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대리기사 차에 매단 채 1.5㎞ 질주...30대 구속 송치

안전띠에 몸 얽혀…차에 매단 채 그대로 질주
도로 보호난간 들이받고 멈춰…60대 대리기사 숨져
경찰, 현행범 체포…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충북 청주로 이동 중 대리기사와 실랑이 후 범행

[앵커]
지난 14일 새벽, 대전 유성구의 한 도로에서 60대 대리운전 기사가 차량에 매달린 채 1.5km가량 끌려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30대 피의자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오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흰색 승용차의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한 남성이 바깥으로 떠밀려 나옵니다.

안전띠에 몸이 얽힌 남성은 차량에 매달린 상태.

하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고 계속 질주합니다.

차를 운전한 사람은 30대 남성 A 씨.

피의자 A 씨는 이곳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운전석 밖으로 밀쳐낸 뒤, 차에 매단 상태로 1.5km가량을 그대로 주행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내달린 차량은 3차례에 걸쳐 도로 보호난간 등을 들이받고 난 이후에야 멈췄습니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된 60대 대리운전 기사 B 씨는 뇌 손상과 함께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충북 청주에 있는 숙소로 이동하던 중 대리기사와 실랑이를 벌인 뒤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노근 / 대전 유성경찰서 형사과장 : 2차 술자리까지만 기억이 나고 나머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만, 차량 블랙박스하고 방범용 CCTV 자료를 보니까 내가 운전한 것이 맞다고 진술했습니다.]

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억울한 마음을 호소하며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대리기사 B 씨 유족 : 듣는 순간 피가 그냥 확,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화가 났고 또 아빠가 얼마나 그게 고통스러웠을까 이런 생각도…]

경찰은 살인과 음주 운전, 운전자 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YTN 오승훈입니다.


영상기자 : 권민호
화면제공 : 대전시 자연재난과


YTN 오승훈 (5wi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