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골동품점 사라질 위기

[서울] 인사동 골동품점 사라질 위기

2009.04.14. 오전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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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 인사동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 오히려 정겨운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해 있죠.

그런데 이곳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C&M방송 이신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인사동 골목 한켠에 자리잡은 한 골동품상.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색동저고리와 고즈넉한 곰방대, 절구와 쟁기까지 대부분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던 생활 용품들입니다.

[인터뷰:정추영, 종로구 안국동]
"아까 저기서 와서 내내 쳐다봤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글쎄요, 옛날 생각이 나죠."

딸과 함께 나들이 나온 한 어르신은 옛 물건들을 보며 떠오른 추억담을 풀어놓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인터뷰:박송희, 서대문구 현저동]
"영암의 월출산 참빗이 최고예요. 지금은 이런게 없지만 옛날에는 이런거 한번씩 사려면 주머니에서 쌀 팔고 그래서 샀어요."

현재 인사동에는 옛 물건들을 파는 골동품 가게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골동품이거나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들여온 외국 물건들이 대부분.

이처럼 오래된 한국 고유의 서민용품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곳 골동품상의 풍경을 더는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리 한쪽에 자리를 잡고 시작한 노점상이니 만큼 최근 구청의 철거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

다른 장소를 구하지 못한다면 그 명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찾아와 구경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직접 사가는 사람은 적은 게 민속 골동품의 현실.

때문에 인사동에서 정식으로 상점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정경구, 골동품점 운영]
"일부 빼놓고는 사지를 않습니다. 안 팔리는 물건 중의 하나거든요. 쉽게 말해서 사양산업이기는 하나 산업하고는 다르죠. 정신 문화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우리 문화이기 때문에 이건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씨는 현재 방문객들의 서명과 함께 한국 민속문화의 명맥을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탭니다.

종로구는 주위의 민원과 전통문화의 거리라는 특수성 사이에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C&M 뉴스 이신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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