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드라마 '몰아보기' 힘들어진다, '더글로리'·'카지노'까지..그 이유는

OTT드라마 '몰아보기' 힘들어진다, '더글로리'·'카지노'까지..그 이유는

2023.01.30.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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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드라마 '몰아보기' 힘들어진다, '더글로리'·'카지노'까지..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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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1월 28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윤복실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연구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OTT드라마 '몰아보기' 힘들어진다, '더글로리'·'카지노'까지..그 이유는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이번 미디어 비평 시간에는요, 서강대학교 미디어융합연구소의 윤복실 연구교수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윤복실 교수(이하 윤복실)> 네, 안녕하세요. 윤복실입니다.

◇ 김양원> 새해들어 처음 뵙네요. 지난 연말 그리고 연초부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 OTT 콘텐츠들이 여러모로 화제가 됐던데, 교수님은 요즘 관심갖고 보고계신 드라마나 OTT 콘텐츠 있을까요?

◆ 윤복실> 네, 저는 이번 설에는 화제가 됐지만 못 봤던, 영화를 봤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뎃웨어’, ‘인생은 아름다워’ 그리고 설 연휴 직전에 공개된 ‘정이’를 감상했습니다.

◇ 김양원> 연상호 감독 그리고, 강수연 배우의 유작으로 입소문이 난 ‘정이’는 넷플릭스에서 1월 26일 현재 시청순위 1위던데요. 그런데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더 글로리>도 그렇고요, 요즘은 OTT 콘텐츠를 한꺼번에 전체 공개하지 않고, 다음 공개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콘텐츠가 많더라고요.

◆ 윤복실> 네, 이른바 '쪼개기'로 부르는데요. <더 글로리>는 총 12부작인데, 6부작 공개 후, 3월에 나머지 6부작을 공개한다고 하죠.

◇ 김양원> 애초에 OTT 플랫폼의 장점으로 꼽혔던 건, 기존 방송에서 연속극 형태로 매주 수,목 또는 매주말을 기다리던 패턴을 바꾼 것이지 않았습니까. 사전제작을 해서 한꺼번에 6-8부작을 공개하는 형식이 파격적이었고, 그래서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았던 것 같은데요. 최근 들어 작품 공개 순서의 시차를 두는 새로운 경향이 생긴 것 같아요?

◆ 윤복실> 네, 넷플릭스가 십 년 정도 지켜온 원칙을 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작품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이른바, 몰아보기(Binge-watching) 전략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몰아보기’ 전략은 OTT 플랫폼이 생소한 구독자를 모으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전략이 성공해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의 강자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죠. 그리고 그 전략이 성공하면서 전편 공개가 보편화된 것인데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넷플릭스는 작품을 한꺼번에 다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바 시즌 쪼개기를 하고 있는데요, 최근 화제가 된 송혜교 배우 주연의 드라마 ‘더 글로리’ 가 파트 1,2로 나누어서 구독자들의 원망을 듣고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죠, 이미 넷플릭스 ‘몰아보기’에 익숙한 시청자 입장에선 아쉬울 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쪼개기 공개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윤복실> 넷플릭스의 쪼개기 공개는 구독자 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화제가 되는 작품을 여러 번 나누어 공개하면 구독자를 더 오래 플랫폼에 잡아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인 것이죠. 이렇게 쪼개기 전략을 시도하게 된 것은 OTT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은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전통적인 콘텐츠 사업자인 디즈니 플러스와 훌루 등의 구독자 수가 크게 늘면서 플랫폼 간의 경쟁에 치열해졌습니다. 이미 디즈니가 보유한 플랫폼의 총 구독자 수가 년 분기 기준 넷플릭스 구독자 수를 넘어섰다는 분석입니다.

◇ 김양원> 그러면 콘텐츠 쪼개기 공개가 실제 구독자 유지에도 도움이 될까요?

