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출발한 '한국 책' 41만권…미국 앤트로픽으로 향하는 이유 [지금이뉴스]

부산항 출발한 '한국 책' 41만권…미국 앤트로픽으로 향하는 이유 [지금이뉴스]

2026.10.19.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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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 학습을 위해 한국에서 매입한 한국어 도서가 총 165.69t(톤)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책 한 권의 무게를 평균 400g으로 계산하면 약 41만4000권으로, 국내에서 6년간 발행된 신간 종수보다 많은 규모입니다.

18일 수출입·선적 정보업체 임포트키(ImportKey)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앤트로픽이 도서 조달 업체 베터 월드 북스(BWB)를 통해 국내에서 매입한 책은 기존에 알려진 약 80t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중앙일보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도서도매유통사 웅진북센으로부터 약 80t의 책을 매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추가 분석에서는 지난해 3월 2일 20.55t(864박스), 같은 달 8일 61.05t(2592박스)의 선적 기록이 더 발견됐습니다. 두 화물은 부산항에서 출발해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 도착했으며, 수취인은 BWB였습니다. BWB는 앤트로픽과 도서 조달·배송 계약을 맺은 업체입니다.

웅진북센은 앞서 앤트로픽과 도서 공급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바츠 대 앤트로픽’ 저작권 소송 자료에 따르면 BWB가 확보한 책은 스캔 업체 데이터메이션(Datamation)으로 전달됩니다. 데이터메이션은 책등을 절단해 내용을 스캔한 뒤 디지털 파일을 앤트로픽에 제공하고, 종이책은 폐기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납본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에서 발행된 신간은 총 38만3792종입니다. 앤트로픽이 매입한 책을 약 41만4000권으로 추산하면, 국내에서 6년간 발행된 신간 종수를 웃도는 규모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도서 목록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로 몇 종의 한국어 저작물이 학습에 활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앤트로픽의 도서 대량 매입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임포트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 도서도 대량으로 미국에 운송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도서도매유통사 일본출판판매(닛판)의 자회사 닛판IPS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최소 8차례에 걸쳐 122.155t의 책을 BWB에 보냈습니다. 화물 인수지가 일본 도쿄인 경우만 집계한 수치입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각각 닛판IPS와 BWB로 기재됐지만, 화물 인수지와 선적지가 부산으로 표시된 사례도 3건 확인됐으며 선적량은 80.799t이었습니다. 해당 화물의 구체적인 거래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앤트로픽의 2024년 11월 27일 내부 회의 자료에는 UDC 관련 ‘4차 주문’과 ‘내부 승인 진행’이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특히 자료에는 ‘중국 본토에서 오는 간체자 중국어 도서’라는 표현도 포함됐습니다. 이를 두고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본토의 도서를 대만을 통해 확보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다만 실제로 중국 본토 도서가 대만을 거쳐 수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앤트로픽은 최근 해적 사이트에서 확보한 디지털 도서로 AI를 학습했다는 의혹으로도 논란을 빚었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한강·김영하·황석영 등 한국 주요 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영문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이책 대량 매입까지 확인되면서 AI 학습 과정에서 한국 작가들의 저작권이 침해됐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입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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