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추적] 그늘진 외식산업…위기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스튜디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연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대한민국 외식산업.

화려한 성장 이면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깊은 갈등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송명순 /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장 : 한 3개월 길게는 6개월이면 다 깨닫습니다. 아 내가 잘못 들어왔구나.]

소비자를 유혹하는 각종 할인 행사.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OOO / 외식업 가맹점주 : 포장 50% 할인도 하고 있고, 배달 40% 할인도 하고…. 할인을 많이 하는데, 이 할인 비용을 모두 가맹점이 부담해요.]

본사와 상생을 기대한 점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갑니다.

[OOO / 외식업 가맹점주 : 내 옆에 (매장이) 들어올 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같은) OO이 또 개업하고 있고….]

과도한 가맹 비용과 불공정한 계약조건, 그리고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까지.

하지만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가맹점주들의 상황을 타개할 해법은 간단치 않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이런 (본사와 가맹점주 간) 정보의 격차라든지 또 (본사의) 사회적인 책임이 없다든지 이런 게 복합되어 있고….]

간판을 늘려가며 성장하는 본사와 그 뒤편에서 간신히 버티는 점주들.

이들이 상생을 도모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스튜디오】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안동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죠?

▶안동준
그렇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 즉, 가맹본부의 수는 지난해 말 8,800개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57%가 늘어난 셈입니다.

▶엄지민
프랜차이즈도 다양한 업종이 있을 텐데 이 중에서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안동준
외식업은 전체 가맹본부 수의 78%로, 가장 비중이 높고요.

가맹점 수도 전체의 절반에 달합니다.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도 코로나19 영향이 미쳤던 지난 2021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엄지민
가맹점 수가 늘고 또 전체 매출 규모도 커졌다는 건데, 이런 성장의 결실이 가맹점주들에게도 잘 돌아가고 있습니까?

▶안동준
문제의 핵심은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매출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020년과 2023년 실적을 비교하면, 주요 7개 업종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7.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본사의 총매출액은 32.2%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7.8%나 급증했습니다.

▶엄지민
그러면 본사와 가맹점의 매출액 증가율이 4배 넘게 차이 난다는 건데, 이유가 뭡니까?

▶안동준
자료를 분석한 업체는 소비자 가격 인상이 가맹점주가 아닌 본사에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출이 늘었지만, 실제로 개별 점주들에게 남는 돈은 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엄지민
결국 가맹점은 늘어나서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정작 이익은 본사로 쏠리는 구조인 거네요.

▶안동준
맞습니다. 이런 구조적 문제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면 가맹점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VCR - 1 】
지난 6월, 더본코리아의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손님들이 들고 있는 아메리카노 가격은 단돈 500원.

올해 초부터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더본코리아가 기획한 ‘파격 행사’입니다.

[YTN 보도 (지난 5월 6일) : 지난해 11월에 코스피에 상장한 이후, 함량 미달인 ‘빽햄’을 시작으로 원산지 표기 오류와 농지법 위반 등 구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올해 초 빽햄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에 연달아 휘말렸습니다.

결국 백 대표는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백종원 / 더본코리아 대표 (지난 5월 6일) : 모든 문제는 저에게 있습니다.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본코리아 성장에 가장 큰 힘이 됐던 백 대표가 반대로, 리스크에 휩싸이자, 가맹점주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 2월 이후, 더본코리아 주요 브랜드의 매출은 평균 2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이봉호(가명) / 더본코리아 소속 가맹점주 : (할인전 때문에 손님이) 지금은 좀 있는 편인 것 같아요. (논란 터지고 손님이 줄어든 게) 많이 체감됐어요.]

이렇게 가맹점주들은 때때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본사나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가맹점주들에게 치명타가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22년, SPC 계열사 공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

[YTN 보도 (지난 2022년 10월 17일) :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안전 수칙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사망 사고가 난 공장이 불과 하루 만에 생산을 재개하자,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등 SPC 산하 브랜드들은 거센 불매운동에 부딪혔습니다.

직격탄은 이번에도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송명순 /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장 : 그 당시에는 (매출이) 많이 빠진 데는 50%까지 빠지고, 그러다가 이제 조금 올라왔는데….]

점주들은 본사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사실상 외면했다고 주장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SPC 계열사와 모회사만 같을 뿐, 던킨도너츠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논리를 관철했다는 겁니다.

[송명순 /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장 :‘직접적인 오너 리스크로 해석이 안 된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SPL은 던킨하고 상관이 없다. 무관한 회사다.’ 이렇게 치부해 버리고….]

