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 거취 표명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 거취 표명

2020.01.29.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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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잠시 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을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고 손학규 대표는 퇴진하라는 요구에 대해 손 대표가 어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는데요.

결국, 안 전 의원이 당을 탈당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철수 / 바른미래당 전 의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납니다.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저는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습니다.

2년 전 저는 거대 정당의 낡은 기득권 정치를 넘어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으로 정치를 한발짝 더 미래로 옮겨보자고 하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지난 지방선거 때도 제 온몸을 다 바쳐 당을 살리고자 헌신했습니다.

그러나 당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재건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채 내홍과 질곡 속에 갇혔습니다.

내부통합도 혁신도 국민께 삶의 희망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소속 의원 개개인의 높은 역량은 기성 정치 질서에 묻혀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총선이 77일 남은 이 시점에서 21대 총선에 나설 바른미래당 예비후보자가 20여 명에 불과하다는 참담한 현실로 다가와 있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걱정과 책임감으로 오랜 숙고 끝에 정치 재개를 결심했습니다.

국민들은 매일매일의 삶이 불안하고 당장 내일에 대한 희망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기득권 정치는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갈라 싸우게 하면서 자기 정치세력 먹여살리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차마 그대로 두고볼 수 없었습니다.

힘들고 부서지고 깨어질지라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국민들께 호소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성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반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자기편만 챙기는 진영정치를 제대로 일하는 실용정치로 바꾸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타협과 절충의 정치가 실현되고 민생과 국가미래전략이 정치의 중심 의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뭘 먹고 살 것인가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뜻입니다.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나간다면 수십년 한국사회의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하여 그러한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마는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합니다.

정치인의 책임윤리는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정확하게 답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게 주어지고 제가 책임져야 할 일들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제 자신도 알 수 없는 거대한 거친 파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뛰어들고자 합니다.

하나의 물방울이 증발되지 않고 영원히 사는 방법은 시대의 바다, 국민의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영원히 사라진다고 해도 그 길이 옳다면 저는 결코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증오와 분열을 넘어 화해와 통합의 정치로 미래를 열고자 하는 제 초심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삶이 고단한 분들께 작은 희망이라도 드리고자 하는 초심에도 추호도 변함이 없습니다.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겁니다.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고 진인사대천명,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입니다.

저는 진심을 다해 이 나라가 미래로 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 정치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간절하게 호소할 것입니다.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를 통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합니다.

기성의 반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 안철수의 길을 지켜봐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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