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에게 '항암제' 선물한 상일동역의 변신

디자이너에게 '항암제' 선물한 상일동역의 변신

2017.02.22.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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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에게 '항암제' 선물한 상일동역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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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살해하는 방법', 온라인 내 각종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인기 게시물이다. 물론 게시물을 살펴보면 실제로 '살해하는 방법'을 다룬 무시무시한 글은 아니다. 디자인과 레이아웃 등에 민감한 디자이너들을 괴롭히는 디자인을 모아 놓은 게시물이 대다수다.

예를 들어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 PPT나 글자 정렬이 안 된 책 표지 디자인, 역사 내 안내 표지판 등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불편한' 디자인을 소개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디자인들은 '디자이너 발암유발 디자인' '디자이너 강박증 생기는 사진' '디자이너 괴롭히는 방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디자이너에게 '항암제' 선물한 상일동역의 변신

이 중에서도 유명한 '전설의' 사진 가운데 하나는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의 '5호선 타는 곳' 안내 표지판이다. 강동, 왕십리, 광화문, 방화 행 열차의 승차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인데, 유독 광화문만 글자 간격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표지판 역시 '디자이너들 암 걸리게 하는 디자인' 가운데 하나로 유명세를 탔다.

디자이너에게 '항암제' 선물한 상일동역의 변신

그러나 오늘(22일) 상일동역의 표지판이 변경된 디자인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는 해당 안내판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직장인 윤이삭씨는 ‘"몇 년 동안 출퇴근하며 하루에 두 번씩 보던 안내판이 드디어 오늘 변경됐다"며 YTN PLUS에 사진을 제보했다. .

상일동역을 포함해 서울 지하철 5, 6, 7, 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홍보실의 이만희 차장은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터넷에서 해당 안내판이 화제가 되는 것을 확인한 직후, 어제(21일)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며 "2월 말까지 5, 6, 7, 8호선의 157개 역사를 전수 조사하여, 3월 중으로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드리는 안내판은 모두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만희 차장은 "이 정도로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다양한 형태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디자인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막힌 속이 내려가는 것처럼 시원하다" "안내 표지판을 보고 병이 다 나았습니다" "가독성이 훨씬 좋아졌다" "여백이 조금만 더 조정됐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발 빠른 대응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YTN PLUS
(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 윤이삭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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