◆ 윤복실> 아직은 판단하기 이릅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오자크’(시즌4), ‘종이의 집’(시즌5) 등의 해외 오리지널 시리즈도 한 시즌을 두 개로 쪼개서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한국판 종이의 집도 파트1, 2로 나누어서 쪼개서 공개를 했는데요, 한국판 종이의 집은 쪼개기 공개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파트 1이 예상 밖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 파트 2도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학교 폭력을 다룬 <더 글로리>는 다릅니다. <더 글로리> 파트 2가 공개될 3월을 기다리는 구독자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시즌 쪼개기가 구독자 유지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김양원> 넷플릭스 사정은 그런데, 다른 OTT는 어떤가요? 디즈니 플러스 같은 경우엔 주 1~2회 공개를 내세우기도 했잖아요?

◆ 윤복실> 디즈니 플러스는 최근 최민식, 손석구 투톱 배우를 앞세운 드라마 카지노를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도 처음 3화를 공개한 이후 1주일에 한 편씩 작품을 공개하고 있구요. 토종 OTT 티빙도 드라마 아일랜드를 파트 두 개로 나누어서 공개하고 있죠.

◇ 김양원> 아까 락인 효과 말씀하셨는데, 이건 기존 구독자의 이탈을 막겠단 거고,
신규 가입자 확보를 한단 계획으로는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내놓기도 했잖아요. 성과 면에선 어떻게 평가하세요?

◆ 윤복실>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는 한국 기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총 2억 3천 백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 대비 7백 6십 6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한 것인데요,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아직 광고형 요금제 도입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성과를 단언하기는어려운 것 같습니다. OTT 특성상 날이 추워지는 4분기에는 늘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난해 코로나 엔데믹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전반기에는 신규 가입자 수가 전망치보다 낮게 나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광고형 요금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 김양원> 광고형 요금제는 HBO 맥스가 먼저 출시했죠?

◆ 윤복실>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21년 HBO 맥스가 9.99 달러의 광고 요금제를 내놓았죠. 그런데,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빗대어 광고요금제가 유료 가입자 유지에 소용이 없다고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외면할 수 없는 가입자들도 있기 때문이죠. 광고요금제가 이용요금으로 인한 해지를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가입자들이 상위요금제에서 저렴한 요금제로 갈아타는 그로 인한 손실은 또 광고 매출로 메꿀 수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 측에서는 광고요금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기존에 서비스 이용요금이 부담스럽던 비가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 김양원> 그런데 넷플릭스, 이번엔 공유 계정 유료화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더군요? 이와 관련해서 구독자들 사이에선 설왕설래가 많던데요.

◆ 윤복실>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던 넷플릭스의 구호가 무색해졌는데요.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에 나선다는 소식입니다. 이미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부터 칠레, 아르헨티나 등 일부 남미 국가에서 계정 공유에 대해서 1인당 2~3달러를 부과하고 있는데요, 이제 한국 시장에서도 계정 공유 유료화를 도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가입자 수가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 추세 원인을 ‘계정 공유’로 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현재 이용약관상 이용자의 가구 구성원에게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사실 제3자 공유를 크게 단속하지는 않았는데요, 넷플릭스는 1억명 이상의 가입자가 가족, 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 김양원> 구독자들의 반발이 있지 않을까요? 지금도 구독 취소하는 인증 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다고 하는데요?

◆ 윤복실> 그렇습니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인 명의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용자 120명 중 42.5%가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추가 비용을 내겠다'는 이용자는 24.2%에 그쳤습니다. 이 얘기는 어떻게 보면, 현재 구독자들이 OTT 서비스 이용에 따른 콘텐츠의 소비, 혹은 콘텐츠 소비가 킬링타임으로 효과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 김양원> 자, 이렇게 신규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구독자를 붙잡아두기 위한 플랫폼 전략이 계속해서 변화되는 상황, 올 한해 OTT 시장의 변화와 전망 어떻게 보세요?

◆ 윤복실> 플랫폼 간 경쟁이 그야말로 과열 그 자체인데요, 플랫폼 기업의 생존전략으로 콘텐츠 내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HBO맥스와 디스커버리 플러스를 합친 새로운 OTT 플랫폼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토종 OTT 사업자들의 고전을 염려하게 되는데요, 가장 좋은 수익모델은 제작비를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생산할 수 있는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퀄리티가 좋은 콘텐츠 생산’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 김양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복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미디어융합연구소의 윤복실 연구교수였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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