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담]정운찬, "대선, 굳게 마음 먹었다 조만간 기존 정당 선택할 것"

[특집대담]정운찬, "대선, 굳게 마음 먹었다 조만간 기존 정당 선택할 것"

2017.01.12.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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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담]정운찬, "대선, 굳게 마음 먹었다 조만간 기존 정당 선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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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담]정운찬, "대선, 굳게 마음 먹었다 조만간 기존 정당 선택할 것"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월 12일 (목요일)
■ 대담 : 정운찬 동반성장 연구소 이사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신년 기획 특집 대담, 2017년 정치, 정치 경제를 말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지금은 동반성장 연구소 이사장으로 계십니다.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 경제학자이자 서울대 총장 역임하시고 국무총리, 초대 동반성장 위원장 역임하신 정운찬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운찬 동반성장 연구소 이사장(이하 정운찬):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요즘 근황이 어떠십니까, 이사장 활동으로 바쁘시죠?

◆ 정운찬> 요즘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주말에는 촛불집회에 가서 민심을 들어봤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삶에 대한 불안이 있습니다. 모두가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뒤풀이 장소에서 여과 없이 나오는 목소리는 희망은 보이지 않고 불안만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받은 사회적 혜택을 돌려줄 방법, 서민들의 경제적 삶이 안정적인 사회, 어떻게 이런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 곽수종> 지금 말씀해주신 고민들이 사실 대한민국 경제와 정치, 사회, 문화 모든 것들이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지 않습니까. 이번에 방한한 폴 매너포트, 신문에 나오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쪽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고 하는데요. 만나보셨습니까? 무슨 말씀이 주로 나왔나요?

◆ 정운찬> 아무래도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인 미국의 경제정책, 대외정책, 대한반도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우리와 관련된 미국의 대외정책은 미국은 더 이상 경찰 역할은 않는다. 파트너 관계로 가겠다는 것과 다자간 FTA 대신 양자 FTA로 간다고 했습니다. 사실 여기서 파트너 관계라는 건 좋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미 동맹에서 안보 비용을 우리에게 더 많이 요구할 거로 예상됩니다. 또 양자간 FTA는 TP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폐기라고 생각됩니다. 매너포트는 한미 FTA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트럼프 경제 정책이 국내 일자리 만들기 중심으로 가기에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할 정도이기에, 한미 FTA 많은 변화가 있을 거로 보이고요. 걱정되는 건 우리 수출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대기업들이 아예 여기서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또는 한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미국 내에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직접 투자를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제가 북미 대화와 한국 전쟁 당사자간 대화, 2+2가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이유는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 구축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매너포트는 북미 대화를 한국이 찬성하겠냐고 의문을 표시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남북관계 단절로 피해가 크다, 남한 상황도 많이 바뀌고 있기에, 전에는 반대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 곽수종> 폴 매너포트는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정운찬 전 총리님과 말씀 나눈 내용을 보면,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전반적 내용을 다 논의하고 간 셈이네요.

◆ 정운찬> 그런 것 같습니다. 아마 내각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도울 것으로 보이고요. 제가 보기엔 로비스트에요.

◇ 곽수종> 우리 정운찬 총리님, 그러면 다른 무엇보다도 떠오르는 단어가 동반성장이라는 그런 내용인데요. 지금 책 집필도 마치셨다고 들었고요. 우리가 가야 할 나라는 바로 동반성장이 답이다,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요. 설명해주세요.

◆ 정운찬> 네, 책에서 저는 동반성장에 대한 개념 정리와 우리 사회를 함께 잘 사는, 동반성장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 대안들을 담았습니다. 경제 정책, 대북 정책, 일자리 정책, 교육 정책,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 등을 다뤘죠. 사실 동반성장 연구소에서 지난 5년 동안 매월 포럼을 개최했는데요. 이 책은 포럼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 곽수종>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요즘 시중에 많이 돌고 있는데요. 소득 양극화 현상도 말씀해주시고 경제 불평등 문제 때문에 지금 한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위험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동반성장이 결국 해법이라고 보시는 거죠?

◆ 정운찬> 그렇습니다. 동반성장은 공동체 사회로서 한국 사회를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만들기 위한 사회 작동 원리이고, 그런 사회로 가기 위한 제반 정책들을 총괄하는 대표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곽수종> 총리님, 밖에 보시면 스튜디오에 학생들 와 있는 것 보이시죠? 학생들 긴급 질문이 나왔습니다. 질문 드릴까요? “대선 나가시나요?” 이게 질문입니다.

