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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 위치한 스페이스X 로켓 시험장.
하얀색 스포츠카 한 대가 경사로를 향해 달려갑니다.
차는 뒤집힌 경사로에 거꾸로 매달리듯 올라가더니,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던집니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돈 차는 압축공기를 내뿜으며 천천히 땅에 내려앉습니다.
이어 달리던 차가 바닥을 박차고 떠올라 사이버캡과 사이버트럭, 모델Y, 모델3, 세미 트럭까지 테슬라의 전 차종을 한 번에 뛰어넘습니다.
9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테슬라의 2세대 로드스터입니다.
같은 날, 2,500킬로미터 떨어진 뉴욕 퀸스의 한 부두.
포르쉐가 자사의 상징인 911보다 한 단계 위에 놓일 새 슈퍼카를 공개했습니다.
그보다 9일 앞서 같은 뉴욕에서는 영국 재규어가 13만 달러짜리 전기차를 내놨습니다.
서로 다른 세 회사가, 같은 시기에,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
수억 원대 슈퍼카와 브랜드 최상위 모델입니다.
서구 자동차 회사들은 왜 일제히 가장 비싼 차에 사활을 걸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들이 떠나는 중저가 대중차 시장은 누가 채우고 있을까요?
공개된 로드스터는 세 가지 버전으로 나옵니다.
일반 도로용 '퍼포먼스', 후방 추진기로 가속력을 끌어올린 '스러스트', 그리고 차체 곳곳에 추진기 10개를 단 1인승 '로켓'입니다.
로켓 버전은 600리터의 압축공기를 10개의 추진기로 뿜어내 차를 들어 올리고 공중에서 회전시킵니다.
행사장에서 측정한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 약 97킬로미터까지의 가속 시간은 0.81초였습니다.
현존하는 어떤 양산차보다 빠른 기록입니다.
하지만 숫자를 9년 전과 나란히 놓으면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주행거리는 절반 아래로 줄었고, 최고 속도도 낮아졌습니다.
2020년 출시 약속은 다섯 차례 넘게 미뤄졌고, 마지막으로 잡힌 10월 1일 행사마저 악천후를 이유로 2주 뒤로 밀렸습니다.
가격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평가도 가능합니다.
가속 성능은 2017년 약속인 1.9초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먼 거리를 달리는 고성능 전기차에서, 극한의 순간 성능을 보여주는 차로 성격 자체를 바꿨다는 해석입니다.
같은 날 뉴욕 퀸스 부두에서 공개된 포르쉐의 콘셉트카 '미션 S'.
1953년 포르쉐의 전설적인 경주차 550 스파이더가 사진에 담겼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포르쉐는 "미션 S를 한정판 하이퍼카가 아닌, 911 위에 상시 자리할 새로운 슈퍼카 라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올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이 차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포르쉐는 "양산형 미션 S에 순수 전기차 방식은 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 하이퍼카를 원하는 수요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재규어의 선택은 더 극단적입니다.
인도 타타그룹 소유의 재규어는 기존 차종 판매를 사실상 멈추고, 브랜드를 전기차 전용 초고급 브랜드로 처음부터 다시 세웠습니다.
10월 6일 공개된 첫 번째 차 '타입 01'의 미국 시작 가격은 13만 달러, 우리 돈 약 1억 8천만 원입니다.
과거 미국에서 팔리던 재규어 평균 가격의 두 배 수준입니다.
세 회사의 출발점과 방식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이 흐름을 하나의 표현으로 묶었습니다.
'고급화하지 않으면 밀려난다', '업 오어 아웃(Up or Out)'입니다.
서구 업체들을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은 아래에서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고급 모델들을 미국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저가 전기차를 장악한 중국 업체들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로 분석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저금리 대출과 토지, 값싼 에너지를 바탕으로 생산 비용을 크게 낮췄습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산 전기차가 같은 급의 유럽 전기차보다 대당 약 1만 1천 달러 싸게 만들어진다"고 추산했습니다.
