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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실 이후] 폭행 후 부산 모텔에 방치해 사망케 한 가해자, 1심서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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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실 이후] 폭행 후 부산 모텔에 방치해 사망케 한 가해자, 1심서 징역 5년

2021년 05월 04일 19시 04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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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실 이후] 폭행 후 부산 모텔에 방치해 사망케 한 가해자, 1심서 징역 5년
“그날, 오빠와 나 둘뿐이던 내 세상은 무너졌어”
지난 2월, SNS상에서 한창 화제가 됐던 글이 있었다.

폭행을 당한 채 모텔에 방치돼 사망한 20대 故 이준석(가명) 씨,
준석 씨를 최초로 발견했던 여자 친구가 눈물을 참아가며 쓴 글에
약 3만 명의 공감과 1.1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제보 이거 실화냐] 제작진은 지난 2월 27일,
준석 씨와 가족들, 그리고 그 여자 친구의 일상이 무너졌던 비극적인 사연을 취재했다.

지난해 10월 14일 밤, 아르바이트 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준석 씨,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 준석 씨는 가해자 T 씨에게 폭행을 당해 쓰러졌고,
T 씨와 함께 있던 가해자 일행 4명은 쓰러진 준석 씨를 병원이 아닌, 모텔로 옮겼다.

검안 결과 준석 씨는 모텔 방에 옮겨졌을 당시만 해도 살아있었지만,
제때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해 차가운 모텔 바닥에서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 류승우 부장판사는 오늘(4일)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해자 T씨(23)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에 열린 결심 공판에서 가해자 T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폭력으로 넘어진 피해자가 넘어지기 전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음에도 모텔 방에 두고 간다는 것은 건전한 시민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피고의 만연한 책임 회피 때문에 피해자는 매우 큰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 숨졌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 유가족이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우발적인 폭행이었고, 당시 피해자가 눈에 잘 띄는 출혈이 없어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의심이 들지 않는다.”며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1심 선고를 지켜본 준석 씨의 유족과 여자 친구는 끝내 오열했다.

[제보 이거 실화냐] 팀은 선고 이후 준석 씨 누나의 심정을 들어봤다.

Q. 선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희는 그래도 (검찰) 구형의 반 이상은 선고가 될 줄 알았는데, 어떻게 5년이라는 게 나오고,
재판 과정 중에 전몰군경 이런 걸 얘기하는 거예요. 6.25 전몰군경의 자손 이런 걸 얘기하는 거예요. 양형 판단의 이유로. 이것도 너무 웃기고, 어떻게 사람이 죽었는데, 형을 다 살고 나와도 30세가 안 되는데 어떻게 이런 형량을 내릴 수가 있는지 어이가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Q. 가해자 T씨는 법원에 반성문을 22차례나 제출(5/4 기준)했다. 그런 T씨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는지, 또 가해자의 일행들도 유족에게 사과한 적이 있는지?

없어요.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예전부터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는 많았는데, 너무 어이가 없고,
나머지 일행들에게 연락해도 오히려 당당하게 “몰랐다, 이렇게 전화하실 거면 끊겠다.“ 라고 얘기를 하고.
이런 상황이 너무 답답한 거죠, 저희는 솔직히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었던 것뿐인데 아무 말도 안 하고, 진술도 바꾸고, 오히려 잘못했다고 사과한다면 동생이 억울하게 가진 않으니, 어느 정도 참작을 할 수 있을 텐데, 자기들 살기 위해서 계속 거짓말을 하니까 답답하고, 더 용서도 안 되고, 지치는 거 같아요.

또, 검사 구형 며칠 후, 가해자 T씨 측에서 저희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합의금으로) 5천만 원 줄 테니, 계좌번호 알려달라.“고 했다는 거예요. 저희 어머니가 그걸 듣고 ”준석이를 무슨 파리 목숨으로 아냐, 어디 사죄도 없이 계좌번호를 달라느냐“며 화를 내셨어요. 태도의 문제도 있어요.


Q. 가해자 부모가 편지를 보냈다는데...?

1심 선고 직전 가해자 엄마가 저희 쪽으로 편지를 한 통 보냈어요. 그런데, 사과의 편지마저도 자기 아들을 이렇게 만든 저희 동생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는 편지를 보내니까… 자기 아들이 기막힌 운명에 처했느니, 자기 아들이 경찰을 꿈꿨다는 등 이런 게 너무 어이가 없어요.

편지의 2/3가 가해자의 앞날이 불쌍하고, 처한 현실이 불쌍하다는 내용만 있어요. 편지를 보고 더 사죄하거나, 미안하거나, 용서를 구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았고, 내 아들만 불쌍하다는 느낌밖에 안 들었어요.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주 가해자조차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으니까 나머지 애들도 벌을 제대로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들고,
가해자들이 저희 옆을 지나갈 수도 있을 거고, 지금 편하게 자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런 게 너무 화가 나고,
지난 10월에 일어난 일인데도 아직도 사과 한 번 없고, 선고 직전에 이러는 건 누가 봐도 감형을 받기 위함이잖아요. 그래서 판사도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한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라고 했는데도 5년밖에 선고가 안 되니 이게 현실인가 싶은 심정이죠.

당시 차갑게 식어있던 남자친구의 싸늘한 주검을 제일 먼저 마주했던,
너무나도 사랑해서 매일 닿지 못할 편지를 부쳐왔던 故 준석 씨의 여자 친구 역시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Q. 1심 선고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단 검사님이 최고형을 구형해주셨잖아요. (선고 이후) 계속 울고 있었는데, T 씨가 선고 끝나고 약간 고맙다는 식으로 인사를 두세 번 하고 들어가더라고요. 재판장님한테만 감사 인사를 하고, 저희한테는 인사조차 안 했어요. 그래서 화도 너무 나고... 저는 사건 이후 탄원서고, 언론 접촉이고 정말 오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돌아다녔는데도, 결과가 5년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Q. 남자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지금까지도 매일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오빠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오빠니까, 저를 지켜줘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오빠가 지금 하늘나라에서 혹시나 미안해할까 봐... 저는 자발적으로 오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오빠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걸 오빠한테 말해주고 싶어요. 가해자들이 작은 벌이라도 받을 수 있게 그때까지는 정신 차리고 다 할 테니 오빠가 절대 저에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쓰러진 준석 씨를 모텔에 함께 옮긴 가해자 일행 4명은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가 많아 다시 경찰로 내려온 상태다. 이에 유족들은 수사에 진전이 없는 것에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T씨 일행은 준석 씨의 사망 당일, 장례식장에 찾아와 준석 씨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걸 자신들이 부축했다고 거짓말을 해 유족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또 유족들이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글은 10만여 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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