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불러도 오지 않는 카카오택시...이유 있었다

[취재N팩트] 불러도 오지 않는 카카오택시...이유 있었다

2022.02.24.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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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시 호출하는 카카오택시 앱, 종종 불러도 오지 않는다는 불만들이 계속 나왔는데요.

서울시 조사 결과 장거리 승객을 골라태운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는 뉴스,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구수본 기자!

그동안 어떤 불만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독점적 지위의 사업자입니다.

웬만한 사용자는 다 쓴다고 봐야 하는데요.

제가 여러 시민에게 물어봤더니 특정 상황에서 유독 안 잡힌다는 목소리가 분명 있었습니다.

카카오택시가 승객을 골라태우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진혁 / 서울 가양동 : 식당 영업이 종료되는 10시에 집에 돌아가려고 할 때 거의 잡히지 않더라고요. (기사님들이) 카카오택시 어플 꺼놓고 그냥 길거리에서 손님을 잡아서 멀리 가는 손님만 잡는다 이런 말씀을 공공연하게…]

[앵커]
이런 불만들이 계속 나오니까 서울시가 조사를 해본 거죠?

[기자]
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간 실태조사를 해봤습니다.

조사원이 승객인 척 카카오택시 앱으로 841건을 호출해본 겁니다.

그 결과 주말보다는 평일, 아침이나 저녁보다는 밤 시간대, 장거리보다는 단거리가 호출 성공률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20% 안팎 차이가 났는데요.

택시가 안 잡히는 악조건을 종합해서, 평일 밤에 단거리로 이동하는 경우 배차 성공률은 23%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조건에서 단거리만 장거리로 바꾸면 호출 성공률은 2배 넘게 높아졌습니다.

[앵커]
장거리 승객만 골라태우는 정황이 포착된 거네요.

[기자]
평일 밤 단거리 승객이 택시 호출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수치로 확인된 겁니다.

서울시는 카카오택시가 기사들에게 콜을 뿌리면서 승객의 목적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장거리 승객 골라태우기 정황이 확인된 거라고 평가했습니다.

[구경태 / 서울시 택시정책팀장 : 기사분들 입장에서는 승객을 한 번 태우면 단거리로 끝나고 기본요금 3,800원만 버는 것보다는 한 10km 정도 뛰면서 시간-거리 병산돼서 요금이 만5천 원까지도 나오고 그러니까 그걸 선호하는 거죠.]

[앵커]
카카오택시 의혹이 하나 더 있죠.

가맹택시로 콜을 몰아주는 거 아니냐 하는 건데, 이 부분도 조사했죠?

[기자]
네, 카카오택시는 택시 호출 중개사업과 동시에 카카오T블루라는 이름으로 가맹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심판이자 선수로 뛰는 건데요, 여기서 의혹이 발생합니다.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부를 때는 일반 택시와 카카오 가맹택시 중에 고를 수 있는데요.

서울시가 조사해보니 일반택시를 불러도 10건 중 4건은 가맹택시가 배차됐습니다.

[구경태 / 서울시 택시정책팀장 : 들어온 콜 중에 일부를 자기 직영회사에 콜을 주면 매출도 늘고 또 놀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한테 유리한 것이죠 사실은.]

[앵커]
일반 택시들이 콜을 받지 않아서 가맹 택시가 배차된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공개되지 않아서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지만,

택시를 호출한 승객 주변에 있는 일반 택시들이 콜을 받지 않으면, 일정 시간 이후 가맹택시가 강제 배차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알고리즘 자체가 형평성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안기정 /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 일반 기사들은 골라태우기에 익숙해져 있거든요, 어느 정도는.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가맹택시 알고리즘을 딱 구현해버리니까 '어, 이게 뭐지?' 일반 택시로 호출은 점차 다운되는 거예요. 그런데 카카오t블루는 원래부터 지정배차이기 때문에 (콜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앵커]
상황을 종합해보면,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떤 대책이 있을까요?

[기자]
네, 승객 골라태우기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최근 카카오택시 측에 승객 목적지를 구체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아예 표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반 택시를 호출하면 일반 택시가 콜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달라, 장기적으로는 가맹사업과 중개사업을 분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기정 /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 카카오는 가맹사업을 할 건지 중개사업을 할 건지 선택하게 만들고, 여타 중개·가맹 플랫폼이 들어가서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지만…]

서울시는 콜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자료를 제공하고, 국토부에 가맹·중개택시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 위임해달라고 건의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YTN 구수본입니다.


YTN 구수본 (soob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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