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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 문장은 마오쩌둥이 남긴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유산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 명제를 신념처럼 받들며 정권의 생명줄을 군대에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유산의 정점에 선 시진핑 주석은 역설적으로 자신을 지켜주는 '총구', 즉 인민해방군(PLA)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이어진 군 수뇌부 숙청, 대만 침공 작전 핵심 인물의 경질, 그리고 군 내부에 대한 '정치사상 교육' 강화는 모두 시진핑 주석의 불신을 반영하는 조치들로 해석됩니다.
총구는 권력을 지탱하는 근간이지만, 동시에 체제의 가장 불안한 변수이기도 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설적 상황은, 세계가 인식해온 중국의 군사력과 전쟁 가능성 평가에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인민해방군에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명령을 실행할 주체인 군 지휘부에 대한 불신을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국방장관 두 명이 해임됐고, 중국 핵전력의 중추인 로켓군 수뇌부도 교체됐습니다.
최근에는 대만 침공 작전의 핵심 설계자이자 중국군 서열 2위 허웨이둥 장군마저 실각했습니다.
이러한 숙청의 배경이 부패 때문인지, 아니면 이념적 충돌이나 다른 정치적 이유인지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들 대부분이 시진핑이 직접 발탁한 인물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시 주석 자신이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조차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의미합니다.
표면적 이유는 군 수뇌부의 부정부패입니다.
인민해방군 내에는 오랜 세월 동안 뿌리내린 부정부패가 존재합니다.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해마다 급증하면서 부패가 만연할 기회도 함께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산당 지도부가 군 장성들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군에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하면서, 부패를 감시하는 기능이 약화된 점도 부정부패 확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부정부패는 인민해방군의 군사 대비 태세를 여러 측면에서 약화시킵니다.
군 지휘보다 뒷돈 챙기기에 능한 인사가 승진할 수 있고, 품질이 떨어지는 장비를 도입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부패 문제로 중국 로켓군의 일부 미사일 사일로가 심각한 유지·보수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진핑의 불신이 또 다른 부패를 만드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부패를 외치면서도 권력 유지를 위해 충성도 높은 인물에게 군 권력을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부패가 싹트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으로서는 정권 유지를 위해 군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군 내부의 부패 문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자율성입니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은 공산당의 군대로서, 정치와 이념이 지휘 체계에 깊숙이 침투해 있습니다.
시진핑의 연설을 암송하고, '시진핑 강군 사상'을 학습하는 데 병사들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되면서, 실질적인 전투 준비와 전략적 사고가 희생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는 자율성과 상황 대처 능력이 생명인 현대전에서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인민해방군이 실전 전투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1979년 베트남과의 전쟁 이후, 중국은 대규모 군사 작전을 수행한 적이 없습니다.
2016년 남수단 평화 유지 활동에서의 허술한 대응, 2020년 인도와의 국경 충돌에서 벌어진 원시적 백병전은 그 공백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군 지휘관 중 상당수는 전투를 '들어만 본' 세대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인민해방군이 평화병에 걸렸다"고 비판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복합적 전투 능력과 지휘 역량이 모두 부족하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세계 최대 병력과 첨단 무기 체계를 갖춘 '군사 거인'입니다.
양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앞서고 있는 분야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에 대한 시진핑의 불신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서방의 인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진핑에게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안겨줬습니다.
첫째, 단순한 군사력 우위만으로는 의지가 강한 국가를 제압할 수 없다는 점.
둘째, 정치적으로 통제된 군대(러시아군)의 허점과 부패가 전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입니다.
대만 해협의 긴장 속에서, 시진핑의 최대 고민은 역설적으로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신뢰' 문제일지 모릅니다.
마오쩌둥의 명제처럼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올 수 있지만, 그 총을 들고 있는 손을 믿을 수 없다면 어떤 전쟁도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군사력은 병력의 의지, 지휘부의 역량,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전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와 신뢰 위에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지금 시진핑에게 진짜 전쟁은 대만이 아닌, 자신의 군대와의 신뢰 전쟁일지도 모릅니다.