◆ 정운찬> 아직 공식화는 안 했지만, 마음은 먹고 있습니다.

◇ 곽수종> 마음은 먹고 계신다, 공식화는 언제 하실 생각이십니까?

◆ 정운찬>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될 수 있으면 빨리 하겠습니다.

◇ 곽수종> 계속해서 동반성장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시중에 또 다른 얘기가 있습니다. 공정경제, 경제민주화, 이런 게 있는데요. 동반성장과 굳이 차별화를 한다면 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같은 개념인가요?

◆ 정운찬> 허용하신다면 제가 자세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함께 잘 사는 동반성장은 공정경제, 경제민주화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아담스미스 아시죠, 국부론을 쓴 아담스미스는 자본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원리로 공정한 관찰자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공정한 관찰자는 자유로운 경쟁을 하면서도 개인 이익이 사회의 도덕적 한계를 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시 말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면서 타인을 배려해 공동체 사회가 유지되도록 했던 겁니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유지되고 발전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근 30년, 그 이상 지속되어 온 신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무한정 허용했습니다. 사회의 도덕적 한계를 없앤 것이죠. 타인이나 공동체 사회에 대한 배려는 없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경제적 불평등 확대이며 양극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함께’라는 공동체적 공존과 연대의식입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지속성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장하지 않고 분배에만 강조점을 둔다면 사회는 퇴조하고 피해는 서민들이 볼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속성장하며 분배할 수 있는 사회 모델이 필요합니다. 그 모형이 바로 동반성장형 사회입니다.

◇ 곽수종> 일종의 포용적 성장론과 차별화가 되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철학적 개념, 사상적 가치, 의식적인 개념, 이런 것들도 같이 변해 나가면서 아담스미스가 말하는 사회적 도덕 기준을 경제 성장이라는 곳에 접목시키려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 정운찬> 포용 성장하고 동반성장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포용성장이라는 건 OECD가 2008년부터 경제를 구성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 결과도 비슷해야 한다는 것이고, 동반성장은 우리나라에서 2010년에 처음 화두로 시작했지만, 저는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합니다.

◇ 곽수종> 그때 동반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 역임하셨지 않았습니까. 그때 제가 알기로 1년 4개월 재직하시면서 급여도 받지 않았다고 들었는데요.

◆ 정운찬> 급여는 없지만 그래도 거기서 자동차도 주고 기사도 줬습니다.

◇ 곽수종> 예우 차원에서 해드리는 거고요.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는 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안해서 만든 겁니다. 물론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든 배경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총리 제안을 수락한 이유와도 연관됩니다. 대통령이 제게 ‘정 총장, 서민 출신이라면서요?’, ‘네’라고 답했더니, ‘나도 서민 출신입니다. 우리 같이 서민을 위해 일합시다.’ 그래서 제가 그 말씀에 우리 애들 말로 뿅 갔어요. 그래서 총리직을 수락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제안했는데 총리 재임 중에는 만들지 않다가 세종시 개선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어 총리 그만두지 않았습니까. 그만둔 다음에 금방 만들어서 제게 맡으라고 해서 맡았습니다만, 대통령께서 이것을 만들어 놓고는, 제 기준으로는 깊은 관심을 안 보이셔서, 기대만은 못했다고 생각해봤습니다.

◇ 곽수종> 지금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워낙 위중하고 엄중한 상황이라서 동반성장과 같은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할 작동 원리에 대해 국민들께서 많이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 대기업은 대대적 인식 전환이 중요한 시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아까 제게 개인적으로 말씀해주셨지만,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기업 회장을 많이 만나실 텐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 정운찬>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이른바 1% 기득권 층이 접점을 찾아 동반성장 사회로 변하고 있다면 제가 요즘처럼 새로운 길을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지 않을 겁니다. 동반성장 개념을 오해해서 안타깝습니다. 동반성장은 대기업의 것을 빼앗아 중소기업이나 없는 사람들에게 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대기업이 만드는 제품, 예를 들어 삼성 핸드폰 부품은 삼성이 모두 만들지 않습니다. 수천 개 부품이 1차, 2차, 3차 협력,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것을 조립해서 한 개의 핸드폰이 만들어집니다. 이들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을 하지 못하고 현상 유지만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삼성 핸드폰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고 매출이 줄어들 겁니다. 삼성이라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겠죠. 제가 주장하는 동반성장은 삼성 브랜드를 죽이자는 게 아닙니다. 삼성 브랜드는 놔두고, 중소기업 기술 개발을 위해 대기업이 초과이익을 좀 나누자는 겁니다. 현상 유지만 할 수 있도록 주면 안 된다는 거죠. IMF 이전에 중소기업 이익률이 9% 이상이었습니다. 지금은 3% 선입니다. 현상유지만 하고 있습니다. 9% 이상은 되어야 기술개발, 인적자원을 축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로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동반성장이 아니겠습니까.

