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2019.07.04. 오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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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누가 이 불안을 극복해야 합니까?

바로 여기 있는 우리들입니다. 올바른 정치를 통해 불안을 희망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 정치,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정치란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의 예술입니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입장을 좁혀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 정치가 있어야 할 곳에 정치가 없고 정치가 없어야 할 곳에 정치가 있습니다. 정치과잉, 정치실종. 이것이 지금의 위기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4월 우리는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바로 패스트 트랙 폭거입니다. 그것은 정치의 전당인 이곳 국회에서 정치가 사라지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었습니다.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다수당이 때로는 힘의 논리로법안과 예산안을 밀어붙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제만큼은 여야 합의로 바꿔왔습니다.그것이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불문율입니다. 야당을 무력화시키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 강화시키는 선거제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공수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곳곳에 야당을 탄압하고 삼권분립을 무력화하는 권력의 칼을 숨겨뒀습니다.

민주주의에 숨겨진 악은 다수의 횡포입니다.지난 패스트트랙이 바로 그 악의 탄생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저항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의회 민주주의가 파괴되지 않도록 의미 있는 약속을 받아내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지난달 28일 3당 교섭단체 합의입니다.

이제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를 꿰었던 것입니다. 국민들께 송구합니다.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공정한 선거제도 마련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국민 인권과 공정성이 담보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가 오히려 독재 수단으로 오용되고, 독재자가 선거를 악용해 득세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권 역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이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코노미스트지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도 부합합니다. 최악의 정치 혼란기에 출범한 문재인 정권, 국민들은 안정과 통합의 정치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 얼마 가지 않아 무참히 꺾였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권 2년,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비판 세력에 대한 입막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정권을 비판하면 독재, 기득권, 적폐로 몰아갑니다. 경제, 외교, 민생.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을 이 정권은 적폐몰이로 덮으려고 합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분노의 여론을 자극합니다. 좌편향 언론과 극렬 세력의 돌팔매질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문재인 정권은 증오의 정치만을 반복해왔습니다.

절대 권력 완성에 방해가 되는 세력과 기관은 철저하게 탄압하고 장악하고 있습니다. 저항하는 언론인에게는 모욕을 퍼붓습니다.

공영방송을 정권 찬양방송으로 전락시켰습니다.대법원, 헌법재판소. 착착 접수해 가고 있습니다. 걸림돌이 될 만한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 사회 전체를 청와대 앞에 무릎 꿇리겠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퍼즐은 지난 패스트트랙 폭거로 현실화됐습니다.

제1야당을 완전히 궤멸시키기 위한 선거법을 여야 합의도 없이 다수의 논리로 밀어붙입니다. 야당의 당연한 저항에 빠루와 해머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을 앞세워 집요하게 마지막까지 탄압합니다. 차베스의 집권과 절대 권력화도 민주주의 제도 위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권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독재는 스스로 독재임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십시오.

최근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이벤트이든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 이벤트든 다 좋습니다. 북한이 핵만 포기한다면 다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변한 것은 없습니다. 북핵 폐기 시작도 안 했습니다.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우리 국민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단거리라 괜찮다고 했습니다. 어느덧 북핵 동결이 미국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마디도 말 못하는 객, 손님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의 종전선언'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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