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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쉽게 주어진 운명은 재미없어”... 2022년 여름, 김태리와 외계+인](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2/0720/202207201635571925_d.jpg)
영화 '외계+인'의 배우 김태리 ⓒ매니지먼트 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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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인터뷰가 싫었어요. 당시에 했던 저의 생각이 거기 박제되면, 사람들은 저를 과거의 모습으로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그건 그 당시의 생각이고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 상관이 없어졌어요. 김태리는 훨씬 더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고, 훨씬 더 많이 변화할 거니까요”
한여름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시원시원한 웃음. 인터뷰 장소를 가득 메우는 그의 호쾌한 웃음 뒤에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꾸밈없이 투명한 진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화 ‘외계+인’ 1부의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만난 김태리 씨는 인터뷰 매 순간, 기자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배우였다.
예전의 인터뷰나 영상, 사진에서 자신의 안 좋은 면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던 그는 이제 더 이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게 됐다고 해맑게 웃어 보였다. “무언가 보여주고 싶은 것도 아니고, 감추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편안하고 자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 지 알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얼핏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희도,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 ‘아가씨’의 숙희나 ‘1987’의 연희, ‘미스터 션샤인’의 애신, ‘승리호’의 장선장. 그리고 ‘외계+인’ 속 이안의 면면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날의 인터뷰는 그의 말처럼 2022년 7월 19일 김태리가 가진 모습의 일부일 뿐이었다.
- 1,2부를 동시에 촬영했고, 387일 동안 촬영하며 한국 영화 사상 최장기간 프로덕션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래 기다린 작품인데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소감은 어떤가
김태리 : 2년 전에 촬영이 끝났지만, 그동안 배우들과 최동훈 감독님, 제작사 분들과의 감정은 계속 깊어졌어요. 감정이 커지며 기대를 정말 많이 했죠. 마침내 우리들의 아이가 “응애!”하면서 나오는 순간 같아요. 너무 설레고 기분이 좋아요.
영화 ‘도둑들’과 ‘암살’로 쌍천만 흥행 신화를 쓰고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등 매 작품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텔링, 독보적 연출력으로 한국 장르 영화의 진일보를 이끌어 온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외계+인’은 독특한 이야기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김태리 씨는 ‘천둥을 쏘는 여인’으로 불리는 이안 역할을 맡아 다시 한번 색다른 변신에 나섰다.
- ‘선구안을 지닌 배우’라고들 이야기한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데, ‘외계+인’에 끌렸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태리 : 최동훈이라는 세 글자. 최동훈 감독님이 하시는 작품이라고 해서 하겠다고 했죠. 처음 하는 작품은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의미만으로 뛰어들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해요. 펜싱을 소재로 했던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그랬고, ‘승리호’도 그랬죠. ‘외계+인’ 역시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이고, 심지어 최동훈 감독님인데 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 최동훈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태리 :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영화에는 문외한이었어요.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안 됐죠. 영화를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저는 캐릭터나 장르보다도 특정 감독님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함께하고 싶었던 감독님과 작업할 기회가 와서 행복하게 선택할 수 있었죠. 최동훈 감독님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촬영장을 유연하고 자유롭게 만들어 놓으셨어요. 덕분에 하루 종일 즐겁게 생각하며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김태리 씨는 인터뷰 내내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연신 자신의 노트에 메모를 적어 나갔다. 선구안, 스포츠, 에페(펜싱용 칼), 운명 등. 그의 노트 속에는 기자의 질문 속 본인이 생각하는 키워드들이 문자와 그림으로 가득했다. 어떤 질문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골똘히 생각하는 그는 인터뷰에도 진심이었다.
- 최동훈 감독은 ‘김태리 배우만큼 진실된 표정을 지닌 배우가 극히 드믈다’라고 칭찬했는데, 캐릭터에 다가가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김태리 : 연기는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가장 진짜에 근접한 거짓말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거짓말이 아닐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진짜에 가까운 거짓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죠.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나로부터 찾든가, 다른 것에서 찾든가 혹은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그 지점을 닿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김태리가 아닌 캐릭터가 지닌 진실에 근접하려고 노력해요.
