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없이 청소 불가능한 '쓰레기 집'...십여 명 이틀 내내 정리 [Y녹취록]

방독면 없이 청소 불가능한 '쓰레기 집'...십여 명 이틀 내내 정리 [Y녹취록]

2024.04.05. 오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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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가득 찬 집에 반려견 4마리 함께 살아
여성, 오물·쓰레기 치우지 않고 산 이유는?
오물·쓰레기 방치돼 썩어…'악취 진동'
물건 사용 여부 상관없이 모아두는 '저장 강박증'
저장 강박증 심해지면…집에도 쓰레기 쌓아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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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경철 앵커
■ 출연 : 배상훈 프로파일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 영상을 보고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는데 뒤에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이게 집 안입니다. 집 안에 이렇게 오물과 쓰레기가 가득한 상태로 한 여성이 생활을 한 거죠. 그래서 이웃주민이 이 부분을 신고해서 대청소가 이뤄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주민들 이야기에 따르면 이 여성이 이사온 지 2년이 됐는데 다른 사람들과 전혀 소통이 없었다. 지금 이 부분을 어떻게 보시나요?

◆배상훈> 특징적으로 저 사진을 보시면 좌우는 쓰레기가 있지만 중앙에 이걸 모아놓은 겁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하는 건데. 보통 저런 걸 저장강박이라고 하고 보통의 경우는 혼자 사는 분들이 소통의 과정에서 사람과 소통보다는 물건과 소통을 하는 겁니다. 물건과 소통을 하니까 물건을 놔두니까 당연히 그 물건은 쓰레기가 되는 거죠. 이건 사회성 관련된 장애입니다.

◇앵커> 그러면 주변에 계속 이 물건을 둬야 하는 습성이 있는 건가요?

◆배상훈> 이건 버려야 될 것과 버리지 말아야 될 것을 결정하지 못하고 다 가지고 있고.

◇앵커> 그게 구분이 안 되는 건가요?

◆배상훈> 구분이 안 되고 결정장애지만 그건 과정이고 실제로는 이 과정에 내 옆에 사람이 있어야 되고 사람과 소통을 해야 되는데 사람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누구랑 하냐면 물건과 하는 겁니다. 물론 물건과 얘기하는 경우가 아니지만 거기서 감정적 소통을 하기 때문에 저장강박은 사회성의 아주 낮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보통의 경우는 저 정도는 제가 본 사례 중에서 약과입니다. 보통 한 아파트에 방이 4개인데 3개는 다 꽉 차 있는 경우도 많고 아파트가 저러니 얼마나 그 아파트에 쥐가 왔다갔다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저 정도면 그래도 중간 정도거든요. 최악의 경우는 저기에다가 애니멀호도 같은, 그러니까 반려견, 반려묘도 수십 마리씩. 그러니까 애니멀호도와 저장강박이 섞인 것이 가장 위험한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시청자 여러분들이 보고 계신 이 장면이 프로파일러님이 최악이 아니라고 하는 게 더 충격적이기도 한데. 사실 이런 상태라면 악취 때문에라도 생활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요.

◆배상훈> 본인은 그 악취를 느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른바 감각 자체의 각성이 다른 쪽으로 가기 때문에. 오히려 냄새보다는 시각적인 것이 더 강합니다.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저 썩어가는 물건, 부탄가스에 자기 감정을 이입하는 겁니다. 버려진 부탄가스이지 않습니까? 자기도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버려진 같은 존재가 공감을 이룬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겁니다.

◇앵커> 동일시하는 거잖아요. 본인의 처지와 버려진 물건들을 동일시한다. 해당 여성의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새로 집을 구해 줘도 다시 더러워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배상훈> 저건 경제적 문제는 아닙니다. 다른 집을 구하고 방을 구해 준다 한들 심리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회성 치료를 하지 않으면 똑같이 됩니다. 그러니까 저기서 청소를 해 드리는 행정복지센터나 주민들은 오죽했으면 저렇게 하겠습니까? 냄새가 막 나고 동네가 안 좋아지니까. 그런데 중요한 거는 저분에 대한 심리치료가 중심이 돼야 됩니다.\

◇앵커> 아까 저장강박증이라는 용어를 쓰셨는데 그러면 저장강박증은 어떤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건가요?

◆배상훈> 경제적인 것보다는 사회적 소외된, 인간증발 같은 느낌. 일본에서 인간증발이라고 하죠. 사회관계가 너무 빡빡하거나 사회관계가 너무 주변에서 기대가 크거나 이런 경우에는 완전히 그 관계로부터 스스로 단절을 해 버린 겁니다. 일본말로는 히키코모리라는 그런 느낌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알고 있는 히키코모리와 같은 증세인 건가요?

◆배상훈> 같은 건데, 그건 좀 다른 건 히키코모리는 가정이나 다른 사람과 같이 있지만 거기서 벗어나는 거고 저장강박은 아예 공간을 따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저장강박의 말의 뜻 자체가 물건을 저장한다는 건가요, 어떤 건가요?

◆배상훈> 현상적으로 저기에 감정을 느끼니까 저장해 둘 수밖에 없는 거죠. 저장하지 않으면 버려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저걸 버리면 자기도 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저장강박이라는 건 결과적인 현상을 하는 건데 이렇게 표현을 할 뿐 원래는 감정적인 소홀, 감정적인 소외이탈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저장강박증 증세는 고칠 방법이 있나요? 어떻습니까?

◆배상훈> 아닙니다. 저건 초기에는 아주 쉽게 고칠 수 있고요. 중기쯤 돼도 사실은 고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주변 사람들이 더럽고 냄새나니까 접근을 안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런 분들은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욕하고 싸우고 그게 중증이 됐을 때는 이미 치료보다는 갈등이 더 심한 거죠. 그러니까 이분을 감적으로 잘 공감을 시켜주면 저 증세는 금방...

◇앵커> 중증 이후에도 고칠 수 있는 건가요?

◆배상훈> 충분히 고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사회가 노력을 해야 된다는 거죠, 저기까지 가면. 지역사회와 가족과 같이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앵커> 주변분들이 많이 도움을 줘야 이 부분이 개선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주요 사건, 사고 그리고 이와 관련한 심리 관련해서 배상훈 프로파일러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대담 발췌: 이미영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Y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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