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적 비트 VS 대중적 변화"…평론가들이 말하는 서태지

"통속적 비트 VS 대중적 변화"…평론가들이 말하는 서태지

2014.10.16.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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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통령' 서태지가 돌아왔다. 새로운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고, 그 안에서 시대를 노래했던 서태지는 이번에도 그랬다. 가사 안에 시대의 풍자를 담았다. '크리스말로윈'의 산타와 할로윈 괴물은, 세상을 이야기하기 위한 비유였다.

서태지가 오늘(16일) 새벽 0시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의 타이틀곡이자 선공개곡인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음원은 공개 직후 10개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오랜 팬들의 기다림과 기대를 대변했다.

하지만 이제 막 베일을 벗은 서태지 신곡에 대한 호불호는 확연히 갈리는 모양새다. 기대만큼 새로운 멜로디와, 서태지 밴드의 뮤직비디오가 신선했다는 평도 있는 반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통속적 사운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요계 전문가 2인(하재근, 서정민갑)을 통해 5년 만의 서태지 컴백을 짚어봤다.

◆ 시대를 대변하는 메시지…'산타' 그리고 '할로윈 괴물'

신곡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은 크리스마스와 할로윈의 합성어다. 제목에 내포된 의미가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도 높았던 이유다. 우리가 생각하는 산타는 포근하다. 하지만 서태지는 산타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었다.

'아직 산타를 믿니
자 Trick or Treat
나 역시 몸만 커진 채
산타가 되었어'

'크리스말로윈' 가사 일부다. 서태지는 현실에서의 산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선하고 따뜻하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우리가 생각했던 이상과 현실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Q. '산타'와 '할로윈 괴물'을 소재로 한 가사를 내놓았는데,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서태지는 가사를 통해 던지려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

하재근 : '서태지'하면 항상 동시대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가사가 관심사였는데, 이번에도 가사에 있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간 것 같다. 젊은 세대가 이 세상에 가지고 있는 불신이나 불만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했다.

서정민갑 : 서태지 앨범이 10장 정도라 할 때 시대적 이야기를 한 건 3~4장 정도다. 이번에도 요새 현실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를 담으려 한 것인지, 아니면 이런 메시지를 노래하면 화제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서태지의 가사가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다. 이번 노래가 현실비판적인 노래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새롭다는 느낌을 들지 않는다. 보편적인 수준의 가사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 계속되는 사운드 실험…하우스 비트, 그로울 그리고 멜로디 훅

서태지는 꾸준히 음악적 실험을 해왔다. '하여가(1993)'에서는 헤비메탈과 국악, 힙합이 가미된 음악을 시도했고, '울트라맨이야(2000)'를 통해서는 뉴메탈에 도전했다.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한 '소격동'은 일렉트로닉 팝 장르로 화제를 모았다.

'크리스말로윈' 역시 혼합 장르로 눈길을 모은다. 이 곡은 하우스(House) 비트에 트랩(Trap)과 덥스텝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그로울(Growl) 등 다양한 사운드 실험이 촘촘하게 배치된 노래다. 후렴구에는 멜로디 훅을 넣어 대중성도 가미했다.

Q. '크리스말로윈'은 혼합 장르임과 동시에 훅도 가미돼 눈길을 끈다. 이전보다는 좀 더 밝아진 느낌도 드는 것 같은데.

하재근 : 음악이 밝아진 건 맞다. 서태지가 하드코어한 음악을 하다가 이제는 그 세계에서 조금 빠져 나온 것 같다. 또 댄스음악 비트가 강해져 과거보다는 더 대중친화적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음악적인 실험을 계속 하려는 의지는 남아있는 것 같다.

서정민갑 : 서태지가 늘 해왔던 음악인 것 같다. 서태지는 솔로로 독립한 이후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왔는데, 그에 록적인 요소를 섞은 음악이었다. 서태지는 늘 어렵게 만들거나 음악을 많이 섞어놓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가 빠르게 수입되는 시대다. 얼마든지 소수 장르, 인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서태지의 음악은 세계적인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악이다. 사운드가 현란하긴 하지만 멜로디나 비트는 통속적이고, 파격적인 음악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서태지는 서태지를 넘을 수 있을까?

5년 만에 돌아온 서태지. 그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서태지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일상 이야기를 이야기도 할만큼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와있다. 신비주의로 일관했던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음반 활동과 연관된 홍보활동 역시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아이유와 콜라보 작업한 '소격동'을 선공개했고, 타이틀곡인 '크리스말로윈' 역시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하며 새 앨범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이런 서태지의 행보는 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Q. 서태지가 예전의 신비주의를 벗고 대중 앞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이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보나.

하재근 : 이전에는 은둔자 노선이었다면, 이제 대중과의 공감의 접점을 넓혀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음악적으로 봤을 때도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적인 노래를 시도하는 것 같아 이전 솔로앨범에 비해 좀 더 호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정민갑 : 이제는 신비주의 마케팅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 최근에는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들이 뜨고 있다. 서태지 역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사실 방송 프로그램 하나 출연한 것 밖에 없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또 다른 어떤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미지와 커뮤니케이션 철학을 바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YTN PLUS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소격동' 티저 영상·'크리스말로윈' 티저 영상, KBS 2TV '해피투게더3'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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