◇ 곽수종> 촛불집회에서 재벌도 공범이라는 구호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정경유착 고리, 어떻게 보십니까?

◆ 정운찬> 세 살 때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1961년, 그때 5.16 주체들은 대기업의 주인들을 부정 축재라는 명목으로 감옥에 넣었습니다. 대기업을 집어넣으니까 경제가 잘 안 움직였죠. 다 풀어주되 투자를 많이 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융자 많이 해주겠다고 했죠. 당시는 융자 받는 게 커다란 특혜였어요. 서로 특혜인 융자를 받으려고 경쟁하다 보니까 융자를 받게 되면 그에 대한 고마움에서라도, 융자를 준 사람들에게 가져다주기 시작했어요. 그게 바로 정치권이고 정부였습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그 모습이 별로 변하지 않고 있었던 건데요. 문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의식의 문제입니다. 함께 사는 사회라는 공동체적 공존 의식이 없이 나의 이익, 나의 자유만 생각해서 정경유착의 뿌리가 근절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가습기 사건, 국민을 생각하는 정상적 국가라면 가습기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국가가 개입해 조사하고 피해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요. 정치인과 정부 관료들은 기업 위축이 걱정되는 겁니다. 경제계도 기업이 위축되어선 안 된다고 계속 입장을 표명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문제는 제도입니다. 정경유착이 반복되는 것은 죄에 대한 벌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도를 강하게 하고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최고 통치자들이 재벌 개혁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히 대통령의 경제 철학, 재벌 개혁에 대한 정책 의지가 확고해야 하고요. 경제 정책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기억해보십시오. 제가 그분을 싫어하진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에서 재벌개혁을 제대로 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어요. 그런 분이 1979년부터 있었던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없앴어요. 2006년에. 대통령께서 좋은 생각은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철학이 확고하지 않았고, 의지가 충분히 강하지 않았고, 경제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부족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곽수종> 이명박 정부 때 다시 부활했었죠?

◆ 정운찬> 제가 동반성장위원회를 할 때. 2011년 가을에 다시 부활한다고 신청하라고 했더니 230여 개 업종이 신청했는데, 80여 개 업종을 중소기업 고유업종 말고 적합업종으로 부활시킨 것이죠.

◇ 곽수종> 대권까지 도전을 선언하시려고 준비하고 계신다면, 이제는 조금 다른 대권주자들처럼, 당신께서 잘하신 것 있으면 강하게 내가 잘했다고 말씀도 하실 줄 아셔야 할 것 같은데요.

◆ 정운찬> 재벌개혁이 안 된 것은 사실 정책 추진 주체들의 문제라고 봅니다. 둘째는 재벌개혁 이후 경제 질서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재벌개혁 목적은 경제력이 자본에 집중되어 경쟁이 사라지고, 재벌 경제에 포함된 사람들만 계속 부유해지는 왜곡된 경제 질서를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서민들의 삶을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재벌개혁은 중소기업과 서민 경제가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나야 하는데요. 재벌개혁 해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줬습니다. 그 결과 재벌개혁은 찬성하지만 경제 정책은 싫다는 여론으로 나타나고 정부는 재벌개혁은 계속하지만, 재벌에 대한 지원은 또 확대하는 정책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소기업 분야를 경제 정책 하위 단위가 아니라 국가 주도의 중소기업 육성에 산업 정책으로 추진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 중기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해서 국가 산업 정책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육성해 서민 가계와 경제 질을 튼튼하게 합니다. 재벌의 자본 파업에 두려워 할 필요가 없고 예상 못할 경제 문제가 발생할 우려를 불식할 수 있습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더 강화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법집행하며 총체적 재벌 개혁은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싶습니다.