속도의 차이도 큽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콘셉트에서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24개월로 줄였습니다.
반면, 서구의 새 모델들은 대부분 출시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머스크는 이미 2024년에 이렇게 경고한 바 있습니다.
"무역 장벽이 없다면 중국 업체들이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를 거의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로드스터 공개를 두고 "운전자가 있는 차를 만드는 일에서 손을 떼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킨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주류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에도 48만 6천여 대를 팔았고, 그 대부분은 모델3와 모델Y였습니다.
테슬라는 여전히 세계적인 대중차 회사입니다.
'주류 시장 포기'는 어디까지나 언론의 해석이고, 테슬라 스스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중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테슬라의 방식은 운전대를 없애는 것입니다.
머스크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의 미래 라인업이 모두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테슬라는 새 로드스터 하나뿐일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미래 생산의 대부분은 운전대도 페달도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맡게 됩니다.
주행의 90%가 한두 명만 타고 이뤄진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실제로 로드스터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가 빠졌습니다.
자율주행으로 미래를 다시 쓰겠다는 회사가, 운전의 쾌감만을 극대화한 차를 '마지막 작품'으로 내놓은 셈입니다.
테슬라의 출구는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 행사의 무대는 테슬라 공장이 아닌 스페이스X 시험장이었습니다.
추진기와 압력용기, 제어 장비는 모두 로켓 회사에서 왔습니다.
월가의 댄 아이브스는 이를 두고 "두 회사가 하나의 공학 플랫폼으로 움직일 근거가 강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6월 상장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 테슬라를 앞질렀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연말 테슬라 주주총회 전후로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는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자동차를 덜 만드는 회사, 그리고 로켓 회사와 하나가 되는 회사.
로드스터가 보여준 테슬라의 미래는 자동차 회사의 모습과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합병은 아직 공식 발표된 적이 없습니다.
테슬라 지분을 가진 뉴욕시 연기금 측은 두 회사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을 지적하며 "테슬라가 스페이스X의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고급화 전략이 안전한 탈출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머스크 스스로 "로드스터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조차 "로드스터를 성장 동력으로 계산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드스터가 약속한 기능을 모두 갖춘 채 2028년에 양산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전기차라는 형식 자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초고가 차량과 스포츠카 구매자들이 대형 엔진의 소리와 진동에 열광하는데, 전기차는 그 감각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숫자가 이를 보여줍니다.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판매량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1% 줄었습니다.
포르쉐가 새 기함 슈퍼카에서 전기차를 배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서구 업체들은 중국을 피해 위로 올라가고 있지만, 그 위의 고객들은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 역설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대중시장에서는 가격에 밀리고, 고급 시장에서는 형식에 막히는 구조입니다.
모든 회사가 위를 택한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의 호세 무뇨스 CEO는 10월 초 "프리미엄이 아닌 대중 브랜드로 경쟁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유럽 일부 시장에서 중국차가 경쟁 모델보다 30~40% 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가 아닌 정면 승부를 택한 것입니다.
다만 그 길도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의 2분기 유럽 판매는 1년 전보다 10.9% 줄었습니다.
같은 주, 서구의 세 자동차 회사가 내놓은 답은 모두 '위', 그러니까 고급화 전략이었습니다.
테슬라는 하늘을 날았고, 포르쉐는 911보다 높은 자리를 만들었고, 재규어는 가격을 두 배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가는 길은 좁고, 아래 시장은 넓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타는 차, 그 넓은 시장의 주도권은 빠르게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자동차를 대중의 것으로 만든 곳은 미국과 유럽이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소수를 위한 차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하늘을 가른 로드스터의 운전석은 비어 있었습니다.
그 빈자리는 서구 자동차 산업이 대중시장에 남겨두고 떠나는 자리와 닮아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재형
제작 : 이형근
참고기사: 파이낸셜뉴스, 중앙일보,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digital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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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스포츠카 한 대가 경사로를 향해 달려갑니다.
