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는 장군"...호칭 논란

"안중근 의사는 장군"...호칭 논란

2010.03.23. 오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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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오는 26일 순국 백주년을 앞두고 안중근 의사의 호칭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처럼 의사로 불러야 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육군을 중심으로 장군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안중근 의사의 호칭을 둘러싼 논란의 근거는 하얼빈에서의 의거 이후 뤼순 법정에서 밝힌 진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당시 법정에서 자신은 "대한국 의군(大韓國 義軍)의 참모중장 (參謨中將)으로서 적장을 쐈다"며, "자신의 사령관은 김두성"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대한국 의군은 1908년 연해주 일대에서 창설된 의병 조직으로, 당시 안중근 의사의 직책은 대한국 의군 참모중장 겸 독립특파대장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개인적 행동의 의미가 강한 '의사'라는 호칭보다는 안 의사 본인이 밝힌 '장군'이라는 용어가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우리가 과거에 의사라고 해서 거기에 묻혀 있으면 일본의 의도에 맞춰지는 결과가 되구요. 또, 우리의 독립항쟁 역사의 본령을 찾지 못하는 본의 아닌 결과를 가져옵니다."

육군도 안 의사가 분명히 군인임을 강조했던 점을 내세워 육군본부 대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명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물론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독립운동가 발굴과 선양사업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에서는 장군으로 호칭을 바꾸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김양, 국가보훈처장]
"우리가 의사라고 했던 분을 장군이라고 칭하면 오히려 그것은 강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중근 의사'라는 호칭은 지난 1910년 3월 30일자 대한매일신보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역사적 근거가 있는 만큼 이제 와서 임의대로 바꿀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군의 공식적인 의견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육군이 본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고쳐 부르기로 하면서 호칭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YTN 김주환[kim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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