이에 대해 SPC 측은,
던킨도너츠의 경우 SPL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별도 회사이지만, 당시 여러 상황을 고려해 가맹점 제품 폐기와 재고를 지원하는 등 상생책을 시행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본사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터진 안전사고는 가맹점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난 5월에도 50대 노동자가 제빵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SPC계열 공장에서는 최근까지 두 차례 더 사망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또다시 손님이 끊길까, 가맹점주들의 시름은 깊어갑니다.

[송명순 /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장 : 두 번, 세 번, 네 번 (사고가) 반복되니까 조금 지나가면 ‘무슨 일 나는 것 아닌가’라는 이런 불안감이 생겨요. 점주가 그런 불안감이 있어선 안 되죠.]

【스튜디오】
▶엄지민
이른바 본사 리스크가 가맹점주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이 참 안타까운데요,

그런데 이런 일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잖아요?

▶안동준
그렇습니다. 이 오너 리스크가 가맹점의 위기로 번진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지난 2017년, ‘호식이 두마리 치킨’의 창업주인 최호식 당시 회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후, 가맹점들의 매출이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가수 ‘빅뱅’ 출신 승리가 창업한 라멘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들도 ‘버닝썬 사건’ 이후 전개됐던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엄지민
이렇게 본사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해는 점주들의 몫이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건데,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책임을 묻거나 항의할 수는 없는 겁니까?

▶안동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점주들의 하소연입니다.

본사에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승소를 장담할 수도 없고요,

계속 장사를 하려면 재계약도 해야 하기 때문에 강하게 항의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엄지민
결국 점주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거네요.

▶안동준
맞습니다. 게다가 ‘오너 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가맹점주들은 본사와의 계약, 광고 비용, 물품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VCR - 2 】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굽네치킨.

창립 20주년인 올해, 전국 가맹점 수 1,200호를 돌파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동욱 씨가 가맹점 창업을 결정한 건 본사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습니다.

[김동욱(가명) / 굽네치킨 가맹점주 : 다양하게 점주들 마진을 보장해 주려고 하는 그런 게 많았어요. 그때는 그래서 굽네치킨을 선택하게 됐어요.]

하지만 이런 신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본사가 지난 2022년, 고정돼 있던 원재료 공급가격을,
시세에 맞춰 조절하는 변동 가격제로 바꾼 겁니다.

고정 가격으로는 당장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김동욱(가명) / 굽네치킨 가맹점주 : 양보해서 고정가라는 닭 가격을 일시적으로 변동가로 해달라…. (그렇게 하면) 닭을 구하기 쉽다고 해서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 같아요.]

하지만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던 변동가격제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 닭 공급마저 원활하지 않다고 점주들은 주장합니다.

이후 치킨 가격은 올랐지만, 원재료 가격이 그 폭을 상회할 정도로 뛰면서 점주들 수익은 악화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동욱(가명) / 굽네치킨 가맹점주 : 닭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던 거죠. 여기까지가 상한선이라 생각했던 부분이 또 뛰어넘고 계속하면서 (가맹점의) 마진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구조가 되는 거죠.]

점주들의 주장과 관련해 굽네치킨 측은, 원료가 폭등으로 변동가격제를 도입하게 됐다며 가맹점 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변동가격제를 도입할 당시, 본사는 '일시적'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맹 계약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투자금과, 과도한 중도 해지 위약금이 점주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원재료와 각종 물품을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구조 역시 점주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지, 2년에 한 번씩 인테리어를 바꾼다든지 무조건 재료는 본사 것만 써야 한다든지 이런 것은 잘못됐다….]

이 밖에도 본사가 예정에 없던 할인 행사를 하는 등 광고와 판촉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기도 하고,

개업한 매장 근처에 갑자기 같은 가맹점이 들어서는 ‘근접 출점’도 비일비재합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상황을 쭉 보니까,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 결국 법과 제도가 이런 상황을 잘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겠네요.

▶안동준
맞습니다.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보호막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엄지민
이런 상황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은데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요?

▶안동준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제는 대법원판결만 남은 한 회사의 차액가맹금 소송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액가맹금이 무엇이고 왜 이슈가 됐는지, 가맹점주 한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VCR - 3 】
지난 2020년, 정한국 씨를 포함한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0명은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자헛 본사가 차액가맹금을 부당하게 챙겼다는 이유였습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점이 본사에서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식자재나 장비에 본사가 마진을 붙여 남기는 이익을 말합니다.

[정한국(가명) / 피자헛 가맹점주 : 2020년도에 비로소 차액가맹금이 3.78%가 있다는 걸 (공정위) 정보공개서에 등재해 놓고 저희에게는 그때까지도 차액가맹금을 받지 않는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꼽혀왔습니다.

