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이재민 나흘째 대피소 생활..."춥고 불편"

산불 이재민 나흘째 대피소 생활..."춥고 불편"

2019.04.07. 오전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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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성과 속초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은 잦아들었지만, 집을 잃은 이재민만 수백 명입니다.

불길을 피해 정신없이 집을 빠져나온 지 벌써 나흘째입니다.

주민들이 머무는 임시대피소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허성준 기자!

이재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곳 대피소는 밤사이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찬 바람이 몰아치자 담요와 따뜻한 음료가 추가로 제공됐습니다.

체육관 안에는 추위를 막기 위해 한 평 남짓한 텐트가 설치됐는데요.

큰 곳에는 4명, 작은 데는 2명씩 들어가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밤이 되면 가장 힘든 것이 추위와 싸우는 거라고 말합니다.

추위도 추위지만, 마땅히 씻을 곳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130여 명이 화장실 세면대 2곳에서 몸을 씻고, 빨래까지 하는 형편입니다.

오늘부터 이동 목욕차와 세탁기가 일부 지원되면서 여건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대피소는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등지에 모두 20곳이 설치됐습니다.

고성에서만 3백 명 넘는 이재민들이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이 사라진 막막한 상황이지만, 서로를 위로하며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앵커]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새벽부터 1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대피소에 나와 있습니다.

상심한 이재민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아침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매캐한 연기에 엉망이 된 빨래도 한곳에 모아 세탁을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이곳을 찾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하루 이재민들을 위한 식료품과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했습니다.

각계각층에선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기부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건 역시 주거지입니다.

앞서 산불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게 됐는데요.

정부는 우선 이재민들이 임시대피소에 장기간 머무르지 않도록 공공 연수시설을 임시거처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원하는 주거유형을 조사해 조립형 주택이나 LH가 보유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이재민들은 어서 빨리 복구가 이뤄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고성의 임시 대피소에서 YTN 허성준[hsjk23@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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