니다.

단독회담 시간도 30분에서 훨씬 길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비핵화에 진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이 다음 달에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

또 지금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아마 다음번에 열릴 것이라면서, 회담 연기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에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한국과 일본, 중국이 북한이 잘 살도록 기꺼이 돕고 투자할 것이라며 북한을 안심시키는 발언도 했습니다.

애초 오늘 회담은 다음 달 북미 회담을 전제로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집중적으로 조율하는 자리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연기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건 대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덕분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면서, 북미 회담에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가 걸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북미 회담의 성공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정상의 즉석 기자회견이 30분 넘게 이어져 단독 회담은 20분 전쯤에야 시작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먼저 만났다고요?

[기자]
문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어젯밤 11시쯤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들로,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좌우하는 인사들입니다.

50분간 진행된 접견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북미 회담 성공을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는 분명하다면서,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회담 준비에 매진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금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길로 갈 수 있는 전례 없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이 지난 25년간 북한과 협상에서 기만당했다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 발전을 희망하는 북한 최고 지도자와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북한과 협상이 지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하자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서훈 국정원장과 잘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볼튼 보좌관도 한국 측과 상당히 좋은 협력을 하고 있다며 오늘 긍정적인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한미회담이 끝나면 주미대한제국 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해 이곳에 있는 대한제국 공사관을 방문한 뒤, 우리 시각으로 24일 새벽 서울에 도착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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