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집단탈당, "보수 대통합" vs 사수파 "꿋꿋이 갈 것"

바른정당 집단탈당, "보수 대통합" vs 사수파 "꿋꿋이 갈 것"

2017.05.02.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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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일주일 남긴 오늘, 바른정당 국회의원 13명이 집단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바른정당 한 식구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탈당파와 사수파의 서로 다른 입장을 들어봅니다.

창당 한지 98일 만에 사실상 분당 위기를 맞은 바른정당의 균열은 지난달 말부터 감지가 됐습니다.

당에서는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 간 3자 단일화를 하기로 했지만, 유 후보가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갈등은 시작됐죠.

끝내, 탈당 결정을 내린 이들의 명분은 "보수 대통합" 입니다.

오늘 탈당 선언을 한 의원은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활약했던 김성태 장제원 황영철 의원을 포함한 열 세 명입니다.

이들은 추가 탈당할 예정인 정운천 의원과 함께, 어제 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긴급 회동을 했습니다.

유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좌파 진영의 집권을 막겠다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성태 / 바른정당 탈당 의원 : 무너진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홍준표 후보의 보수 대통합에 대한 의지와 소신을 듣고 싶습니다.]

어젯밤 홍 후보와 만나 지지 의사를 표명한 의원들은, 오늘 오전 7시 반에 다시 모였습니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의원들은 의견을 최종 조율했고 잠시 뒤 탈당 공식 선언을 하기에 이릅니다.

[홍문표 / 바른정당 탈당 의원 : 3인의 공동선대위원장단이 유승민 후보를 만나 최종적으로 보수 단일화를 설득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7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홍준표 후보의 승리를 위해 보수가 대통합해야 합니다. 친북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반면, 바른정당 사수파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탈당파를 성토하면서 당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의석수는 19석으로 기준이 20명인 원내 교섭단체의 지위마저 잃게 됐는데, 사수파는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갈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이혜훈 / 바른정당 의원 (YTN 라디오) : 지지율이 좀 안 나온다고 그 잘못된 길, 우리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어서 나온 그 잘못된 길로 돌아가는 것, 전 도무지 납득이 잘 안됩니다. 이분들이 탈당 얘기를 할 때부터 저희가 이미 여러 가지 계산을 해봤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같이 가자고 이미 저희들은 뭉쳐 있는 상태입니다.]

[이준석 /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 : 배신자들은 그들에게 과분한 칭호라고 보고 적절한 칭호는 저렴한 표현이지만 '쫄보'라고 본다.]

바른정당의 사수파인 또 한사람, 이준석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은 탈당 선언을 한 의원들을 향해 옹졸하다는 뜻의 '졸보'라는 표현을 쓰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탈당파들의 움직임이 유승민 후보의 완주 여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준석 /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 : 유승민 후보는 사실 공식선거운동 시작하고 나서 사실 당의 후보가 운동을 하는데 거기에 소속 의원들이 거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해당 행위가 될 수 있거든요, 그거는. 그런데 그걸 감수하고 당신들이 내키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해 온 것이기 때문에 크게 여기에 동요되고 그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움직임이 5월 9일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1강 2중 구도로 재편된 대선 구도에서 이번 집단탈당이 대선판을 흔들지, 또 후보들에게는 어떤 유불리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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