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빚을 갚푸려 합니다"…영등포역 가슴 먹먹하게 한 할머니 [지금이뉴스]

"오래된 빚을 갚푸려 합니다"…영등포역 가슴 먹먹하게 한 할머니 [지금이뉴스]

2026.09.15. 오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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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10월 서울 영등포역.

푯값 500원이 없어 어린 아들과 발을 동동 구르던 한 여인의 사정을 들은 역장은 모자를 그냥 보내줬습니다.

48년의 세월이 흘러 아들이 암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나자, 80대 할머니가 된 여인은 "죽기 전에는 푯값을 갚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영등포역을 다시 찾았습니다.

손에는 현금 500만원 그리고 편지 한장이 들려 있었습니다.

오늘(15일) 한국철도공사 수도권 서부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1시쯤 80대 할머니가 서울 영등포역을 찾아와 흰 노트에 적은 편지와 현금 500만 원을 건넸습니다.

"영등포역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인사로 시작한 편지에는 "아주 오래된 빚을 이제야 갑푸려(갚으려)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편지에 따르면 할머니는 1978년 10월, 정읍에서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완행열차를 타고 영등포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돈이 부족해 자신의 표만 사고 아이의 표는 사지 못했습니다.

당시 역장은 아이 푯값 500원을 내라고 했지만, 딱한 사정을 들은 뒤 그냥 보내줬습니다.

할머니는 편지에 그때 "절을 하고 돌아서면서 이 돈은 내가 죽기 전에 갚겠다고 다짐했다"며 "지금은 많이 늦었지만, 그리고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받아달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영등포 그리고 다른 곳의 모든 분께도 감사드리며 사랑한다. 난곡동 할매 올림"이라는 말로 편지를 마쳤습니다.

48년의 세월 동안 푯값을 잊지 않고 갚은 할머니에게 영등포역 직원들도 '난곡동 할매께'라는 제목의 답장을 써 역사 게시판에 붙였습니다.

직원들은 답장에 "그날 영등포역에서 건네주신 용기와 따뜻한 마음, 큰 감동 덕분에 매일을 선물처럼 보내고 있다"면서 "누군가에게 받은 배려와 친절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셨다. 저희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과 좋은 기억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적었습니다.

할머니는 암 투병을 하던 아들이 최근 세상을 떠나자, 오랜 세월 간직해온 마음의 빚을 갚고자 편지와 현금을 준비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수도권 서부본부 관계자는 "할머니께서 현금을 주셨을 때 완강히 거절했지만, 꼭 영등포역에 주고 싶다고 하셔서 끝내 받게 됐다"면서 "신원 밝히기를 원하지 않으셔서 감사함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다 역사 내에 답장을 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할머니께서 주신 돈은 기타 수익으로 처리했으며 사용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출처ㅣ한국철도공사

#지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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