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만의 최악 호우...모레까지 350mm 더 온다

115년 만의 최악 호우...모레까지 350mm 더 온다

2022.08.09. 오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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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진형 앵커
■ 출연 : 김승배 /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퍼레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밤사이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라 8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습니다. 서울 곳곳은 물난리로 일대가 쑥대밭이 되기도 했는데요. 예견된 집중호우인데도 피해 상황은 왜 컸던 것인지또 원인은 뭔지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잘 오셨습니까?

[김승배]
그렇습니다. 지금 상당히 많은,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는 속에서 왔습니다.

[앵커]
이 집중호우가 지금 며칠에 걸쳐서 계속 오고 있고 또 앞으로 예보된 상황은 이틀, 앞으로 내일모레까지 350mm가 더 온다 이런 예보도 있었는데 이번 집중호우 상황을 살펴보면 수도권, 강원권 그리고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졌습니다. 원인부터 짚어주시죠.

[김승배]
정체전선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이름 그대로 정체하고 있는 전선이죠. 남쪽의 고온다습한 큰 공기 덩어리와 북쪽의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 전선이 만들어지고 그게 정체전선인데 그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서울, 경기 또 강원 영서지방에 계속해서 어제부터 오늘까지 공기 덩어리가 그 정도면 거의 꼼짝 않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 안에서 약간 남쪽으로 처지기도 하고 북쪽으로 올라가기도 하면서 주로 서울 경기, 강원 영서 지방에 서울에는 480mm 넘는 비가 내리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정체전선이 오래 머물러서 그렇다. 이게 그런데 오늘 밤에 끝나는 게 아니라 적어도 8일, 9일, 10일, 11일까지 중부지방에 그 정체전선이 계속 머무르면서 비가 더...

[앵커]
그렇게까지도 유지될 수 있습니까?

[김승배]
그러니까 비가 끊임없이 굵은 비가 오는 건 아니지만 한두 시간 쏟아부었다가 또 숨고르기를 했다가 또다시 비구름이 발달하면서 쏟아붓는 이런 형태가 한 11일까지는 반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까지 요지부동, 그러니까 가만히 있는 이유는 뭔가요?

[김승배]
특이한 현상인데 남쪽의 따뜻한 성질의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이번에 내려오면서 북쪽의 찬 공기와의 경계면에서 전라도 남쪽, 제주도 쪽으로 수축되지 않고 세력을 버티고 있기 때문에 그 경계면이 그렇게 크게 변동 없이 유지가 되고 있고 앞으로도 11일까지 그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오는 11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앞으로 11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승배]
날짜상으로 11일. 그러니까 8, 9, 10일 나흘 정도가 중부지방에 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이고요. 그 뒤에 12일부터는 약간 밑으로 빠지면서 충청도, 전라북도 일부까지도 그런 정체전선 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고요. 문제는 12, 13일 정도 그렇게 영향을 주다가 하루이틀 정도 정체를 보이다가 다음 15일과 16일, 17일까지도 이어지는데 이번 시작 단계처럼 그렇게 많은 양의 비는 아니지만 어찌됐건 이 정체전선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17일까지는 영향을 준다.

12일부터는 중부권은 일시적으로 정체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난다. 그러다가 다시 15일, 16일날 서울 등 수도권이 또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그러니까 그동안 요지부동이던 게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런 정체전선 변화가 예상됩니다.

[앵커]
장기간으로 저희가 대응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어제 피해가 집중된 지역을 살펴보게 되면 서울 동작 지역이 있었고요, 가장 먼저. 그리고 강남역 일대가 침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광명역 인근, 인천. 이 지역별로 강수량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이는데 이쪽에 이렇게 피해가 심했던 이유를 한번 진단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승배]
우선 첫 번째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기 때문에 하늘에서 1000mm가 만약 쏟아진다 해도 그걸 다 수용할 수 있으면 침수나 이런 피해는 안 나거든요. 그런데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하루에 300mm가 넘는 비가 내리게 되면 어김없이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덮혀 있는 이 대도시는 경사가 진, 그러니까 저지대로 물이 몰리게 되어 있거든요.

특히 강남이 지리적으로 약간 낮은 옛날 농경지였다고 그래요. 그래서 약 11년 전에 강남역 부근에 큰 침수 피해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이 정도의 비의, 물론 많이 오기도 했습니다, 비가. 이 정도로 또 어김없이 피해가 났는데 문제는 강남에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릴 때 약 거리상으로 2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도봉구는 비가 안 왔거든요.

