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다" 아시아인 인종차별 폭행한 英 10대 유죄

"코로나 바이러스다" 아시아인 인종차별 폭행한 英 10대 유죄

2021.01.06. 오전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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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다" 아시아인 인종차별 폭행한 英 10대 유죄
사진 출처 = Facebook 'Jonathan M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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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초기 영국 런던에서 한 싱가포르 유학생에게 인종차별적 폭행과 폭언을 했던 15세 영국 남학생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재학 중인 싱가포르 출신 유학생 조너선 목(Jonathan Mok, 24) 씨는 지난해 2월 24일 밤 런던 옥스퍼드가를 걷던 중 한 영국인 학생 무리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당시 목 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건 정황을 보면, 세네 명의 영국인 학생 무리가 목 씨를 향해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외쳤다.

목 씨는 "이들을 쳐다보자 무리 중 한 명이 '쳐다보지 말라'고 소리치며 갑자기 얼굴을 여러 번 때렸다"라며 "또 다른 한 명은 나를 발로 차면서 '내 나라에 너 같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 게 싫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사건 이후 엑스레이 촬영 결과 목 씨의 광대뼈와 코에는 일부 금이 간 상태였다. 한쪽 눈에도 피멍이 심하게 들었다.

이 사건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 문제로 대두되면서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지난 5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이 무리 중 한 명인 10대 소년 A 군은 목 씨에게 인종차별이 더해진 신체적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앞서 A 군은 스스로 경찰에 자신의 행위를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8월 열린 재판에서 A 군은 폭행 사실은 인정했지만 인종차별적 동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A 군은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결국 인종차별 혐의를 적용받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을 담당한 런던 하이버리 코너 소년 법원 레슬리 와드 판사는 "공격에 정당한 이유가 없었고 인종차별적 동기로 발생한 사건"이라며 "피해자 목 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증거가 명확하다"라고 판시했다.

와드 판사는 "사건 현장에서 '질병' 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가까이 오지마' 등의 말을 들은 여러 목격자가 있다"라며 "가해자도 자신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인근 가게 CCTV에 촬영된 당시 사건 현장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대인 A 군은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며 오는 27일 열리는 재판에서 최종 형량이 결정될 예정이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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