◇ 곽수종> 핵심은 재벌 문제가 우리나라의 헌법이 만들어지고 지난 것만큼 낡은 옷이다, 이제 새로운 산업 구조로 바꿔야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왔다 갔는데요. 대선을 앞둔 시점입니다. 총리님 횡보에도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정치 세력화를 하실 생각도 가지셔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정운찬> 정치는 결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특히 대의민주주의에서 정당은 매우 중요합니다. 주권자의 여론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이며 정책 추진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단 한 번의 선거를 위해 창당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당을 만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정당은 민폐 정당이 아닐까 합니다. 조만간 기존 정당 중에서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 선택 기준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정당, 패권주의가 없는 정당, 국정 농단과 무관한 세력들과 하려고 합니다.

◇ 곽수종> 그 말씀을 듣고 보니 국민의당도 패권주의가 있는 것 같고, 더불어민주당의 패권주의는 극심하게 나오는 것 같고요. 비패권지대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그쪽에 고민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 정운찬> 전부 다 상대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 곽수종> 출판기념일 19일에 하신다고 하셨죠. 대권 도전 선언, 19일 정도에 하신다고 예상해도 되겠습니까?

◆ 정운찬> 대선에 나갈 생각은 굳게 마음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권 도전 선언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 곽수종> 결국 우리나라가 앞서 폴 매너포트 말씀도 하셨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을 상대로 하는 외교 면에서 간과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런 측면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운찬> 외교는 국내의 실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약하면 언제든지 남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기본 실력을 쌓는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이제 자주적인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는 생각입니다. 실력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예를 들어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미사일을 쐈다고 한다면 금방 베이징 가서 북한 좀 한 번 때려주세요. 미국 가서 북한 좀 때려주세요.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언제까지 우리가 이런 상황을 계속 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내부 실력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한 동시에 지금까지 너무 대외 의존적인 외교, 이런 건 좀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곽수종> 방금 여쭌 질문을 국내 상황으로 비유해서 여쭤보겠습니다. 기본 실력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대권을 하겠다고 나온 분들이 몇 명 계십니다. 4강에 비유하듯,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 그 다음 세대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지만,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은 방금 말씀하신, 국가에 비추어 얘기했던 것을 개인으로 놓고 보면, 저분들은 기본적 실력을,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비전과 로드맵을 갖추고 있는지, 혹시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 정운찬> 언론을 통해서 보면 말씀하신 분들이 다 유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친분이 많지 않아 정말 실력이 있는지, 또는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곽수종> 정운찬 총리께서 정운찬 같은 사람을 평가할 때는 어떻습니까?

◆ 정운찬> 전원책 씨가 제게 좋은 말을 합니다. 자기가 만난 한국 사람 중에서 NO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자주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는 얘기였습니다.

◇ 곽수종> 전원책 변호사에게 그런 평가를 받으셨으면 그건 맞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 정운찬>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1986년에 대통령 장충체육관에서 뽑지 말고 국민의 손으로 뽑자고 개헌 서명을 주도하셨지 않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을 자주 뵙진 않았지만, 김대중 대통령께서 제게 이런저런 자리에 앉으라고 많은 제의를 했지만, 저는 김대중 대통령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할 말씀 다 했습니다. 그때 제가 쓴 칼럼을 읽어 보시면 다 아실 테고요. 더 보태어 노무현 정부 때는 정말로 제가 서울대학을 없애려고 하시는 노무현과 각을 세우고 많이 싸웠습니다. 때로는 대통령님에게 여러 가지 모욕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제가 할 말을 그 당시 다 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전원책 변호사께서 NO라고 해야 할 때 NO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해주시는 게, 그 칭찬이 자랑스러웠습니다.

◇ 곽수종> 짧게 여쭤봐서, 개헌 말씀 하셨으니까요. 그 체육관 대통령 뽑을 때 반대하셨고요. 요즘 개헌에 관한 논의는 어떻나요? 찬성하실 것 같은데요.