- 류준열 씨와는 ‘리틀 포레스트’ 이후 두 번째 호흡이었다. 4년 만의 재회였는데 어땠는가
김태리 : ‘리틀 포레스트’ 당시 임순례 감독님께서 준열 오빠와 기주 언니(배우 진기주)를 모아 놓고 반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극 중 셋이 친구로 나와서 빨리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셨어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말을 놓으니까 마법처럼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그때의 편안한 호흡이 ‘외계+인’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준열 오빠는 무륵을 정말 잘 연기했어요. 눈앞에서 이 사람의 연기를 보고, 그것이 화면에서 구현되는 것,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진짜 잘한다고 느꼈죠. 같이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어요.
- 류준열 씨는 영화를 ‘인연’에 관한 이야기로 정의했다. 김태리 씨가 생각하는 ‘외계+인’은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김태리 : (김태리 씨는 한동안 ‘인연’이라는 단어를 되뇌며 적확한 단어를 고심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운명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사실 운명이라는 것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싫어했어요. 미래가 결정됐다면, 현재가 지루하고 재미없잖아요. 운명은 재미없어서 믿지 않았죠. 하지만 ‘외계+인’에서 말하는 운명은 그저 가만히 있는다고 손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관계와 의지 그리고 목적을 갖고 희생하며 운명을 위해 달리는 개인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모든 것이 정해져 있고 주어진다면 그건 영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외계+인’은 그런 손쉬운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 그동안 공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외계+인’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가?
김태리 : 창작자는 예술의 마무리를 짓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술을 마무리 짓는 것은 관객이죠. 감독님이 영화를 연출하고 제가 연기를 하고, 음악과 편집을 통해 우리가 무언가 했지만 우리의 손을 떠난 순간 저는 그 예술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떤 것을 정해 놓는다면 그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100만 명이 본다면 그들이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 최근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촬영한 브이로그 ‘거기가 여긴가’를 통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연스레 술을 마시거나 눈물 흘리는 모습도 화제를 모았다. 여과 없이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에 부담감은 없는가?
김태리 : 예전에는 사생활도 중요하게 생각했고, 나 자신을 얼마나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나의 성격과 무엇에 기민하게 반응하는지 알려주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정말 너무나 큰 사랑을 받으며, ‘내가 그런 사랑을 받을 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고, 저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힘을 생기게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사랑해 주는 만큼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여유 있는 태도가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자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어요. 저를 더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감추는 것도 아니고 그저 편안하고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태리가 갖고 있는 건 훨씬 더 많고 앞으로 훨씬 더 변화할 거니까 상관없어요. 저도 앞으로의 제가 너무 기대돼요.
- 요즘 김태리를 가장 행복하는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김태리 :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내가 너를 위해서 살게’라는 말이예요. 너무나 진심이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을 위해 살겠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저는 가족과 우리 회사를 위해 그리고 최동훈 감독님을 위해, 제 친구를 위해 저의 반려묘를 위해 살 거예요. 저는 이기적이라서 굉장히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을 위한 길은 결국 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인 것 같아요.
- 영화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예비 관객들을 향한 러브콜을 보낸다면?
김태리 :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감정의 폭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을 내서 극장에 온 것을 실망하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많은 분들이 많이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약 50분 가량의 인터뷰가 끝난 직후, 꾸뻑 고개를 숙이며 ‘많관부’(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 외치며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김태리 씨에게서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넘치는 에너지’ ‘정말 좋은 사람’ ‘김태리를 만난 것은 행운’ 김우빈 씨와 류준열 씨를 비롯해 보나 씨까지. 그와 함께 호흡한 이들이 입을 모아 한목소리로 애정과 찬사의 메시지를 보낸 이유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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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시원시원한 웃음. 인터뷰 장소를 가득 메우는 그의 호쾌한 웃음 뒤에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꾸밈없이 투명한 진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화 ‘외계+인’ 1부의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만난 김태리 씨는 인터뷰 매 순간, 기자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배우였다.
