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높은 '최전방 수호병'...軍은 대대적 홍보

자살률 높은 '최전방 수호병'...軍은 대대적 홍보

2017.10.11. 오전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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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4년 많은 사상자를 냈던 임 병장 탈영 사건 이후 '최전방 수호병' 제도가 생겼습니다.

도입한 지 올해로 3년째인데요.

그런데 스스로 지원한 최전방 수호병들의 자살률이 전체 군인의 평균 자살률을 웃도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 강원도 고성 22사단 최전방 부대 총기 난사로 12명을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범인은 A급 관심병사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군은 최전방 부대 15곳의 병사 자질을 높인다며 최전방 수호병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자원병을 모집해 추가 휴가와 수당 등 여러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국방부는 호랑이를 새긴 명예휘장을 수여하며 이들을 '정예병사'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수류탄 자살 미수 사건과 자폭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 7월 22사단 소속 일병이 국군수도병원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모두 최전방 수호병들이었습니다.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가 원인이었습니다.

실제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최전방 수호병 만 2천 명 가운데 5명이 자살해, 전체 군인 평균 자살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근무 중에 복무부적합자로 분류돼 최전방에서 이탈한 병사도 전체의 5%에 육박하는 천3백여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스로 최전방에 입대하겠다고 지원한 '정예병사'인데도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발 기준을 높이면 자원자가 줄고, 기준을 낮추면 부대의 인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딜레마도 있습니다.

[서영교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바로 눈앞에 북한 병사가 있는 거죠. 아주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좁은 장소에서 긴 시간 동안 (근무를 해야 합니다.) 자원했던 병사들이 최전방에서 근무하면서 오히려 버티지 못하고 군을 떠나야만 하는….]

군은 올해부터 면접 제도를 신설해 선발 기준을 높이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최전방에 원하지 않는 사람보다 자원자를 보내 사고를 막아보겠다는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근무 환경 개선 없이 청년들의 애국심과 선의에만 기대서는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없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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