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벗긴 후 60시간 동안...기밀 봉인해제된 CIA [지금이뉴스]

나체로 벗긴 후 60시간 동안...기밀 봉인해제된 CIA [지금이뉴스]

2025.10.15. 오전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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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감옥에서 알카에다 관련 용의자를 고문하는 데 쓰인 수법을 담은 기밀 해제 전문(電文)이 공개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쿠바 내 미국 조차지인 관타나모 해군기지 내 수용소의 한 수감자를 변호하고 있는 변호사 제임스 G 코널 Ⅲ세가 이 9페이지짜리 문서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이 문서는 기밀 해제가 됐다고는 하지만 거의 모든 내용이 가려진 상태로 공개됐습니다.

가려지지 않은 단편적 내용 중에는 `블랙 사이트`(black site)로 불리던, 지금은 폐쇄된 CIA의 비밀감옥들에서 20여년 전에 저질러지던 고문 수법이 실려 있습니다.

이 전문의 일부에는 2002년부터 수감 중인 `아브드 알-라힘 알-나시리`라는 수감자가 어떤 수법으로 고문을 당했는지 나와 있습니다.

그는 한동안 `워터보딩`이라는 방식의 물고문을 당하던 중 익사할뻔했으며, "CIA를 위해 일하던 심리학자들"은 그의 체격이 작아서 워터보딩용 기구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는 2002년 10월 다른 곳으로 옮겨져서 다른 수법의 고문을 당했습니다.

CIA의 고문 기술자들은 그를 나체 혹은 기저귀만 채운 상태로 만들고 팔에 족쇄를 채워서 머리 위로 올리도록 한 후 `기립 스트레스 자세`로 세워 놓고 60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 자세`는 고통을 가하고 신경, 관절, 혈관계, 근육 등에 부상을 입히면서도 흉터는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문 기술자들이 즐겨 쓰는 수법입니다.

고문 기술자들은 그에게 팔에 족쇄를 채워서 위로 들어 올린 상태에서 몸 가까이에 무선 전동드릴을 대고 작동시키고, 머리에 자루를 씌워 놓았다가 권총을 머리에 가져댄 상태에서 자루를 벗기는 방식으로 고문하기도 했습니다.

미 CIA는 심리학자들에게 의뢰해 `강화된 심문`(enhanced interrogation)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고문 기술들을 개발해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이래 최소 119명의 테러 용의자들에게 사용했습니다.

CIA가 고문 기술 개발 의뢰를 위해 체결한 계약 규모는 1억8천만 달러였으며, 실제로 지불한 돈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8천100만 달러였습니다.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는 2014년 12월 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에 대한 약 500쪽 분량의 요약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전문에 나오는 고문 수법들은 이 요약 보고서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오디오ㅣAI 앵커
제작 | 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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