차는 뒤집힌 경사로에 거꾸로 매달리듯 올라가더니,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던집니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돈 차는 압축공기를 내뿜으며 천천히 땅에 내려앉습니다.
이어 달리던 차가 바닥을 박차고 떠올라 사이버캡과 사이버트럭, 모델Y, 모델3, 세미 트럭까지 테슬라의 전 차종을 한 번에 뛰어넘습니다.
9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테슬라의 2세대 로드스터입니다.
같은 날, 2,500킬로미터 떨어진 뉴욕 퀸스의 한 부두.
포르쉐가 자사의 상징인 911보다 한 단계 위에 놓일 새 슈퍼카를 공개했습니다.
그보다 9일 앞서 같은 뉴욕에서는 영국 재규어가 13만 달러짜리 전기차를 내놨습니다.
서로 다른 세 회사가, 같은 시기에,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
수억 원대 슈퍼카와 브랜드 최상위 모델입니다.
서구 자동차 회사들은 왜 일제히 가장 비싼 차에 사활을 걸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들이 떠나는 중저가 대중차 시장은 누가 채우고 있을까요?
9년 만의 로드스터…약속은 어떻게 바뀌었나
공개된 로드스터는 세 가지 버전으로 나옵니다.
일반 도로용 '퍼포먼스', 후방 추진기로 가속력을 끌어올린 '스러스트', 그리고 차체 곳곳에 추진기 10개를 단 1인승 '로켓'입니다.
로켓 버전은 600리터의 압축공기를 10개의 추진기로 뿜어내 차를 들어 올리고 공중에서 회전시킵니다.
행사장에서 측정한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 약 97킬로미터까지의 가속 시간은 0.81초였습니다.
현존하는 어떤 양산차보다 빠른 기록입니다.
하지만 숫자를 9년 전과 나란히 놓으면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주행거리는 절반 아래로 줄었고, 최고 속도도 낮아졌습니다.
2020년 출시 약속은 다섯 차례 넘게 미뤄졌고, 마지막으로 잡힌 10월 1일 행사마저 악천후를 이유로 2주 뒤로 밀렸습니다.
가격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평가도 가능합니다.
가속 성능은 2017년 약속인 1.9초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먼 거리를 달리는 고성능 전기차에서, 극한의 순간 성능을 보여주는 차로 성격 자체를 바꿨다는 해석입니다.
같은 주, 세 개의 고급차
같은 날 뉴욕 퀸스 부두에서 공개된 포르쉐의 콘셉트카 '미션 S'.
1953년 포르쉐의 전설적인 경주차 550 스파이더가 사진에 담겼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포르쉐는 "미션 S를 한정판 하이퍼카가 아닌, 911 위에 상시 자리할 새로운 슈퍼카 라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올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이 차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포르쉐는 "양산형 미션 S에 순수 전기차 방식은 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 하이퍼카를 원하는 수요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재규어의 선택은 더 극단적입니다.
인도 타타그룹 소유의 재규어는 기존 차종 판매를 사실상 멈추고, 브랜드를 전기차 전용 초고급 브랜드로 처음부터 다시 세웠습니다.
10월 6일 공개된 첫 번째 차 '타입 01'의 미국 시작 가격은 13만 달러, 우리 돈 약 1억 8천만 원입니다.
과거 미국에서 팔리던 재규어 평균 가격의 두 배 수준입니다.
세 회사의 출발점과 방식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이 흐름을 하나의 표현으로 묶었습니다.
'고급화하지 않으면 밀려난다', '업 오어 아웃(Up or Out)'입니다.
위로 밀어 올리는 힘, 중국
서구 업체들을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은 아래에서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고급 모델들을 미국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저가 전기차를 장악한 중국 업체들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로 분석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저금리 대출과 토지, 값싼 에너지를 바탕으로 생산 비용을 크게 낮췄습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산 전기차가 같은 급의 유럽 전기차보다 대당 약 1만 1천 달러 싸게 만들어진다"고 추산했습니다.