예전의 인터뷰나 영상, 사진에서 자신의 안 좋은 면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던 그는 이제 더 이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게 됐다고 해맑게 웃어 보였다. “무언가 보여주고 싶은 것도 아니고, 감추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편안하고 자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영화 '외계+인' 쇼케이스 당시 배우 김태리 ⓒCJ ENM
자신이 어떤 사람인 지 알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얼핏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희도,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 ‘아가씨’의 숙희나 ‘1987’의 연희, ‘미스터 션샤인’의 애신, ‘승리호’의 장선장. 그리고 ‘외계+인’ 속 이안의 면면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날의 인터뷰는 그의 말처럼 2022년 7월 19일 김태리가 가진 모습의 일부일 뿐이었다.
- 1,2부를 동시에 촬영했고, 387일 동안 촬영하며 한국 영화 사상 최장기간 프로덕션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래 기다린 작품인데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소감은 어떤가
김태리 : 2년 전에 촬영이 끝났지만, 그동안 배우들과 최동훈 감독님, 제작사 분들과의 감정은 계속 깊어졌어요. 감정이 커지며 기대를 정말 많이 했죠. 마침내 우리들의 아이가 “응애!”하면서 나오는 순간 같아요. 너무 설레고 기분이 좋아요.
영화 ‘도둑들’과 ‘암살’로 쌍천만 흥행 신화를 쓰고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등 매 작품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텔링, 독보적 연출력으로 한국 장르 영화의 진일보를 이끌어 온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외계+인’은 독특한 이야기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김태리 씨는 ‘천둥을 쏘는 여인’으로 불리는 이안 역할을 맡아 다시 한번 색다른 변신에 나섰다.
영화 '외계+인'의 배우 김태리 ⓒCJ ENM
- ‘선구안을 지닌 배우’라고들 이야기한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데, ‘외계+인’에 끌렸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태리 : 최동훈이라는 세 글자. 최동훈 감독님이 하시는 작품이라고 해서 하겠다고 했죠. 처음 하는 작품은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의미만으로 뛰어들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해요. 펜싱을 소재로 했던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그랬고, ‘승리호’도 그랬죠. ‘외계+인’ 역시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이고, 심지어 최동훈 감독님인데 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 최동훈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태리 :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영화에는 문외한이었어요.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안 됐죠. 영화를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저는 캐릭터나 장르보다도 특정 감독님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함께하고 싶었던 감독님과 작업할 기회가 와서 행복하게 선택할 수 있었죠. 최동훈 감독님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촬영장을 유연하고 자유롭게 만들어 놓으셨어요. 덕분에 하루 종일 즐겁게 생각하며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영화 '외계+인'의 최동훈 감독과 배우 김태리 ⓒCJ ENM
김태리 씨는 인터뷰 내내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연신 자신의 노트에 메모를 적어 나갔다. 선구안, 스포츠, 에페(펜싱용 칼), 운명 등. 그의 노트 속에는 기자의 질문 속 본인이 생각하는 키워드들이 문자와 그림으로 가득했다. 어떤 질문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골똘히 생각하는 그는 인터뷰에도 진심이었다.
- 최동훈 감독은 ‘김태리 배우만큼 진실된 표정을 지닌 배우가 극히 드믈다’라고 칭찬했는데, 캐릭터에 다가가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김태리 : 연기는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가장 진짜에 근접한 거짓말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거짓말이 아닐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진짜에 가까운 거짓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죠.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나로부터 찾든가, 다른 것에서 찾든가 혹은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그 지점을 닿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김태리가 아닌 캐릭터가 지닌 진실에 근접하려고 노력해요.