대부분 따로 설명해 주지 않았던 데다, 점주들이 재료비에 포함된 ‘숨겨진 유통 마진’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한국(가명) / 피자헛 가맹점주 : 이 차액가맹금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사실 예측할 수 없는 금액이에요. 본사가 어떤 품목에 어떤 금액을 갖다가 붙이든지 전혀 모르는 금액이고 가맹점주들은 모르는 상태에서 (차액가맹금을) 낼 수밖에 없는 거고….]

본사의 권리이자 오랜 관행이라는 주장과
명백한 부당이득이라는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갈리는 상황.

1심과 2심 법원은 잇따라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고, 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법원이 그동안 본사에 유리하게 형성돼 있던 가맹계약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비슷한 소송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본사와 점주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는데, 보완과 협의가 필요한 지점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지난해 7월 법이 개정되며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도록 의무화됐지만, 차액을 얼마로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 가맹점주들은 여전히 배제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박주영 /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본사가 모든 걸 다 통제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본사가 사전에 정해놓은 거에 동의하느냐 마느냐만 결정하게 돼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가맹점주보다 더 약한 고리가 존재합니다.

프랜차이즈 업체에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각종 물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입니다.

[박주영 /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협력업체 같은 경우는 거래 중단이 언제 될지 모르는 위협을 느끼고 있고요. 또한 (본사에서) 부당한 단가 인하도 많이 하죠. 독점적인 거래 구조에 따른 (본사의) 강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업체들은 납품단가 인하나 각종 기술자료 요구, 마케팅 비용 전가 등 본사의 요구를 받아도 거절하기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협력업체들 역시 보호할 법 제도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고, 하도급법 또한 제조와 용역과 관련된 위탁 구조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박주영 /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가맹사업법과 하도급법이 이렇게 분리돼 있는데 통합해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 대리점법도 따로 있거든요. 이걸 통합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스튜디오】
▶엄지민
가맹점뿐만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도 빨리 정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동준
맞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업계의 공급망 구조를 생각하면, 제도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랜차이즈가 자발적으로 상생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엄지민
반대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성장하는 사례는 없습니까?

▶안동준
물론 있습니다. 몇 군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VCR - 4 】
지난 1995년, 청주의 한 대학교 앞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이삭토스트.

현재는 전국 900여 개의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2004년 본사를 설립한 이후 상생·협력을 표방하며, 가맹비를 받지 않는 원칙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이렇게 가맹점과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우수 가맹본부’를 매년 선발하고 있습니다.

한 한식업체는, 지난해, 창업 희망자가 본사와 공동으로 투자한 위탁 점포를 1년간 운영한 뒤, 추가 비용 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해 우수 업체로 선정됐습니다.

점주 협의회와 상생위원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광고 모델료를 전액 부담한 커피 프랜차이즈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잘 된 프랜차이즈를 보면 가맹비도 안 받고, 인테리어비도 안 받고, 서로 ‘윈윈’하자고 해서…. 몇몇 회사가 상생을 원하는 프랜차이즈가 몇 곳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수 사례는 소수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본사가 자발적으로 상생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가맹점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가맹본부에 집중된 정보의 독점 구조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고 말합니다.

[박주영 /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가맹본부는 원가, 수입 구조, 입지 전략 등 핵심 정보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본사가 영업이익이) 얼마 남는다고 하니까 (가맹점주들이) 거기에만 혹해서 (가맹 계약에) 들어가는데, 정보 비대칭성을 낮추는 역할을 정부가 좀 더 해야 하고….]

가맹본부에게 가맹점주단체와 협상할 의무를 부여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박주영 /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가맹점주 협의체가 공정거래법에서 보장되고 있지만,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단체 협약 권한 이런 게 보장돼야 합니다. 지금은 본사에서 단체 협약 권한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거든요.]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합니다.

가맹점,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한 본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선도적인 상생 사례가 확산하도록 선순환을 끌어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김대종 /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프랜차이즈 본사) 본인들은 이익을 많이 챙기지만 3~5억 정도 본인의 퇴직금을 가지고 프랜차이즈로 노후 대비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망하고 있더라. 그래서 기업인들이 창업자들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스튜디오】
▶엄지민
이제는 프랜차이즈 산업도 단순히 수익을 늘리는 성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동준
맞습니다. 최근 ‘ESG 경영’이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환경보호와 사회 공헌, 윤리경영까지 고려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겁니다.

▶엄지민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도 ESG 경영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겠네요?

▶안동준
맞습니다. 본사와 가맹점 그리고 협력업체까지, ‘갑과 을’의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으로 나아가는 것이 ‘윤리경영’의 한 지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상생과 협력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미래 외식산업의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조언합니다.

▶엄지민
결국 본사와 점주가 함께 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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