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취한 프랑스…끔찍한 '부메랑' 직면 [지금이뉴스]

복지에 취한 프랑스…끔찍한 '부메랑' 직면 [지금이뉴스]

2026.10.19. 오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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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주간 프랑스 전역에서 격화한 대규모 시위는 다양한 계기로 촉발되고 커졌습니다.

공교육 환경 악화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로 시작돼, 치솟는 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따른 서민·청년층의 불만이 폭발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긴축 재정 정책에 대한 반발이 겹쳤습니다.

그 배경에는 프랑스의 후한 복지 제도를 유지하고 교육 투자를 늘릴 여력을 제약하는 공공재정 위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2027년 4~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대립이 격화하면서 타협과 국민적 합의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이번 시위는 9월 하순 노동계층 밀집 거주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고교생들이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교사 부족, 과밀 학급, 열악한 학교 시설, 과도한 수업 일정 등에 대한 불만이 겹쳤습니다.

이어 노동계 등이 합류하면서 사태는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커졌습니다.

프랑스의 노동총동맹(CGT)은 물가 인하와 임금·연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지지했습니다.

생활비 앙등과 유가 폭등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과 농사 비용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는 농민들도 가세했습니다.

많은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는 폭동과 약탈로 번지면서 수천 명이 체포됐습니다.

리모주 시청이 방화로 크게 파괴됐고, 마르세유에서는 복면을 쓴 사람들이 관공서에 침입해 공화국의 상징인 마리안의 흉상을 넘어뜨렸습니다.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으로 시위대의 분노가 커진 점도 사태를 더욱 가열시켰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가 있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4일 낸 보도자료에서 폭발성 섬광탄에 맞아 손을 잃은 15세 소년과 근접 발사된 최루탄에 턱뼈가 부서진 14세 소년의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체 교사 추가 배치,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 철회 등 일부 양보안을 내놨으나, 재정 여건상 추가 대응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프랑스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4%로 예상되며 이는 유로존 최고 수준에 속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프랑스는 이탈리아나 그리스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입니다.

이 매체는 2018∼2019년 `노란 조끼` 시위 당시에는 마크롱이 재정 지출을 통해 불만을 달랠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17일의 폭력시위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에 폭도들이 공격한 것은 넉넉한 복지제도와 일류 대중교통, 세계 최고 수준의 삶의 질을 제공하는 국가의 상징물이었다"며 "이번 사태로 나라가 더욱 깊은 분열에 빠지고 내년 봄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양극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랑스의 복지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으나, 현재의 구조와 지출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낮은 잠재성장률, 만성적 재정적자, 천문학적 국가채무,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인 기업과 노동자의 세금 부담 등이 겹쳐 있어 이를 해결하려면 상당한 국민적 고통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중도파 마크롱 정부는 유권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의 추가 상향 조정과 긴축 예산안을 추진했으나 대중의 분노에 직면했습니다.

정치권은 해법보다 책임공방에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18일 중도 성향 정부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지도자들은 급진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소요를 부추겼다고 비난했습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LFI 지도부가 학생들에게 경찰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다고 주장했으며,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극좌" 시위대와 "건물을 약탈하고 쑥대밭으로 만든 범죄자들"을 비난하면서 정부가 더는 양보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반면 LFI 지도자 장뤼크 멜랑숑은 정부의 대응이 혼란을 키웠다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런 정치적 대립의 배경에는 내년 4·5월로 예정된 프랑스의 대통령선거 일정이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의 재정악화에도 불구하고 유력 정치인들 상당수가 도리어 은퇴 연령을 낮추겠다고 약속해 향후 연금 지출을 줄일 여지를 스스로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크롱 정부의 초대 총리(2017∼2020년)를 지낸 중도 후보 에두아르 필리프 현 르아브르 시장은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일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의 대선 1차 투표 지지율은 15∼16% 선으로 전망돼 멜랑숑과 2·3위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1위는 32%인 극우 정당 RN의 유력 대선 후보 마린 르펜이었습니다.

현 마크롱 대통령은 헌법상 임기 제한으로 내년 선거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마크롱이 속한 현 집권 중도 진영이 고전하는 가운데, 극우 RN의 르펜과 극좌 LFI의 멜랑숑이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2위로 결선에 진출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르펜의 대통령 당선이 거의 확실해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지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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