좁은 서울에 그 정도로 큰 편차가 비가 거의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강수의 특징이 남북으로 강수 폭이 좁으면서, 그러니까 불과 10km 정도도 안 되는 그러면서 동서로 길게 늘어진. 동서로 길게 늘어졌다는 얘기는 계속해서 띠 모양의 비구름대를 따라서 비가 계속해서 내릴 수 있다는 그런 의미가 되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 사이 내린 강수량만으로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그런 피해가 발생을 했습니다.

[앵커]
아까 강남역 침수 이야기를 하시면서 2011년에 있었던 침수도 같이 언급을 해 주셨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이 지역이 상습침수구간이란 말이죠. 그러면 뭔가 서울시에서도 대책이 있어야 되겠고 실제로 대책이 있었고. 그런데 이렇게 반복되는 이유를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주실 수 있을까요? 혹은 또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

[김승배]
비는 분명히 이번처럼 올 수 있고 또 앞으로도 이것보다 더 많은 양이 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서울과 같은 높낮이가 있는 이런 대도시는 평지가 아니기 때문에 분명히 저지대 지역은 있는 거거든요. 상습 가능 지역이 파악이 돼 있을 텐데 그런 데 대해서 이번 같이 이렇게 많은 비가 내렸을 때 임시 지하에 저장소를 만든다거나 이런 공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거에 대비해서 했다고도 하는데 이 정도의 강수량의 그런 현상이 나타났으면 이제 다시 추후 보강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추후 더 보강이 필요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강수량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볼게요. 어제 동작 같은 경우에는 시간당 강수량이 141mm. 이 수치가 80년 만에 가장 기록적인 폭우 수치로 기록됐는데 사실 141mm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은 잘 체감이 안 가거든요. 이게 어느 정도 수치인가요?

[김승배]
시간당 50mm 비가 내리면 그런 시간당 50mm의 강도의 비가 내리는 데 차로 달릴 때 앞에 윈도와이퍼인가요, 그거를 아무리 세게 하더라도 금방 유리창이 덮히는 정도가 시간당 50mm거든요. 시간당 141mm라는 얘기는 그건 어마어마한 비죠. 제 기억에 1998년 7월 30일날 지리산 유역에서 산과 계곡에서 야영하던 분들이 7월 30일과 8월 1일 새벽 사이에 내린 비로 소중한 인명을 잃었는데요. 그때 그 지역에 비공식 기록으로 시간당 145mm의 비가 지리산 유역에 쏟아부었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있는 지역은 비는 별로 강하게 안 오는데 산 윗 부분에서 그런 비가 내리면 금방 물이 불어나는데 다행히 이번 폭우를 보면서 거듭 느끼겠지만 산과 계곡의 야영하는 야영객들이 휩쓸려 갔다는 소리는 없거든요.

[앵커]
아직까지는 보도된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김승배]
그게 그만큼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졌고 지자체가 계곡 관리를 아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대도시에서 지하차도 또는 지하주택에서 침수로 인한 사망, 안타까운 그런 사고였고. 과거에 보면 산과 계곡에 많은 이 정도의 비가 내리면 반드시 꼭 야영객 사고가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는 많이 발전을 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산이 많거나 높은 곳은 아무래도 비가 자주 내리는 경향은 있나요?

[김승배]
그렇습니다. 평지를 공기가 달리면 공기의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렇게 급격한 비구름이 발생하지 않는데 고온다습한 공기가 바다나 평지를 달리다가 벽을 만나게 되면, 그게 산이죠. 그러면 강제로 상승을 하게 됩니다. 강제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듯이 쑥 올라가는데 그때 지상부근에서 가지고 있던 수증기들을 급격히 응결시키기 때문에 더 많은 구름이 생기죠. 그래서 제주시내나 서귀포에는 한 50mm 비가 왔는데 한라산 꼭대기는 500mm가 넘는 그런 비가 내리기도 하는 이유가 지형적인 효과가 더해져서 그렇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산이 많거나 높은 곳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비가 더 많이 내린다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의 장마는 지나갔다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고 그런데도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서 비가 또 내리다 보니까 다시 장마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현상을 두고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장마전선, 정체전선 이게 문제라고 하셨는데 이런 것들이 뭔가 기상기후 변화와도 연관이 있다고 보시나요?

