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위원장, 인수위 전체회의 주재…국정과제 초안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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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오전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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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오늘은 두 가지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인수위원장에 임명된 후 예전에 위원장 하셨던 분들이나 인수위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께 인수위 운영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인수위는 초기, 중기, 말기에 따라서 붐비는 곳이 다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초기에는 일에 집중하면서 사무실이 붐빈다고 합니다. 몇 주 지나 총리, 장관 지명자들이 발표되기 시작하면 누구에게 줄을 대야 하는지 서로 정보교환하느라 옥상이 붐빈다고 합니다.

말기가 되면 청와대에서도 행정부에서도 부름받지 못한 분들이 모여 신세 한탄하고 앞날 걱정하느라 근처 술집이 붐빈다고 하는 그런 얘기였습니다. 어제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가 발표되셨습니다. 앞으로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도 차례로 발표되실 겁니다. 그 와중에 만약 우리 인수위가 예전처럼 옥상이 붐비고 나중에는 주점이 붐비는 경로를 밟게 된다면 우리 모습이 국민들께 어떻게 비춰질지를 다 함께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인수위는 청와대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닙니다. 내각으로 가는 지름길도 아닙니다. 인수위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바로 그 순간까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서 새 정부의 청사진을 그리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인수위의 본질입니다.

어제 초대 총리 후보자가 발표되고 오늘 국정과제 1차 보고를 할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누가 자신의 자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나타나는 때일 것입니다. 인수위는 정부 인사 발표가 날 때마다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분이 꼭 바로 지금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큰 일을 맡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 명심하시고 마지막 날까지 함께 최선을 다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시급한 민생 문제 현안 중 하나인 원자재에 대한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경색,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는 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사안이실 겁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 두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자원 중심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시멘트입니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면 시멘트는 건설업의 쌀입니다. 친환경 그린 시멘트도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시멘트 제조에는 유연탄이 필수적으로 쓰입니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러시아산 유연탄을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어려워졌고 덩달아 대체재인 호주산 유연탄 가격도 작년보다 배 이상 뛴 상태입니다. 이렇게 원자재가 부족한데 수요에 해당하는 주택 인허가 실적이 전년 대비 51.3%나 늘었으니 시멘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현 정부에 우선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가격 상승 피하기 어렵다면 호주산 유연탄으로의 신속한 대체 등을 통해서 물량 공급이라도 원활해지도록 빠른 대책 세우고 실행에 옮겨주시기 바랍니다. 작년 중국 요소수 사태의 혼란을 다시 겪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유연탄뿐만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