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또 과로사 추정 "뇌출혈이 사망원인"

집배원 또 과로사 추정 "뇌출혈이 사망원인"

2019.06.20.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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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충남 공주에서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던 비정규직 집배원이 숨진 데 이어, 어제 당진에서 40대 집배원이 또 숨졌습니다.

오늘 오전 부검이 이뤄졌는데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국과수 구두 소견이 전해졌습니다.

전국우정노조가 인력증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에서 과로사 가능성이 제기된 집배원은 9명으로 늘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상곤 기자!

또다시 집배원이 갑작스럽게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먼저 숨진 집배원이 어떻게 발견된 건가요?

[기자]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49살 강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어제 오전입니다.

평소 같으면 오전 8시쯤 출근해 우편물을 배달할 준비를 해야 했지만, 연락도 닿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결국, 동료들이 강 씨의 집을 찾았고, 집 안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강 씨를 발견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오늘 오전 고인에 대한 국과수 부검이 진행됐는데, 전국우정노조는 뇌출혈이 사망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숨진 강 씨가 우체국에서 일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기자]
유족을 만나 숨진 강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 씨가 당진우체국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5년 전인 지난 2014년부터입니다.

비정규직 신분이었는데, 잠시 택배원으로 일하다 집배원이 됐습니다.

지난해 7월 정규직이 됐지만, 하루 평균 12시간 안팎의 고된 일을 견뎌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 씨는 결혼한 아내와 떨어져 당진에 혼자 살며 집배원 일을 해왔는데요.

유족은 출근 시간이라도 줄이려고 관사 대신 우체국 인근에 집을 얻었고, 근무지 변경까지 고민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유족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강 모 씨 유족 : 피곤해. 힘들어. 집배원도 몇 명 안 되고 일이 너무나 많대요. 밤 8시 반, 9시인데 아직도 우체국이라는 거예요.]

[앵커]
지난달 공주에서도 비정규직 집배원이 숨졌는데, 집배원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 같군요?

[기자]
과로 때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집배원은 올해만 9명입니다.

지난달에는 공주우체국에서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던 비정규직 집배원이 집에서 잠을 잔 뒤 깨어나지 못했는데요.

앞서 노조는 이번 사망 사고에 대해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숨진 강 씨가 지병이 없었고, 석 달 전에 실시한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정사업본부가 노조와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경위를 조사하기로 한 가운데, 노조는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앵커]
집배원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전국우정노조는 인력증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죠?

[기자]
전국우정노조는 이번 사망 사고가 예견된 인재이자 타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노조는 정부에 인력증원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인데요.

노조가 요구하는 건 인력 2천 명 증원과 토요일 배달 중단입니다.

이 내용은 지난해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기획 추진단'이 권고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국회 예산 삭감의 이유로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노조는 오는 24일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 달 9일 전면 총파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우편 대란이 벌어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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