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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사과·복귀·사퇴·임명'...숨가빴던 국회 정상화 협상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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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7-14 11:48
앵커

청와대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포기하면서 극적으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어제 정치권은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의 사과와 국민의당의 국회 복귀, 조대엽 후보자 사퇴, 그리고 송영무 장관 임명까지 숨 가쁜 하루를 보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어제 정치권에서는 참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 결정적인 순간들을 시간대 순으로 한 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숨 가쁜 협상의 서막을 알린 건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회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입니다.

임 실장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국회를 찾아 취재진들도 미처 몰랐었고, 방송 카메라에도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임 실장이 "추미애 대표가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상황을 조성했는데 왜 그랬는지 청와대로서는 알 수 없다,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는 말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당은 곧바로 의원총회를 소집해 임 실장의 사과 소식을 알리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추경 심사와 정부조직법 논의 등 국회 일정에 복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회 정상화의 첫 물꼬가 트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당이 반대하는 송영무·조대엽 후보자 임명 문제를 풀기 위해 청와대를 찾아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해달라고 건의했고요.

곧이어 조대엽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반쯤 뒤 청와대는 송영무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숨 가빴던 하루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정치적 결정들이 하루 만에 다 됐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사전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요청을 받고 송영무·조대엽 후보자 임명을 며칠 연기했었는데요.

이 때부터 우 원내대표가 야당 지도부를 만나며 물밑 조율 작업에 나섰습니다.

우선 국민의당은 애초 추경 심사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때문에 틀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풀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는데요.

국민의당은 줄기차게 추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추 대표가 거절하자 공이 청와대로 넘어간 겁니다.

청와대가 민주당을 통해 사과 내용을 담은 문안을 발표하겠다는 뜻을 전달하자, 국민의당은 임종석 비서실장이 직접 국회를 방문하는 형식을 요구했고요.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극적 타협이 이뤄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야당이 반대하는 송영무·조대엽 후보자 임명 문제를 풀기 위한 논의도 긴박하게 돌아갔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애초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포기해야 한다면 송영무 후보자여야 한다는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처음부터 송 후보자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청와대 측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국제사회 제재 국면에서 국방부를 더는 비워둘 수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우 원내대표가 '최소한의 조치'라도 해달라고 마지막으로 요청을 했고요.

청와대는 결국 조대엽 후보자 사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브리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우 대표는 시급한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 등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대통령께 건의 드렸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숙고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박수현 / 청와대 대변인 :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철저히 검증하고자 한 국회의 노력을 존중합니다. 엄중한 국내외 상황에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를 위해 국방부 장관 임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하여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앵커

그런데 임종석 비서실장이 추미애 대표의 이름을 거론했느냐를 두고 청와대와 국민의당 사이에 진실게임이 벌어졌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임종석 비서실장이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입장이 적힌 문안을 전달했는데요.

국민의당에서는 추 대표 발언에 대한 사과를 원했고, 청와대도 이 문안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히려 한 건 맞습니다.

다만 임 실장이 전달한 사과 문안에는 직접적으로 추미애 대표라는 말이 적혀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청와대가 대신 사과하면 당 대표에게 과도한 정치적 타격을 줄 수도 있고, 당청 갈등으로 비칠 소지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한 채 포괄적인 유감 표명을 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때문에 임종석 실장은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만나 대화하는 과정에서도 가급적 추미애 대표라고 지칭은 안 하고, '그 분이, 저 분이' 이런 식으로 에둘러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당연히 청와대가 추미애 대표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 측에서는 문안에 추미애 대표라는 단어가 없으니까 "직접 언급은 안 했다"는 발표가 나온 겁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반응을 본 국민의당이 다시 반발하는 조짐을 보이자, 결국 임종석 실장이 다시 박주선 비대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고요.

추미애 대표를 지칭한 게 맞다고 인정하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당시 양측 공방 들어보시죠.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필요하다면 나중에 임종석 실장께서 했던 문안이 있는 걸로 아는데 거기에 제가 알기로는 따로 언급돼 있지 않습니다. 국회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유정 / 국민의당 대변인 : 임종석 비서실장이 박주선 비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추미애 대표에 대해 사과한 것이 맞다. 윤영찬 수석에게도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앵커

일단 국회 정상화 쪽으로 가닥이 잡히긴 했는데, 추미애 대표는 청와대가 대신 사과하는 모양새 때문에 좀 머쓱할 거 같기도 하거든요.

추 대표와도 사전에 조율이 된 건가요?

기자

어제 여야와 청와대까지 논의 테이블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을 때 추미애 대표는 지상파 프로그램 촬영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국회 정상화나 여야 협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정이었죠.

이 때문에 기자들은 당연히 추 대표가 이번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게 아니냐고 생각했는데요.

일단 추 대표 측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을 찾아가기 전에 추 대표와도 충분히 상의를 거쳤다면서, 추 대표가 배제됐다는 분석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굳이 추 대표 대신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국정 난맥을 푸는 모양새 자체가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요.

국민의당도 추 대표가 사과하길 원하지만, 청와대가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서 스스로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한 부분을 봐도, 충분한 상의가 이뤄졌을지는 의문입니다.

어쨌든 '머리 자르기' 발언과 '미필적 고의' 발언 등으로 추 대표가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는데, 해결은 청와대가 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추 대표에게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전 제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는 추경 심사가 재개될 수 있게 돼 환영한다는 짧은 입장만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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