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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되었던 미·중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화려합니다.
상호 3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인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그리고 관세 휴전 연장까지.
표면만 보면 양국이 극적인 타협을 이룬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한 겹 들춰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납니다.
같은 회담을 치르고도, 서로 다른 기록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화기애애한 악수 뒤에서, 두 정상은 각자 무엇을 손에 쥐었을까요.
[1. 트럼프의 셈법 : 눈앞의 숫자]
손에 잡히는 성과는 무역 분야에 모였습니다.
양국은 300억 달러, 우리 돈 약 40조 원 규모의 상품 관세를 서로 같은 수준으로 내리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농산물과 수산물, 의료기기를, 중국은 소형 가전과 장난감을 대상에 올렸습니다.
합의 품목을 분쟁에서 보호할 무역위원회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대를 두고 "농민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경이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멈추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미 중서부 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서 약속받은 보잉 항공기 200대 구매와 함께, 농산물 구매는 표심과 직결된 숫자입니다.
하지만 합의의 유효기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관세 휴전은 내년 1월 10일까지, 단 두 달 연장됐습니다.
지난해 가을 100% 추가 관세 예고로 정면충돌 직전까지 갔던 것을 떠올리면, 확전을 막은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습니다.
다만 시한을 두 달로 짧게 끊었다는 건, 근본적인 통상 갈등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시진핑의 셈법 : 숫자를 내주고 '대등'을 얻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챙긴 것은 숫자보다 문구입니다.
양국은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의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에 존중과 공정, 대등이라는 수식어가 더해졌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G2'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같은 눈높이에 선 대국.
중국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지위를 외교 문서에 한 단계 더 새겨 넣은 셈입니다.
중국이 '대등'을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희토류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카드는 부산 회담에서 1년 유예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관세 압박 속에 구매 약속을 내놓던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이제 중국도 상대를 압박할 카드를 쥐고 테이블에 앉습니다.
이번 중국 발표문에 희토류가 빠진 것도, 희토류 카드를 쉽게 내려놓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물론 중국도 내준 것이 있습니다.
관세 인하와 농산물 구매에 더해, 미국 측은 중국이 이란 지원을 멈추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도체 수출통제도 이번에 현상 유지에 머물러, 중국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은 것은 아닙니다.
[3. 미뤄둔 쟁점, 앞당긴 만남]
정작 가장 무거운 쟁점들은 다음 회담으로 넘어갔습니다.
시 주석은 타이완 문제에서 미국이 '독립 반대'라는 입장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냉전 시대 핫라인에 비유되는 소통 채널을 열기로 했지만,
안전장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비어 있습니다.
북한 문제는 중국 발표문에 아예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협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한계를 드러낸 대목입니다.
대신 향후 만남의 일정은 촘촘하게 잡혔습니다.
11월에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12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내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베이징으로 초청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부산 회담부터 따지면, 두 정상은 1년 남짓한 기간에 다섯 차례 마주 앉게 됩니다.
합의는 뒤로 미루고, 만남은 앞당긴 구조입니다.
두 달의 휴전이 묶어 둔 것은 관세뿐입니다.
미국의 반도체 통제는 그대로이고, 희토류는 여전히 중국이 쥔 카드입니다.
두 나라는 웃으며 마주 앉았지만, 서로를 압박할 수단은 하나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휴전의 시계는 내년 1월 10일 멈춥니다.
이번에 미뤄둔 타이완과 반도체, 희토류라는 숙제는 휴전 종료와 함께 한꺼번에 협상 테이블 위로 돌아옵니다.
지금까지 한방이슈 김재형입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최지혜 (wlgp1241@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숫자만 놓고 보면 화려합니다.
상호 3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인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그리고 관세 휴전 연장까지.
표면만 보면 양국이 극적인 타협을 이룬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한 겹 들춰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납니다.
같은 회담을 치르고도, 서로 다른 기록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화기애애한 악수 뒤에서, 두 정상은 각자 무엇을 손에 쥐었을까요.
[1. 트럼프의 셈법 : 눈앞의 숫자]
손에 잡히는 성과는 무역 분야에 모였습니다.
양국은 300억 달러, 우리 돈 약 40조 원 규모의 상품 관세를 서로 같은 수준으로 내리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농산물과 수산물, 의료기기를, 중국은 소형 가전과 장난감을 대상에 올렸습니다.
합의 품목을 분쟁에서 보호할 무역위원회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대를 두고 "농민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경이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멈추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미 중서부 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서 약속받은 보잉 항공기 200대 구매와 함께, 농산물 구매는 표심과 직결된 숫자입니다.
하지만 합의의 유효기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관세 휴전은 내년 1월 10일까지, 단 두 달 연장됐습니다.
지난해 가을 100% 추가 관세 예고로 정면충돌 직전까지 갔던 것을 떠올리면, 확전을 막은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습니다.
다만 시한을 두 달로 짧게 끊었다는 건, 근본적인 통상 갈등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시진핑의 셈법 : 숫자를 내주고 '대등'을 얻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챙긴 것은 숫자보다 문구입니다.
양국은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의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에 존중과 공정, 대등이라는 수식어가 더해졌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G2'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같은 눈높이에 선 대국.
중국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지위를 외교 문서에 한 단계 더 새겨 넣은 셈입니다.
중국이 '대등'을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희토류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카드는 부산 회담에서 1년 유예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관세 압박 속에 구매 약속을 내놓던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이제 중국도 상대를 압박할 카드를 쥐고 테이블에 앉습니다.
이번 중국 발표문에 희토류가 빠진 것도, 희토류 카드를 쉽게 내려놓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물론 중국도 내준 것이 있습니다.
관세 인하와 농산물 구매에 더해, 미국 측은 중국이 이란 지원을 멈추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도체 수출통제도 이번에 현상 유지에 머물러, 중국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은 것은 아닙니다.
[3. 미뤄둔 쟁점, 앞당긴 만남]
정작 가장 무거운 쟁점들은 다음 회담으로 넘어갔습니다.
시 주석은 타이완 문제에서 미국이 '독립 반대'라는 입장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냉전 시대 핫라인에 비유되는 소통 채널을 열기로 했지만,
안전장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비어 있습니다.
북한 문제는 중국 발표문에 아예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협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한계를 드러낸 대목입니다.
대신 향후 만남의 일정은 촘촘하게 잡혔습니다.
11월에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12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내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베이징으로 초청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부산 회담부터 따지면, 두 정상은 1년 남짓한 기간에 다섯 차례 마주 앉게 됩니다.
합의는 뒤로 미루고, 만남은 앞당긴 구조입니다.
두 달의 휴전이 묶어 둔 것은 관세뿐입니다.
미국의 반도체 통제는 그대로이고, 희토류는 여전히 중국이 쥔 카드입니다.
두 나라는 웃으며 마주 앉았지만, 서로를 압박할 수단은 하나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휴전의 시계는 내년 1월 10일 멈춥니다.
이번에 미뤄둔 타이완과 반도체, 희토류라는 숙제는 휴전 종료와 함께 한꺼번에 협상 테이블 위로 돌아옵니다.
지금까지 한방이슈 김재형입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최지혜 (wlgp124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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