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 업체 피해 2조 원 추산...피해 상황과 복구 전망은?

포항 철강 업체 피해 2조 원 추산...피해 상황과 복구 전망은?

2022.09.15. 오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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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과 경주 지역에 피해가 컸는데요.

특히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 지역 철강 업체도 태풍 피해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협력 업체 가운데는 공장이 아예 쓸려간 곳도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취재한 기자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윤재 기자!

포항제철소는 국가 기간 시설인데, 침수 피해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포항제철소가 생긴 이후 침수로 가동을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포철에서 쇳물이 처음 나온 해가 1973년인데요.

그러니까 쇳물을 생산한 지 49년 만에 처음으로 이런 침수를 겪은 겁니다.

유례없이 심각한 피해인데요.

제철소 부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흙탕물로 뒤덮였습니다.

고로, 그러니까 쇳물을 만드는 용광로는 일주일 만에 다시 가동을 시작했는데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말을 들어보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밤낮으로 물을 퍼내고, 진흙을 걷어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아직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공정도 있다고요.

[기자]
먼저 쇳물이 철강 제품으로 생산되는 과정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여서 쇳물을 만들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 공정을 거칩니다.

이어서 막대기 형태로 만드는 '연주' 과정을 거친 뒤에 길쭉한 철판으로 만드는 '압연' 공정으로 들어갑니다.

말씀드렸듯이 고로는 모두 정상화 됐고, 제강과 연주 공정도 절반 이상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압연 공정은 아직 정상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압연 공정 가운데 하나인 열연 공정이 정상화되려면 반년 이상 걸릴 거라고 하는데요.

산업부 차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장영진 /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 열연 2공장 같은 경우 최대 6개월 이상 정상화 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그다음에 스테인리스나 다른 부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복구가 더뎌서 정상 가동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하는데요? 무슨 말이죠?

[기자]
네, 제가 피해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만났던 포스코 직원들 이야기인데요.

정상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까지는 1~2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왜 그런지 설명을 들어봤는데요.

우선 물에 잠겨서 못 쓰게 된 기계 설비들이 많습니다.

이런 설비가 국내에서 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해외에서 사들이는 장비도 적지 않은 거로 전해졌는데요.

갑작스러운 주문인 만큼 현지 업체에서 장비를 제작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운송하고 설치하는 데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겁니다.

또 설치했다고 바로 제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정상 제품이 나올 때까지 테스트, 그러니까 시험 가동을 하는 기간도 꽤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피해 이전처럼 제품을 내놓으려면 1~2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게 현장 직원들의 말입니다.

[앵커]
네, 그런데 포스코는 12월 말까지는 모든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겠다고 밝혔죠?

[기자]
네, 어제 포항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또 태풍 피해를 본 중소 철강 업체와 지자체, 세관 등 다양한 기관이 모여서 '철강공단 정상화를 위한 비상경제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 관계자가 밝힌 말인데요.

올해 말까지 모든 제품을 생산해 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복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업부에서 반년 이상 걸릴 거라고 했던 열연 공장 역시 연말에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겁니다.

[앵커]
이번 포스코 침수 피해 원인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책임 소재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기자]
네, 여러 가지 원인이 회자 되고 있는데요.

딱 부러지게 뭐가 잘못됐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른 단계입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날 무렵 포항제철소가 있는 주변 지역, 특히 포항 동해면에는 569mm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116mm에 이릅니다.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포항제철이 침수된 건 4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인데요.

아직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집중 호우 말고는 원인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포스코가 주요 시설 안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시간을 좀 더 두고 조사해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포스코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포항은 철강 산업 관련 업체가 많은데 다른 업체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한마디로 말하면 '포스코보다 훨씬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제 제가 다녀온 중소기업은 티타늄 제품의 중간 처리를 하고, 포스코에 다시 납품하는 업체인데요.

태풍 당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다들 기억하실 텐데 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하천인 '냉천' 바로 옆에 있는 공장이었습니다.

하천물이 제방을 무너뜨리고, 공장 아래 지반까지 쓸고 내려가 공장이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당장 공장을 다시 지을 돈도 부족하고, 그사이 고용을 유지하는 것도 힘든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복구하고 다시 제품을 만들기까지 반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그 사이에 거래처가 끊길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지역 경제 타격도 클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포항 지역 산업은 대부분 포스코와 연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중간 제품을 만들어 포스코에 공급하거나 포스코에서 제품을 받아 또 다른 제조업체가 바로 쓸 수 있게 가공하는 업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말씀드린 것처럼 포스코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니 이런 기업들이 모두 흔들리는 겁니다.

포스코는 대기업이라서 상대적으로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당장 한두 달만 거래가 끊기고 돈줄이 막히면 도산할 위기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지자체가 추산하는 철강 산업의 태풍 피해 규모는 어림잡아 2조 원 정도인데요.

중소업체가 흔들리면 결국 지역 경제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정부나 지자체 지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대책이 논의되고 있나요?

[기자]
우선 철강 업체들이 복구 물품 조달과 주 52시간제 한시적 완화 등을 정부에 요청한 상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 수해 복구 및 수급 점검'이라는 이름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는데요.

이 TF를 중심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또 전문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경상북도는 포항시와 함께 철강 공단 운영 정상화를 위해 인력과 장비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이런 재해가 반복하지 않도록 항구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이윤재 (lyj10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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