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년 만에 최고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원달러 환율 10년 만에 최고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2008.10.09. 오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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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금융시장, 정말 패닉이라는 말 밖에는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극도의 불안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들이 보란듯이 날마다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미 통제를 벗어난 듯한 금융시장,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리서치센터에 유병규 본부장님 나오셨습니다.

[질문1]

어디부터 말씀을 나눠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먼저 환율부터 한 번 보죠?

1달러에 1,100원을 넘어선 것이 불과 지난달 1일인데요, 불과 한 달이 조금 지난 사이 1,400원에 육박하고 있죠?

[답변1]

어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66.90원 급등한 1,395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98년 9월 23일 1,402.00원 이후 10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질문2]

외환위기가 시작됐던 지난 1997년 말에, 한때 1달러에 1,962원까지 환율이 치솟은 적이 있지만 사실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1,400원선이었던 적이 거의 없죠?

[답변2]

원화 환율은 외환위기 전에는 달러당 800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예를 들어 95년 평균 환율은 771원이었고, 96년에는 805원을 기록했습니다.

외환위기가 닥치며 900원대에서 1,000원대로 상승했습니다.

97년에 951원, 98년에는 1,399원을 기록 이후 하락세를 유지 2006년에는 900원대로 낮아졌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원화환율은 900원대를 유지했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되고 최근에 들어서 급등세를 나타냈습니다.

[질문3]

그러면 가장 적정한 환율은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합니까?

[답변3]

적정 환율을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환율 등 급·등락이 문제입니다.

최저 환율과 최고 환율 차이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급격히 확대되었습니다.

2006년에는 등락폭이 94원, 2007년에는 51원, 2008년에는 10월 8일 현재 400원대에 육박해 2007년의 8배가 됐습니다.

[질문4]

이론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환차손 우려가 있지만 일단 가격 경쟁력이 좋아져서 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하는데 요즘 환율 상승이 과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답변4]

이론상으로 보면 수출에는 도움이 되고 수입에는 피해를 주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익보다 피해가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왜냐하면 수출은 환율보다는 세계 경기에 더 영향을 받는데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부정적 영향은 보다 직접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일단 수입 물가를 올려서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고 압력을 높여 내수 부진을 심화 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대외 부채 부담을 늘리게 되고 특히 영세 중소 수입상들이 환율 상승으로 매우 큰 피해를 보게됩니다.


[질문5]

반대로 주식은 폭락해서 1,200대까지 떨어져서 과거로 돌아가는 분위기인데 주가 하락도 심각하죠?

[답변5]

코스피지수도 어제 전날보다 79.41포인트(5.81%) 내린 1,286.69에 마감되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29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6년 8월7일 1,289.54를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질문6]

원인은 결국 미국에서 시작된 신용경색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구제금융 법안이 통과됐는데도 시장의 반응은 전혀 효과가 없는 것 같은데 이유는 뭔가요?

[답변6]

구제 금융이 안고 있는 한계 때문입니다.

첫째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IMF 부실 추정 1조 4,000억 달러이고 지원 규모는 1조 640억 달러입니다.

둘째는 추가 부실 요소 잠재에 대한 불안감때문입니다.

파생 상품 특성상 정확한 파악 안되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향후 미국 부동산 추가 하락 가능성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6년 7월 이후 19% 하락했고 향후 10% 추가 하락 가능성 존재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질문7]

더욱 불안한 것은 미국의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우려가 더 커지는 것 같은데 실제로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7]
일단 금융 기관의 파산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자금 경색으로 소비자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 심리 악화 내수 부진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경기 불안의 상징적 현상이 미국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7일,현지시간으로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정부 통계 집계 결과 현재 대출을 받은 대학 1학년과 2학년 학생 중 졸업 후 대출금을 갚지 못해 파산에 이를 수 있는 비율이 25%로 추산됐습니다.

4명 가운데 1명이 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4년제 대학생 파산 비율이 19~31%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8]

미국 뿐 아니라 유럽도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죠?

[답변8]

영국의 지난 8월 제조업 생산(공장생산)이 전달대비 0.4% 감소했다고 영국통계청이 7일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0.2%였습니다.

이로써 제조업 생산은 6개월 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80년 이후 근 30년만에 처음입니다.

영국은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갔으며, 내년까지 실업자 수가 35만 명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영국상업회의소가 7일 경고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8일, 500억 파운드(미화 875억 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8개 주요 은행들을 부분 국유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질문9]

그러면 우리 환율과 주가 어떻게 전망할 수 있겠습니까?

주가 전망이 어려우시면 환율 전망만 해주셔도 됩니다.

[답변9]

환율과 주가 전망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말에 들어가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축소되고, 미국 구제 금융 자금이 풀리고 미국 금융 시장이 안정이 되면 환율의 하락 요인도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금융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집단적 대응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윗선에서는 정부 내 비상 전략팀을 구성(청와대, 금감원, 한은, 기획재정부 등) 동일한 경제 인식과 정책 판단 필요하고 정부, 기업, 금융기관, 소비자들의 공동 대응도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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