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장애 강제 전역' 적법한가?...성전환 하사 복직소송 첫 재판

'심신장애 강제 전역' 적법한가?...성전환 하사 복직소송 첫 재판

2021.04.15.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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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계속 군에서 복무하기를 원했던 고 변희수 하사.

지난해 1월, 강제 전역 통보를 받은 뒤 결국,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훌륭한 군인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전역 철회를 거듭 호소했습니다.

[변희수 / 육군 하사 (지난해 1월 22일) :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서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2019년 11월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하사에게 '심신 장애 3급' 판정을 내렸습니다.

현역으로 복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변 하사 측은 남성의 성기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심신 장애'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이 성별 정정을 결정한 뒤로 전역 심사를 미뤄달라고도 요청했습니다.

국가인권위 역시 심사위 개최 연기를 권고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강제 전역 처분을 다시 심사해달라며, 변 하사 측이 제기한 인사소청 역시 지난해 7월 기각됐습니다.

이후 법정 소송을 제기한 변 하사는 지난 3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 변희수 하사는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가 던진 사회적 화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성소수자의 인권과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

그리고 다른 여군이 불편할 수 있는 등 군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 변희수 하사가 제기한 '전역 취소 청구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유족들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은 건데, 앞으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문석 기자!

오늘 첫 공판은 원고, 피고가 서로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였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육군 기갑부대 소속이던 변희수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육군본부는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와 상관없이 '심신장애' 등을 이유로 들어 강제 전역 처분을 내렸는데요.

그래서 변 전 하사는 강제 전역이 부당하다며 지난해 8월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복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오늘은 첫 재판이기 때문에 변론이나 공방은 없었고, 서로 쟁점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육군 측이 변 전 하사를 '심신장애'를 이유로 전역 처분한 것이 적법한지가 가장 큰 쟁점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처분 배경이 된 시행규칙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

또 현역 근무 부적합 심의 없이 전역 처분을 내린 게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다투고 있습니다.

오늘 새로 드러난 사실이 있는데요.

피고 측인 육군에서 소송과 관련해 증거 자료를 아직 하나도 재판부에 내지 않아서, 판사가 서둘러 제출하라고 재촉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재판에는 숨진 변 전 하사를 대신해 원고 자격을 이어받은 유족과,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대책위는 재판 뒤 기자회견을 열고, 성전환자가 됐든, 이성애자나 동성애자가 됐든 국가를 위해 충성하고 시민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책무를 할 수 있다면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와 피고가 본격적인 공방을 벌일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3일로 예정됐습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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