[김승배]
이렇게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하루 강수량 또는 1시간 이런 얘기들이 기후가 그만큼 더 바뀌었다는 얘기거든요. 날씨라는 게 항상 똑같지는 않습니다. 대개 초여름에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한 달 사이에 장마전선이 오르내리면서 비를 내리게 하는 그런 게 전형적인 장마인데 이번에는 따뜻한 공기가 중국 대륙까지 덮여 있는 상태에서 고온다습한 공기로 가득 찬 한반도 주변에 격발, 총알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한 게 있는데 그게 북쪽에서 내려온차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거든요.

그래서 아까 장마가 끝났다는데 왜 비가 오냐. 제 기억으로 1998년 7월 30일 지리산 유역에 많은 비가 와서 1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그때 그날 아침 조간에 장마 끝이라는 1면 톱으로 보도를 합니다. 옛날에는 장마가 끝나는 게 톱뉴스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거든요.

그러니까 언론이 아니, 장마 끝났다더니 웬 비야. 장마 끝났다고 비가 안 오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장마 끝났다더니 왜 또 이렇게 비가 오냐. 그건 잘못된 생각이고요. 장마 끝나고 한 보름 정도 폭염에 시달렸고 그래서 한반도 주변에 비의 원료가 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가득 찬 상태에서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방아쇠를 당긴 거죠.

[앵커]
그 자체가 이상기후 현상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죠.

[김승배]
나타나지 않아야 하는 게 나타난 건 아니지만 내린 강수량으로 기록을 깨고 이렇잖아요. 그러면 그게 정상 평년적인 수준보다 넘어서는 그런 변화된 기후의 한 단면을 보게 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 굉장히 많이 내린 이 폭우로 인해서 도로 한복판에 갇히신 분의 사진을 제가 전달받기도 했거든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차 위에 올라가셔서 화제가 된 사진인데 그런데 제가 뉴스를 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 그 도중에도 이게 점점점점 물이 많아지는 것이 체감이 되는데 차들은 꽉 막혀 있고 이 상황에서 비가 더 내리니까 이러다가 침수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점점 이렇게 비가 자동차를 덮어가는 그 과정에서 운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김승배]
사실은 혹시나 해서 있는 건데요. 제일 처음은 지하차도를 가는데 지하차도가 낮고 물에 찬 데거나 그러면 빨리 거기를 벗어나야 합니다. 차를 두고. 거기서는 앞뒤가 막혔으니까 차를 가지고 움직일 생각을 하면 사고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에 지하주택에 물이 차오른다거나 차에 물이 차기 시작한다 그러면 신속히 그 지역을 벗어나야 됩니다.

[앵커]
그 기준이 어느 정도로 잡으면 될까요?

[김승배]
차가 잠길 때 차 전체 3분의 1 이상이 물에 갇히면 안에서 아무리 힘이 센 사람도 못 연다고 그래요, 수압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게 그 순간의 선택인데요. 많은 사람이 그걸 결정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쉽지 않겠더라고요. 그런데 어쨌든 차를 두고 빨리 대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김승배]
왜냐하면 물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분명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앵커]
그리고 내일 모레까지 최대 350mm의 강우량이 예보가 됐는데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들께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승배]
이번 단 하룻밤, 약 하루 사이에 비를 가지고 이렇게 큰 피해를 봤잖아요. 그런데 오늘 밤 또 많은 비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지방에 내릴 거고요. 11일까지 앞으로 많은 곳은, 지금 400mm, 300mm가 내렸는데 앞으로 내릴 게 또 있으니까 지반이 매우 약해져 있습니다. 특히 산을 깎아서 전원주택이라든가 이런 데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인간이 기존에 있던 산을 도로를 만든다거나 터널을 만든다거나 주택지를 만들기 위해서 건드리면 이 정도의 비가 오면 그건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산사태라고 하는데 그런 지역은 각별히 조심해야 하고요. 집 안에 물이 차들어올 때 빨리 그 지역을 벗어나서 소중한 목숨을 잃는 그런 일이 없어야 되겠습니다. 그건 순간의 판단인데 평상시에 이런 때 내가 여기를 빨리 벗어나야지, 이런 마인드컨트롤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님과 호우의 원인과 또 대응 방법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본부장님.

YTN 김승배 (jung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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