◆ 정운찬> 네, 저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87년에 만든 헌법으로 우리가 나라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라는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바뀐 세상 모습을 헌법에 반영해야 하고요. 권력이 너무 집중되어 있어서 분산시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개헌은 필요합니다. 현재 충분한 논의 없이 권력 구조 중심의 개헌론이 난무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 중에 나온 한 가지가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형성, 이런 말은 순수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 곽수종> 그건 어떻게 보면 언론이 만들어 놓은 말이기도 합니다.

◆ 정운찬> 자기 생각이 있어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를 이렇게 움직이겠다, 이렇게 운영하겠다고 하면 좋지만, 개헌에 반대하는 특정 인사 빼놓고 개헌 찬성하는 우리들끼리 모여서 한번 텐트를 치자는 건 불순해 보이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나 대통령 시켜주면 3년만 하고 3년 후에 총선, 대선 한꺼번에 하자. 선거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아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제게 어떻게 들리냐면, 우리 정당에는 많다,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말라, 많다고 생각할지라도 앞으로 3년만 할테니 나를 찍어달라는 말로. 그런 건 정말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나 개헌을 하게 되면 우리 사회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가올 미래 변화를 예상해서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담아야지 않겠습니까? 기본권을 고쳐야 합니다. 아동 기본권, 노인 기본권, 정보 기본권 같은 것을 집어넣어야 하고요. 지금 기후 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기에 그것도 집어넣어야 할 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해서 지금은 그냥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고 되어 있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통일을 하도록 해야 하고요. 지방 분권도 중요한 개념이기에, 1987년에는 우선 대통령 우리 손으로 뽑으면 되지 않냐는 생각으로 성급하게 헌법을 만들지 않았나 싶은데요.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권력구조 중심의 개헌은 바람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제게 권력구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신다면 저는 조건부 내각제입니다.

◇ 곽수종> 듣고 보니 우리 정운찬 전 총리께서 그런 큰 뜻이 계시면, 여러 사람들, 개헌을 얘기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모이셔서 언제 한 번 자리를 만들어 소통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시는 것도 괜찮겠다.

◆ 정운찬> 한 번 갖겠습니다. 개헌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곽수종> 그나저나 프로야구 두산 팬이시죠?

◆ 정운찬> 그렇습니다.

◇ 곽수종> 겨울철이라서 야구가 동계 훈련 다 가고, 허전하시겠습니다.

◆ 정운찬> 토미 라소다 감독 아시죠? 그분이 야구 시즌 끝나는 날이 가장 슬픈 날이다. 사실 저는 1년에 야구장 한 20번 갑니다. 잠실야구장이요. 20번 간다는 건 3~4게임 중 한 번은 간다는 거죠. 그리고 미국 야구도 팔로우하고 있고요.

◇ 곽수종> 미국에서는 보통 전통적으로 아메리칸리그가 강세고 내셔널리그가 약세고 그렇죠?

◆ 정운찬> 부분적으로 보면 그렇지만, 내셔널리그가 먼저 생겼어요. 19세기 후반에, 아메리칸리그는 20세기 들어와서 생겼습니다. 사실 잘 따져보면 아직도 100년이 지났지만 짜임새를 보면 내셔널리그가 좀 더 짜임새 있는데요. 올드 시리즈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에 있어서 그런지 아메리칸리그가 내셔널리그보다 더 강세일 때가 있습니다.

◇ 곽수종> 끝으로 국민들에게 한 번 희망의 메시지를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 정운찬> 저는 고등학교 때 노신, 중국으로는 루쉰일 겁니다. 루쉰의 아큐정전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이러한 표현이 있습니다. ‘희망이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되는 것이다.’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저는 99% 국민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꿈꾸고 희망한다면,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해소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은 꿈꾸는 사람에게는 현실이 되지 않습니까.

◇ 곽수종> 방금 총리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하니,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걸어간 그 길이 2017년에는 새로운 희망을 놓는 그런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 정운찬> 같은 생각입니다.

◇ 곽수종> 동반성장연구소의 정운찬 이사장님과 말씀을 나눴습니다. 오늘 바쁘신 가운데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지금 반기문 총장이 오늘 귀국하셨으니까, 반기문 총장이 어떤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정운찬 총리님도 같이 논의할 게 상당히 많을 거로 보고요. 바빠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하고 잘 들었습니다.

◆ 정운찬>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곽수종> 네. 지금까지 정운찬 전 총리, 동반성장위원회 연구소 이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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