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캐비닛' 최순실은 대통령의 사설 고문이었다?

'키친 캐비닛' 최순실은 대통령의 사설 고문이었다?

2016.12.19.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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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공개된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답변서에는 탄핵이 부당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낯선 미국 정가의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키친 캐비닛'. 대통령의 사설 고문을 뜻하는 미국 정치 용어인데요.

대통령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격의 없는 지인들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라는 의미인데요.

성형외과 시술에만 현금으로 8,000만 원을 쓰는 최순실 씨가 국민의 눈높이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화이트 하우스 버블 '백악관 버블'이란 용어도 인용했습니다.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만 생활하면 거품에 갇히듯 고립되기에 민간인과 교류가 필요하다는 주장인데요.

정부 주요 보직 인사에도 개입한 혐의가 있는 최순실 씨를 단순 민간인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김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 대통령 측은 탄핵 심판 답변서에서 "국정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 하더라도 이는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설문을 최순실에게 살펴보게 한 이유는 직업관료나 언론인 기준으로 작성된 문구들을 국민들이 보다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일부 표현에 대해 주변의 의견을 청취한 것에 불과하다며 최 씨의 역할을 '키친 캐비닛'으로 규정했습니다.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은 '미국 대통령이나 주지사의 사설 고문단 또는 브레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최 씨가 연설문을 고친 건 '국민의 눈높이 자문'을 받았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답변서는 '화이트 하우스 버블 (White House bubble)' 즉. '백악관 버블'이란 또 다른 미국 정가 용어를 인용했습니다.

백악관 버블은 백악관이 겉보기에는 투명해 보이지만 바깥 세상과 단절돼 갇혀있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대통령이 고립돼 있기 때문에 대중의 일상생활과 소통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하면서 역대 대통령들도 같은 방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의 논리대로라면 측근 비리가 발생한 역대 정권 대통령은 모두 탄핵 대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답변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형 노건평 씨의 사례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사례 등을 열거하면서 "전임 대통령도 다양한 방법으로 인사에 관한 의견 민원 등을 청취했음을 알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 측이 이처럼 미국과 전임 대통령의 사례를 강조한 건 자신에게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논리로 탄핵 사유를 부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김상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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