- 류준열 씨와는 ‘리틀 포레스트’ 이후 두 번째 호흡이었다. 4년 만의 재회였는데 어땠는가
김태리 : ‘리틀 포레스트’ 당시 임순례 감독님께서 준열 오빠와 기주 언니(배우 진기주)를 모아 놓고 반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극 중 셋이 친구로 나와서 빨리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셨어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말을 놓으니까 마법처럼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그때의 편안한 호흡이 ‘외계+인’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준열 오빠는 무륵을 정말 잘 연기했어요. 눈앞에서 이 사람의 연기를 보고, 그것이 화면에서 구현되는 것,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진짜 잘한다고 느꼈죠. 같이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어요.
영화 '외계+인'의 언론시사회 당시 배우 김태리와 배우 류준열 ⓒOSEN
- 류준열 씨는 영화를 ‘인연’에 관한 이야기로 정의했다. 김태리 씨가 생각하는 ‘외계+인’은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김태리 : (김태리 씨는 한동안 ‘인연’이라는 단어를 되뇌며 적확한 단어를 고심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운명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사실 운명이라는 것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싫어했어요. 미래가 결정됐다면, 현재가 지루하고 재미없잖아요. 운명은 재미없어서 믿지 않았죠. 하지만 ‘외계+인’에서 말하는 운명은 그저 가만히 있는다고 손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관계와 의지 그리고 목적을 갖고 희생하며 운명을 위해 달리는 개인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모든 것이 정해져 있고 주어진다면 그건 영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외계+인’은 그런 손쉬운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 그동안 공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외계+인’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가?
김태리 : 창작자는 예술의 마무리를 짓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술을 마무리 짓는 것은 관객이죠. 감독님이 영화를 연출하고 제가 연기를 하고, 음악과 편집을 통해 우리가 무언가 했지만 우리의 손을 떠난 순간 저는 그 예술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떤 것을 정해 놓는다면 그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100만 명이 본다면 그들이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외계+인'의 배우 김태리 ⓒ매니지먼트 mmm
- 최근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촬영한 브이로그 ‘거기가 여긴가’를 통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연스레 술을 마시거나 눈물 흘리는 모습도 화제를 모았다. 여과 없이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에 부담감은 없는가?
김태리 : 예전에는 사생활도 중요하게 생각했고, 나 자신을 얼마나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나의 성격과 무엇에 기민하게 반응하는지 알려주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정말 너무나 큰 사랑을 받으며, ‘내가 그런 사랑을 받을 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고, 저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힘을 생기게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사랑해 주는 만큼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여유 있는 태도가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자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어요. 저를 더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감추는 것도 아니고 그저 편안하고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태리가 갖고 있는 건 훨씬 더 많고 앞으로 훨씬 더 변화할 거니까 상관없어요. 저도 앞으로의 제가 너무 기대돼요.
- 요즘 김태리를 가장 행복하는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김태리 :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내가 너를 위해서 살게’라는 말이예요. 너무나 진심이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을 위해 살겠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저는 가족과 우리 회사를 위해 그리고 최동훈 감독님을 위해, 제 친구를 위해 저의 반려묘를 위해 살 거예요. 저는 이기적이라서 굉장히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을 위한 길은 결국 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인 것 같아요.
영화 '외계+인'의 배우 김태리 ⓒ매니지먼트 mmm
- 영화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예비 관객들을 향한 러브콜을 보낸다면?
김태리 :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감정의 폭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을 내서 극장에 온 것을 실망하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많은 분들이 많이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약 50분 가량의 인터뷰가 끝난 직후, 꾸뻑 고개를 숙이며 ‘많관부’(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 외치며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김태리 씨에게서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넘치는 에너지’ ‘정말 좋은 사람’ ‘김태리를 만난 것은 행운’ 김우빈 씨와 류준열 씨를 비롯해 보나 씨까지. 그와 함께 호흡한 이들이 입을 모아 한목소리로 애정과 찬사의 메시지를 보낸 이유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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