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기후 변화가 꿀벌 위협...생태계 대혼란 위기

[앵커]
오늘은 UN이 지난 2017년 지정한 '세계 벌의 날'입니다.

질병과 기후 변화로 꿀벌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생태계 대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인데요,

그 실태와 대책을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힘차게 날아다녀야 할 꿀벌들이 죽은 채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꿀이 가득해야 할 벌집은 일부만 채워진 채 텅텅 비어있습니다.

[김선희 / 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장 : 빈 벌통만 남고 벌이 하나도 없이 사라진 경우는 제가 양봉한 지가 24년 됐고 저희는 3대째 양봉을 하는데 처음 봤습니다.]

꿀벌은 꿀만이 아닌 식물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꿀벌이 꿀을 모으는 과정에서 꽃가루를 옮겨 식물이 열매를 맺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과수원뿐 아니라 전체 농작물의 70% 이상이 꿀벌의 도움이 있어야 세대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취를 감추는 꿀벌이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폐사한 꿀벌은 총 188억 마리

전년 비슷한 기간의 78억 마리보다 2배가 넘습니다.

지난해 기준, 꿀벌 개체 수 감소율은 무려 37%에 달할 정돕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은 크게 3가지가 지목됩니다.

꿀벌 전염병을 일으켜 집단 폐사에 이르게 하는 응애가 급증한 겁니다.

살충제와 기존 약제로 방재하는 데, 내성을 지닌 '응애'가 출현한 게 문제입니다.

기후 변화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벌은 통상적으로 3월이면 월동을 마치고 봄을 맞을 준비를 하는데, 기후변화로 봄꽃이 일찍 피고 지면서 채집할 꿀이 부족해진 겁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잦았던 산불로 꿀의 공급처인 아까시나무가 줄어든 것도 꿀벌에게는 큰 타격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꿀벌 감소 현상이 심해지자 UN에서는 지난 2017년, 5월 20일을 '세계 벌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꿀벌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감소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 해법을 찾기 위한 국제 협력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주변 작은 꿀벌의 소리 없는 멸종이 지구 생태계 대혼란의 방아쇠가 돼 인류에게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YTN 김민경입니다.

영상편집 : 김혜정
그래픽 : 권보희

YTN 김민경 (kimmink@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