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계파 갈등 '백바지 vs. 난닝구'의 재현

野 계파 갈등 '백바지 vs. 난닝구'의 재현

2015.05.06.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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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29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당의 주도권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선거 지원문제를 두고 불협화음이 불거져나왔던 동교동계를 필두로 '친노 세력'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과거 '백바지 vs. 난닝구 갈등'을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2003년 9월 4일 민주당 당무회의장입니다.

러닝 셔츠 차림의 남성이 난입해 '민주당 사수'를 외칩니다.

이 장면이 바로 '난닝구'의 탄생입니다.

이 때는 민주당 해체 얘기가 오가고 열린우리당 창당이 꿈틀대던 시기인데요.

이 때부터 호남에 뿌리를 둔 옛 민주당 당권파를 '난닝구'라 부르게 됐습니다.

'백바지'의 주인공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입니다.

2003년 재보궐선거 당선 뒤 국회에 처음 등원하면서, 정장이 아닌 흰색 면바지에 감색 재킷 차림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석 곳곳에서는 고함과 야유가 쏟아졌고,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파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단 퇴장하기까지 했는데요.

이후 '백바지'는 유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한 친노진영과 수도권 386 의원들의 상징이 됐습니다.

민주당 해체와 열린우리당 출범까지 친노세력인 백바지들은 구 민주당 세력인 난닝구를 '지역주의에 기댄 반 개혁적인 세력'이라는 비판을 쏟아내며 몰아붙였습니다.

이러면서 호남 정치 세력들은 반 노무현 계의 선봉이됐고, 2004년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선거 개입 발언을 문제 삼아 탄핵했을 때에도 노 전 대통령을 방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2년이 흘렀습니다.

이번에 다시 '난닝구 vs. 백바지'의 대결구도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참패로 '공격과 수비'가 바뀐 모양새입니다.

호남의 지역구를 둔 주승용 최고위원이 "4.29 패배는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심판"이라며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강조하자, 친노와 가까운 386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겼으면 친노 패권의 승리인가?"라며 맞받았습니다.

이를 두고 '난닝구 vs. 백바지' 뿌리 깊은 계파갈등의 재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야당은 잘 봉합하고 당을 추스릴 수 있을까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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