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에도 위험한 '물 폭탄'...이달 말 또 태풍오나

장마 뒤에도 위험한 '물 폭탄'...이달 말 또 태풍오나

2026.08.19. 오후 2:3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거제와 통영에서는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폭염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극한 호우의 위험은 여전한데요.

이달 말에는 태풍이 또 한 차례 북상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거제처럼 비가 한 번 올 때 강하게 몰아서 내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실제로 장기간 관측자료를 보면 비가 내리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숫자로도 나타납니다.

과거 30년과 최근 30년을 비교해보면, 하루에 10mm 미만의 약한 비가 내린 날은 연평균 123.5일에서 100.9일로, 23일 가까이 줄었습니다.

반면 하루 80mm 이상 쏟아지는 강한 비는 1.9일에서 2.6일로 늘었고요.

강한 비의 강수량 자체도 연평균 229.7mm에서 318.5mm로 39%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비가 자주 조금씩 내리기보다는 한 번 내릴 때 강하게 몰아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번에는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세 차례나 왔는데요. 요즘은 이런 극한 호우가 장마가 끝난 뒤에도 자주 나타난다고요?

[기자]
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지난해에는 15차례, 지지난해에는 16차례 관측됐습니다.

발생 시기를 보면 더 눈에 띄는데요.

2025년에는 8월과 9월에만 11차례, 2024년에도 7차례나 나타났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9월 21일에도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가 관측됐습니다.

그러니까 장마가 끝났다고 해서 극한 호우의 시기까지 끝나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기후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지면서 품을 수 있는 수증기 자체가 많아졌습니다.

장마가 끝난 뒤에도 비구름이 발달할 조건만 갖춰지면 이 많은 수증기가 언제든 극한 호우로 쏟아질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이번 거제 폭우가 '200년 빈도'라고 하는데요. 요즘 이런 몇 년 빈도라는 말을 자주 듣잖아요.

실제로 그만큼 오래 관측했다는 뜻은 아닐 텐데, 이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기자]
네, 기상청이 2024년 여름부터 강한 비가 몇 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인지, 빈도로 분석해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강수량을 숫자로만 들으면 얼마나 이례적인 비인지 쉽게 와 닿지 않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하루 300mm가 내렸다고 해도 단순히 물 높이로 생각하면 30cm니까 "무릎 높이도 안 되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과거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이 정도 비가 나타날 확률을 통계적으로 계산하는 겁니다.

실제로 200년 동안 관측했다는 뜻은 아니고요.

100년 빈도는 한 해에 발생할 확률이 1%, 200년 빈도는 0.5%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200년 빈도라고 해서 정확히 200년에 한 번 내린다는 뜻은 아니고요.

올해 왔다고 앞으로 200년 동안 오지 않는다는 뜻도 아닙니다.

[앵커]
이번에 산사태 피해가 컸던 건 폭우뿐 아니라, 그전까지 이어진 가뭄도 영향을 줬다고요?

[기자]
네, 이번에 거제에 내린 비는 '가뭄에 단비'라기보다 위험한 폭우였습니다.

특히 땅이 너무 바짝 마르면 빗물이 잘 스며들지 못하고 한꺼번에 흘러내릴 수 있는데요.

화면 보실까요?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진이 젖은 땅과 평범한 여름철 땅, 폭염으로 바짝 마른 땅에 같은 양의 물을 부어봤습니다.

젖은 땅은 물을 빠르게 흡수했지만, 폭염을 겪은 땅은 물이 거의 스며들지 못합니다.

이렇게 흡수되지 못한 빗물이 지표면을 따라 한꺼번에 흘러내리면서 홍수나 토사 유출 위험을 키우는데요.

문제는 기후변화로 이런 극단적인 날씨가 따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며 연달아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선 재난이 다음 재난의 위험을 키우면서 피해가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이른바 '연쇄재난'인데요.

앞으로는 하나의 재난만 보는 게 아니라 앞선 재난이 다음 재난의 위험을 얼마나 키우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앵커]
비가 그치자 이번에는 다시 폭염이 강해지고 있는데요. 더위까지 겹치면 복구 작업도 더 위험해지겠죠?

[기자]
네, 33도 이상의 체감 더위가 예상되면서 폭염특보도 다시 확대됐습니다.

서울 전 지역을 비롯해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비가 그친 뒤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확장하면서 기온과 체감온도가 함께 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피해 지역에서는 장시간 야외 복구 작업이 이어지는 만큼, 높은 기온과 습도가 겹치면 온열 질환 위험도 커집니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충분히 쉬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폭염 자체를 또 하나의 재난으로 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 일요일이 처서인데요. 올해도 이른바 '처서 매직'은 기대하기 어려운가요?

[기자]
네, 올해도 '처서 매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서울은 아직 열대야가 다시 나타나진 않았지만, 밤 더위가 나타나는 지역도 점차 늘고 있고요.

서울의 최저기온은 다음 주에도 24도 안팎으로 열대야 기준에 가까운 밤 더위가 계속되겠고요.

낮에는 32∼33도 안팎까지 올라 폭염주의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처서가 지나도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 것으로 보여 당분간 늦더위가 쉽게 꺾이지는 않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태풍 전망도 짚어보죠.

이달 말에는 다시 태풍이 우리나라 주변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네, 화면 보실까요?

먼 남쪽 해상에는 열대 요란, 그러니까 태풍의 씨앗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뚜렷한 소용돌이 형태로 발달한 이 구름대, 오늘 정오에 태풍으로 발달한 18호 태풍 '사우델'인데요.

일부 수치모델은 이달 말쯤 태풍이 우리나라 주변까지 북상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모델마다 예상 경로는 다릅니다.

중국 쪽으로 향하거나 서해로 북상, 또 하나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경로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 유럽모델이 그리는 이 경로가 눈에 띄는데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해 영남을 지나 대한해협으로 지나는, 태풍의 길이 한반도 쪽으로 열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경로입니다.

물론 열흘 이상 뒤의 전망인 만큼 태풍이 실제로 발생할지, 또 어디로 이동할지는 아직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아직 변수가 많지만, 이달 말부터는 태풍이 우리나라로 북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태풍의 진로도 주의 깊게 봐야겠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