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는 '기름치', 메로 구이로 둔갑해 팔려

못 먹는 '기름치', 메로 구이로 둔갑해 팔려

2016.09.07. 오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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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식용이 금지된 기름치가 맛과 모양이 비슷한 메로로 둔갑해 시중에 여전히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름치의 지방은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왁스나 세제 원료 성분이어서 다른 나라에서도 식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냉동창고 앞마당에 선 화물차와 화물차 사이로 숨긴 물건이 오갑니다.

포장에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국내에서 식용 유통이 금지된 '기름치'를 중도매상이 은밀하게 사가는 모습입니다.

몰래 유통된 기름치는 식당에서 5배가량 비싼 메로로 둔갑했습니다.

[김현진 / 부산지방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장 : 국내 유통이 금지돼 있으니까 양 당사자가 장부에 줄임말이나 비밀 언어를 사용해 서로 유통했습니다.]

이름처럼 지방 성분이 많은 기름치.

지방 대부분이 왁스나 세제 원료로 쓰는 '왁스 에스테르' 성분인데 우리 몸에서 소화나 흡수가 안 돼 설사나 식중독 등을 유발합니다.

여기에 구웠을 때는 일반 소비자가 구별하기 힘든 메로, 횟감으로 내놓았을 때는 비슷해 보이는 황새치 뱃살로 둔갑하는 사례가 많아 아예 식용 유통이 금지된 겁니다.

[조영제 /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 일반인이 구별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둘(기름치와 메로) 다 흰색이고 (같은 생선도) 부위에 따라서 다를 수 있으니까 구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유통된 것은 지방이 적은 등 부위만 잘라 미국에 수출하던 업체가 자르고 남은 부위를 폐기하지 않거나 처음부터 메로처럼 가공해 팔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유통 사실이 드러난 기름치는 22t으로 1인분 100g 기준 22만 명분입니다.

경찰은 미국 수출용으로 가공한 기름치 등살 일부도 참치회로 둔갑해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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