속도의 차이도 큽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콘셉트에서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24개월로 줄였습니다.
반면, 서구의 새 모델들은 대부분 출시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머스크는 이미 2024년에 이렇게 경고한 바 있습니다.
"무역 장벽이 없다면 중국 업체들이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를 거의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로드스터 공개를 두고 "운전자가 있는 차를 만드는 일에서 손을 떼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킨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주류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에도 48만 6천여 대를 팔았고, 그 대부분은 모델3와 모델Y였습니다.
테슬라는 여전히 세계적인 대중차 회사입니다.
'주류 시장 포기'는 어디까지나 언론의 해석이고, 테슬라 스스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중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테슬라가 찾은 다른 출구
테슬라의 방식은 운전대를 없애는 것입니다.
머스크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의 미래 라인업이 모두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테슬라는 새 로드스터 하나뿐일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미래 생산의 대부분은 운전대도 페달도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맡게 됩니다.
주행의 90%가 한두 명만 타고 이뤄진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실제로 로드스터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가 빠졌습니다.
자율주행으로 미래를 다시 쓰겠다는 회사가, 운전의 쾌감만을 극대화한 차를 '마지막 작품'으로 내놓은 셈입니다.
테슬라의 출구는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 행사의 무대는 테슬라 공장이 아닌 스페이스X 시험장이었습니다.
추진기와 압력용기, 제어 장비는 모두 로켓 회사에서 왔습니다.
월가의 댄 아이브스는 이를 두고 "두 회사가 하나의 공학 플랫폼으로 움직일 근거가 강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6월 상장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 테슬라를 앞질렀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연말 테슬라 주주총회 전후로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는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자동차를 덜 만드는 회사, 그리고 로켓 회사와 하나가 되는 회사.
로드스터가 보여준 테슬라의 미래는 자동차 회사의 모습과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합병은 아직 공식 발표된 적이 없습니다.
테슬라 지분을 가진 뉴욕시 연기금 측은 두 회사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을 지적하며 "테슬라가 스페이스X의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고급화는 탈출구가 될 수 있나
고급화 전략이 안전한 탈출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머스크 스스로 "로드스터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조차 "로드스터를 성장 동력으로 계산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드스터가 약속한 기능을 모두 갖춘 채 2028년에 양산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전기차라는 형식 자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초고가 차량과 스포츠카 구매자들이 대형 엔진의 소리와 진동에 열광하는데, 전기차는 그 감각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숫자가 이를 보여줍니다.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판매량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1% 줄었습니다.
포르쉐가 새 기함 슈퍼카에서 전기차를 배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서구 업체들은 중국을 피해 위로 올라가고 있지만, 그 위의 고객들은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 역설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대중시장에서는 가격에 밀리고, 고급 시장에서는 형식에 막히는 구조입니다.
모든 회사가 위를 택한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의 호세 무뇨스 CEO는 10월 초 "프리미엄이 아닌 대중 브랜드로 경쟁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유럽 일부 시장에서 중국차가 경쟁 모델보다 30~40% 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가 아닌 정면 승부를 택한 것입니다.
다만 그 길도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의 2분기 유럽 판매는 1년 전보다 10.9% 줄었습니다.
같은 주, 서구의 세 자동차 회사가 내놓은 답은 모두 '위', 그러니까 고급화 전략이었습니다.
테슬라는 하늘을 날았고, 포르쉐는 911보다 높은 자리를 만들었고, 재규어는 가격을 두 배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가는 길은 좁고, 아래 시장은 넓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타는 차, 그 넓은 시장의 주도권은 빠르게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자동차를 대중의 것으로 만든 곳은 미국과 유럽이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소수를 위한 차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하늘을 가른 로드스터의 운전석은 비어 있었습니다.
그 빈자리는 서구 자동차 산업이 대중시장에 남겨두고 떠나는 자리와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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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기사: 파이낸셜뉴스, 중앙일보,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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