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주택서 맞는 추석...자녀들 귀성도 만류

컨테이너 주택서 맞는 추석...자녀들 귀성도 만류

2019.09.12.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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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봄 대형 산불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아직도 조립식 임시 주택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낼 곳이 마땅치 않으니 명절 맞아 찾아온다는 자녀들을 말리는 실정입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대형 산불이 휩쓸었던 강원도 고성지역.

조립식 임시 주택들이 피난민 마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임시로 모여 사는 곳입니다.

추석을 맞았지만, 명절 분위기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중규 할머니는 경기도에 있는 막내아들 집에서 추석을 쇠기로 했습니다.

24㎡의 임시 주택에선 자식들이 와도 편히 쉴 공간이 없다 보니 역귀성을 택한 겁니다.

[이중규 / 이재민 : 그전에 명절 때면 우리 집에 모여서 다 하던 게 하나도 못 오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게 슬프죠.]

화마에 동생은 물론 집까지 잃은 김순점 할머니는 차례를 지낼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차례상 차릴 세간살이가 모두 탄 데다 여전히 산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순점 / 이재민 : 명절이고 뭐고 모르겠어요. 명절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모르고….]

산불이 난 지 다섯 달이 넘은 지금도 이재민 1,500여 명은 이런 조립식 임시 주택을 비롯해 친척 집과 임대주택 등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서둘러 새집을 짓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행정 절차는 차질을 빚기 일쑤고 산불 발생의 원인자로 지목된 한전의 보상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어춘화 / 이재민 : 추석에 (제사를) 못 지냈는데 설 명절에는 (새집에) 들어가서 잔을 올려야 하는데 또 (지연되나) 우려가 되는 거예요.]

화마에 모든 것을 잃은 이재민들

언제쯤 편안한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여전히 막막하기만 합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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