총구는 권력을 지탱하지만, 신뢰 없인 그 어떤 탄환도 목표를 정확히 명중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획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참고 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digital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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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 문장은 마오쩌둥이 남긴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유산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 명제를 신념처럼 받들며 정권의 생명줄을 군대에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유산의 정점에 선 시진핑 주석은 역설적으로 자신을 지켜주는 '총구', 즉 인민해방군(PLA)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이어진 군 수뇌부 숙청, 대만 침공 작전 핵심 인물의 경질, 그리고 군 내부에 대한 '정치사상 교육' 강화는 모두 시진핑 주석의 불신을 반영하는 조치들로 해석됩니다.
총구는 권력을 지탱하는 근간이지만, 동시에 체제의 가장 불안한 변수이기도 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설적 상황은, 세계가 인식해온 중국의 군사력과 전쟁 가능성 평가에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연이은 군 수뇌부 숙청의 의미
시진핑은 인민해방군에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명령을 실행할 주체인 군 지휘부에 대한 불신을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국방장관 두 명이 해임됐고, 중국 핵전력의 중추인 로켓군 수뇌부도 교체됐습니다.
최근에는 대만 침공 작전의 핵심 설계자이자 중국군 서열 2위 허웨이둥 장군마저 실각했습니다.
이러한 숙청의 배경이 부패 때문인지, 아니면 이념적 충돌이나 다른 정치적 이유인지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들 대부분이 시진핑이 직접 발탁한 인물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시 주석 자신이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조차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의미합니다.
부패의 악순환…충성과 능력의 딜레마
표면적 이유는 군 수뇌부의 부정부패입니다.
인민해방군 내에는 오랜 세월 동안 뿌리내린 부정부패가 존재합니다.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해마다 급증하면서 부패가 만연할 기회도 함께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산당 지도부가 군 장성들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군에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하면서, 부패를 감시하는 기능이 약화된 점도 부정부패 확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부정부패는 인민해방군의 군사 대비 태세를 여러 측면에서 약화시킵니다.
군 지휘보다 뒷돈 챙기기에 능한 인사가 승진할 수 있고, 품질이 떨어지는 장비를 도입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부패 문제로 중국 로켓군의 일부 미사일 사일로가 심각한 유지·보수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진핑의 불신이 또 다른 부패를 만드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부패를 외치면서도 권력 유지를 위해 충성도 높은 인물에게 군 권력을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부패가 싹트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으로서는 정권 유지를 위해 군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군 내부의 부패 문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해 있습니다.
인민해방군의 구조적 한계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자율성입니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은 공산당의 군대로서, 정치와 이념이 지휘 체계에 깊숙이 침투해 있습니다.
시진핑의 연설을 암송하고, '시진핑 강군 사상'을 학습하는 데 병사들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되면서, 실질적인 전투 준비와 전략적 사고가 희생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는 자율성과 상황 대처 능력이 생명인 현대전에서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전 경험의 결정적 부재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인민해방군이 실전 전투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1979년 베트남과의 전쟁 이후, 중국은 대규모 군사 작전을 수행한 적이 없습니다.
2016년 남수단 평화 유지 활동에서의 허술한 대응, 2020년 인도와의 국경 충돌에서 벌어진 원시적 백병전은 그 공백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군 지휘관 중 상당수는 전투를 '들어만 본' 세대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인민해방군이 평화병에 걸렸다"고 비판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복합적 전투 능력과 지휘 역량이 모두 부족하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의 딜레마…권력의 원천이자 불안의 근원, 인민해방군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세계 최대 병력과 첨단 무기 체계를 갖춘 '군사 거인'입니다.
양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앞서고 있는 분야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에 대한 시진핑의 불신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서방의 인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진핑에게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안겨줬습니다.
첫째, 단순한 군사력 우위만으로는 의지가 강한 국가를 제압할 수 없다는 점.
둘째, 정치적으로 통제된 군대(러시아군)의 허점과 부패가 전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입니다.
대만 해협의 긴장 속에서, 시진핑의 최대 고민은 역설적으로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신뢰' 문제일지 모릅니다.
마오쩌둥의 명제처럼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올 수 있지만, 그 총을 들고 있는 손을 믿을 수 없다면 어떤 전쟁도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군사력은 병력의 의지, 지휘부의 역량,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전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와 신뢰 위에서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지금 시진핑에게 진짜 전쟁은 대만이 아닌, 자신의 군대와의 신뢰 전쟁일지도 모릅니다.
총구는 권력을 지탱하지만, 신뢰 없인 그 어떤 탄환도 목표를 정확히 명중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획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참고 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digital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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