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넘은 北 귀순병사의 숨은 이야기

사선 넘은 北 귀순병사의 숨은 이야기

2017.11.15.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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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탄을 입고 귀순한 북한군 병사. 조금 전 들으신 것처럼 오늘 오전부터 총탄 제거를 위한 2차 수술 중에 있는데 사선을 넘은 북한군 병사와 관련된 내용 보다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방부 담당하고 있는 김주환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주환 기자!

[기자]
국방부입니다.

[앵커]
첫 번째 의문점일 수도 있는데요. 엊그제 귀순한 병사, 어떻게 판문점까지 차량을 몰고 올 수 있었느냐 이 점인데요. 이거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기자]
일단 판문점이라는 곳이 어떤 공간인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군사분계선 중심으로 남북 간 2km씩 비무장지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판문점은 그 군사분계선 딱 가운데 있는 가로세로 300m의 일종의 공간이다. 섬이다, 이렇게 표현이 되겠습니다. 그곳은 UN부 사령부와 북한이 공동으로 경비하고 있는 겁니다.

왜 UN군사령부냐면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에 당시에 대한민국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엔과 북한이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 있는 한국군 역시 유엔사 소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군사적 이유 때문에 북한 역시 굉장히 엄선된 군인들만 그곳을 경비를 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2km 후방 개성에 나중에 추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마는 조선인민군판문점대표부라는 곳입니다.

이곳 병사가 평소에도 늘 드나들었으니까 이것이 차량을 통해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까지 들어와서 가능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이 병사 역시 굉장히 그 지형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차단선이라고 하는데요. 그 차단소의 검문소에서 아무래도 기존의 특별한 검문 없이 통과시키지 않았느냐, 이러한 개연성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래서 이 병사가 판문점대표부 소속 군인이었다 이런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판문점대표부 소속 군인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요. 앞서 설명해 드렸듯이 우리도 역시 비무장지대 안에 GP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근무하는 우리 병사들을 민정경찰이라고 합니다. 북한 역시 북측 DMZ를 담당하는 것을 북한에서 줄여서 민경부대, 민경대대 이런 용어를 씁니다.

그런데 우리가 판문점 공동구역에서 많이 화면에서 보는 북한군들은 좀 다릅니다. 이 사람들은 경무부대 소속인데 이들을 속칭해서 경무관이라고 부릅니다.

역시 그런데 이 경무부대 역시 상급 부대는 판문점대표부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역시 드나드는 데 큰 무리가 없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지금 판단들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김주환 기자, 판문점대표부라는 기구는 어떤 기구입니까?

[기자]
사실 이건 북한이 일방적으로 만든 정전체제를 무마시키기 위해서 만든 기구입니다. 1994년 5월 24일이었는데요.

당시 북한 외무성이 일방적으로 발표해서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를 폐쇄했습니다.

참고로 우리 측 지역에는 군사정전위원회하고 중립국감독위원회, 그러니까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 파견된 장교들이 실질적으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걸 없애면서 북한은 자기들이 판문점 문제를 총괄하겠다. 그래서 정식 명칭인 조선인민군판문점대표부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사령부가 그 인근의 개성 송악산 기슭에 있는 것으로 그렇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전체 병력이 800명밖에 안 됩니다.

우리 대대급보다 조금 많고 연대급보다 작은데 사령관이 상장급이라는 데 중요성이 있습니다.

우리의 별 3개, 중장급에 해당되는데 이 중 절반이 앞서 설명드렸던 정전체제를 무력화시키는 이러한 업무에 종사하고요.

나머지 한 400여 명이 경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과 그 후방의 DMZ의 북측 지역의 경비를 담당하는 이런 업무를 하는 곳이 바로 판문점대표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또 다른 의문점은 북한군이 이 병사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40여 발의 총탄을 발사했는데 왜 우리는 단 한 발의 대응사격도 하지 않았느냐 이 점인데요.

이 부분은 대응을 잘했다, 아니다, 이런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주환 기자는 이 부분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이걸 두부 무 자르듯이 딱 잘라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굉장히 복잡한 부분이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동전의 양면 같다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33년 전의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1984년 11월 당시 소련 대학생들이 김일성종합대의 교환학생으로 와있었는데 이들이 판문각에 관광을 왔습니다.

그 당시에 바실리 마투조크라는 소련관광안내원이 군사분계선을 넘었습니다. 당연히 총격전이 발생했죠. 그때 한국인 카투사 장명기 일병이 전사했고요.

미군 1명이 부상했고 북한군은 3명이 사망하고 한 5명 정도가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교전이 가능했던 것은 역설적으로 나중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마는 유엔사 교전규칙에 따라서 당시 지휘관이었던 미군 중령의 지휘권 판단이 있었을 거라고 이렇게 설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대응사격을 했는데 지금은 왜 안 했느냐라는 것이 지금 여러 여론도 있고 그런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지금 역시 JSA를 담당하는 한국군 중령이 있고 대대장이 있고 미군 대대장이 한 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서욱 합참작전본부장이 설명을 했듯이 유엔사 교전규칙이라는 게 무조건 대응사격을 하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 큰틀에서 봤을 때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당시 근무하는 우리 경비병, 초병들이 직접적인 위해를 당했는지 여부 그리고 대응사격으로 인해서 추가 위기가 발생할지 여부를 그걸 동시에 판단해야 된다.

이 판단이라는 것은 사실은 어떤 계량화시킬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현장 지휘관의 정무적 판단 능력으로 볼 수 있는 건데 이런 부분 때문에 대응사격을 안 했다.

이 역시 이건 서욱 합참본부장 본인의 설명이 아니라 유엔군 사령관의 현재까지의 판단이었다라고 추가설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응사격을 안 했다라는 것이 우리 군의 어제 설명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칫 확전으로 이어지면 안 되니까 굉장히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면서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신 그런 판단은 한국군이 하는 겁니까, 아니면 미군이 하는 겁니까?

[기자]
사실 이 형태로 봐서는 미군이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판문점 경비를 하는 미군은 유엔사령부 소속입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지금 주한미군사령관은 모자를 3개 쓰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이자 한미연합사령관. 동시에 유엔군사령관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군 역시 유엔사령부 소속으로 근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교전 결정 여부는 역시 미군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명드렸던 유엔사령부 교전규칙이라는 매뉴얼이 있는데 1953년 휴전 직후에 유엔군사령부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겁니다. 크게 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JSA를 북한군이 그저께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넘었을 때 첫째 적발 즉시 경고와 함께 신원확인을 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 불응하거나 도주하면샤격을 한다.

세 번째 적의 선제공격을 받을 경우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자위권을 발동하도록 정해놓고 있습니다. 이 역시 굉장히 찰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런 의사결정 체계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큰 틀에서 보면 유엔사 교전규칙이라는 것은 사실은 우발 상황이 확전으로 이어질까봐를 규제하기 위한 규제장치다. 확전방지책이다 이렇게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럴 실질적인 수단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한군이라든가 우리 유엔사 소속의 한국군 장병이라든가 미군 장병들이 권총만 갖고 휴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사거리 50m 내의 권총만 휴대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은 1953년도에 마련된 정전협정의 세부규정에 나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군은 어떤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했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거죠. 그것이 어제 송영무 국방장관의 국회 발언에서도 나타납니다.

사격이 계속됐다면 더 큰 상황이 벌어졌을 텐데 그걸 막아가면서 상황을 판단한 초병으로서는 잘했다라는 것이 어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진단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교전규칙에 따르지만 현장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사선을 넘은 북한 귀순병사의 뒷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김주환 정치안보 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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