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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방화셔터 깔려 '뇌손상' 입은 초등생…학교장 무혐의, 행정실장 벌금형[제보이거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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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동생과 노는 걸 제일 좋아했던 홍서홍 군. 엄마의 다정한 부름과 동생의 귀여운 재롱에도 서홍 군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못 합니다. 올해 12살이 된 서홍 군은 학교에서 당한 사고로 2년 4개월째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2019년 9월 30일 아침 8시 30분, 경남 김해시 한 초등학교. 당시 2학년이던 서홍 군은 계단을 올라 교실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그 때,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예고도 없이 방화셔터가 내려왔습니다. 잠시 망설이던 서홍 군은 셔터 아래를 지나가려 했지만, 가방이 셔터에 걸리면서 100kg가 넘는 철제 방화셔터에 그대로 깔렸습니다.

등교하는 학생들을 교직원들이 직접 맞이하는 ‘학생맞이’ 행사로 대부분의 교직원들이 건물 밖에 있던 상황. 2학년 교사 1명이 교실에 남아있었지만, 서홍 군은 10분가량 방화셔터에 목 부위가 짓눌리면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연락받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서홍이 모습이 마치 서홍이가 아닌 것 같았어요. 웃으면서 등교하던 아이 얼굴이 시퍼렇고, 퉁퉁 부어있고,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이길예 씨, 홍서홍 군 어머니

불이 난 것도 아닌데, 방화셔터가 내려온 건 시설관리 담당자 A씨가 임의로 방화셔터 스위치를 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서홍 군 어머니는 "아이들이 등교할 시간에 A씨가 스위치 10개를 하나씩 눌러보는 바람에 우리 서홍이는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다른 몇몇 아이들도 방화셔터가 내려와 갇혀있던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방화셔터 깔려 '뇌손상' 입은 초등생…학교장 무혐의, 행정실장 벌금형[제보이거실화냐]

경찰은 A씨와 당시 학교장이던 B씨 등 4명에 사고 책임을 물어 검찰에 넘겼지만, 교장 B씨는 검찰 기소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관계자 3명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2일, 스위치를 임의조작한 시설관리 담당자 A씨에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 소방안전관리자인 행정실장 C씨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중 행정실장 C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고, 검찰 역시 항소한 상태입니다.

서홍 군 어머니는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하고, 서홍이 과실까지 따지려 드는데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다”며 울분을 쏟아냈습니다.

또 “교장 선생님은 그래도 총 학교를 관리하는 책임자인데, 왜 교장 선생님만 빠졌는지, 학교 안에서 다쳤는데 서홍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려우신 건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허 억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는 “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어린이는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특성을 감안해 안전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주는 게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선생님들이 아직까지 안전전문성이 부족하고, 전문성을 기를 여건도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학교마다 안전 전문 강사를 배치해서 사례 중심 실습 교육을 실시한다면 사고율을 88%까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안전 사고의 근본 원인은 ‘설마’ 하는 안일한 의식”이라며 “2007년에도, 2016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데, 진작 천으로 된 방화스크린으로 교체하는 등 조치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홍 군 사고 이후, 교육부는 각 지역 교육청에 철제 방화셔터를 방화스크린으로 교체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홍 군이 다녔던 학교는 방화셔터를 모두 방화스크린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박찬대 의원실에서 제공한 17개 시도교육청 방화셔터 설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말 기준 방화스크린 설치율은 전국 평균 25.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딜 가면 방화셔터가 그렇게 눈에 잘 띄더라고요. 근데, 그 밑을 못 지나가겠어요. 자꾸만 서홍이 생각이 나요. 제발 학교만이라도 모두 철제 방화셔터를 방화스크린으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이길예 씨, 홍서홍 군 어머니

학교 방화셔터 깔려 '뇌손상' 입은 초등생…학교장 무혐의, 행정실장 벌금형[제보이거실화냐]

서홍 군은 간신히 눈은 떴지만, 영구 뇌손상과 사지마비를 진단 받아 간단한 대화를 하지도, 스스로 몸을 가누지도 못 하는 상태가 돼버렸습니다. 저하된 의식을 끌어올리고 몸이 굳지 않도록 하려면 매달 드는 재활 치료와 간병비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상황.

처음엔 학교에서 당한 사고인데도 간병비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학교안전법으로는 치료 중에 간병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겁니다. 다행히 학교안전법이 바뀌면서 오는 3월부터 간병비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서홍 군과 가족은 여전히 눈앞이 캄캄합니다.

“법이 바뀌면서 조금은 부담을 덜게 돼서 너무 감사해요. 하지만, 간병비 지원만으로는 솔직히 막막한 상황이에요. 치료비는 급여 부분에서만 보상해주다보니 백만 원을 청구하면 이삼십만 원 정도만 나오더라고요. 끝이 없는 길을 가야하는 저희 입장에서는 효과 있다는 치료법 있으면 다 받게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제약이 있다보니까 힘들어요.”
- 이길예 씨, 홍서홍 군 어머니

그 날, 서홍 군을 덮쳤던 방화셔터는 가족들의 삶까지 짓누르고 있습니다.

“가끔 우리 가족들이 위태롭단 생각도 들어요. 저는 우울증약 안 먹으면 생활이 안 되고, 아이 아빠는 치료비를 한 푼이라도 더 벌려면 생업에 종사해야 하고, 큰 애는 서홍이 사고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커요. 서홍이 동생도 제가 서홍이 간호하러 가는 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니까 분리불안이 생겼어요. 사실 이렇게 나와서 얘기하는 게 너무 힘들지만, 조금이라도 우리 아이들 안전이 보장되고, 경각심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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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이를 응원해주신 분들한테 감사 인사도 드리고 싶었어요. 서홍이가 직접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드린다는 상상도 많이 해요. 언젠가는 좋은 날에 서홍이가 직접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쭉 치료하려고요.”
- 이길예 씨, 홍서홍 군 어머니

YTN 강승민 (happyjournalist@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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