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쓰레기에 묻힌 '양심 거울'

[서울] 쓰레기에 묻힌 '양심 거울'

2008.08.01. 오전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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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양심거울이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주택가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쓰레기를 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을 설치한 것인데요.

반짝 효과만 있을 뿐 사람들의 양심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C&M 전기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동구의 한 주택가.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무단투기 상습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달 초, 양심거울을 설치한 이후 쓰레기투기는 그 모습을 감췄습니다.

[인터뷰:이상영, 응봉동 주민자치위원회]
"빨간 테두리에서 1m 정도 자기 얼굴 내밀면 크게 보이죠 그러면 자기 얼굴 보고 못 버리는 거죠."

주택가 담장아래에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에는 파리가 들끊고, 주차구획선 안에는 자동차가 아닌 누런 봉투들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위해 양심거울을 설치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그 역할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양심거울은 쓰레기를 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게 그 목적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경고문과 적발시 과태료를서 물리겠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주민들은 신경조차 안씁니다.

[녹취:광진구 구의2동 주민]
"카메라도 있고..."
"저 카메라 안되는 거잖아요..."
"대부분 이분들이 그냥 내다 버리는 건가요?"
"그냥 여기 저기..."

설치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곳은 양심거울이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지만 1년이 지난 곳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거울의 효과만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민들의 양심도 함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C&M 뉴스 전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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