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가 찾은 바닷속 천연 보라색...디자이너 만나다

해녀가 찾은 바닷속 천연 보라색...디자이너 만나다

2021.05.09. 오전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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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가 해녀들이 잡는 해산물의 먹물을 이용해 천연염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염색된 천으로 옷을 만들어 올 하반기에는 해녀가 직접 모델이 되어 런웨이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KCTV 제주방송 허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시 구좌읍의 한 해안가.

테왁을 가득 채운 해녀가 물 밖으로 나옵니다.

어촌계 공동작업장에서는 물질로 수확한 해산물 손질이 한창입니다.

젊은 청년이 작업장 여기저기서 제주어로 굴멩이 또는 물도새기로 불리는 군소를 건네 받습니다.

[이영석 / 제주시 구좌읍 : 염색해야 해서 해달라고 한 그분인가? 그런 건 식용에는 상관이 없으니까 그건 도려내도 돼요.]

제주 출신의 박린준 패션디자이너가 제주 해녀들과 협업해 새로운 천연염색을 시도하고 있는 겁니다.

건네받은 군소를 다듬기 시작하자 손에 보라색 먹물이 금세 묻어납니다.

짜낸 보라색 먹물에 매염제를 넣어 한 번 끓여내고 식히는 과정을 거쳐 준비한 천을 담가 물을 들입니다.

올 하반기에는 이렇게 염색한 천으로 만든 옷을 제주에서 열리는 패션전 런웨이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런웨이에서는 도움을 준 해녀 모녀가 모델이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박숙희 / 구좌읍 해녀회장 : 군소로 옷을 만들어서 나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어. (런웨이를) 걸어간다는 자체가 난 평생에 한 번 소원인데. 한번 걸어가는 자체를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만 해도….]

[박린준 / 패션디자이너(해녀복연구소 대표) : 해녀의 새로운 확장성이나 활용 면에서는 발전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옷감을 물들일 수 있는 천연 보라색을 해녀들의 해산물을 통해서 발견을 했고 이게 패션이라는 분야를 통해서 해녀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활용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산물 유통과 단순 보존, 양성에만 집중되었던 해녀 문화에 예술 산업이 접목돼 새로운 색깔이 더해지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KCTV 뉴스 허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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