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뚫린 듯 쏟아진 국지성 호우...갑자기 왜?

하늘 뚫린 듯 쏟아진 국지성 호우...갑자기 왜?

2018.08.29. 오전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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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성 / 케이웨더 센터장

[앵커]
어제 퇴근길부터 폭우가 쏟아져서 많은 분들이 놀랐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시는 이 화면, 시청자께서 제보를 해 주신 화면인데 집에 가는 퇴근길 도로가 저렇게 갑자기 바퀴가 반 이상 물에 잠겼습니다.

저런 상태가 예보가 어느 정도 돼 있었더라면 좀 피해갈 수도 있었을 텐데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도 크게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놀랐을 것 같습니다. 충청도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면 전문가 연결해서 비가 갑자기 많이 쏟아진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여름에는 그렇게 비가 안 오다가 갑자기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옵니다. 게릴라성 폭우가 특징인 것 같은데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가장 큰 원인은 대만 쪽으로 상륙한 열대성 저기압으로부터 많은 수증기와 비구름이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됐습니다. 또 여기에 남쪽으로는 뜨거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하고 북쪽으로는 차가운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강한 대기 불안정을 만들어낸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지역을 옮겨다니면서 발생하는 강력한 게릴라성 호우가 자주 나타납니다.

[앵커]
물론 게릴라성 폭우니까 예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건 압니다. 그런데 260mm가 넘는 비가 왔다면 미리 그 지역에 대해서 예보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보가 좀 빗나간 것도 같고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실제로 이 정도 비가 올 것을 예상을 못 했죠. 어제도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일단 중부지방으로는 예측을 했지만 실제 어젯밤부터 수도권 쪽으로 거의 200mm이상, 혹은 200mm 가까운 아주 강한 집중호우가 짧은 시간에 내리는 것은 예측을 못 했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앵커]
일단 비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쏟아지는 이유가 여름철 비가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잖아요. 상당히 이런 비는 예보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죠?

[인터뷰]
아무래도 지금 같은 경우는 여름철 장마. 지금은 가을장마라고 우리가 부르는데 가을 장마 같은 경우가 오히려 강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984년에 가을 장마 때 그때도 9월쯤이었죠. 그때 비가 쏟아져서 그때 북한이 우리나라에 구호품을 요구했던 그때도 가을 장마였고요. 1990년에 일산 둑이 무너지면서 고양 쪽이 물에 잠겼던 그것도 가을 장마였거든요.

이렇게 가을 장마가 강한 이유는 남쪽으로부터 뜨거운 공기도 들어오고 있지만 북측의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서 대기 불안정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아주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는데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는 건 현재 예측 기술로는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앵커]
폭염 이후에 태풍, 게릴라성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한반도 기후가 마치 아열대 기후, 스콜 기후처럼 바뀌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기후 자체가 바뀌고 있는 건 맞습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현재 제주도하고 남해안 쪽은 이미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군에 속하고요. 그래서 아열대 기후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지역도 계속 아열대 기후가 북쪽으로 북상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비도 아열대성 스콜 형태로 내리는 거죠.

아주 강력하게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 쏟아붓는 형태인데 최근에 우리나라 기후 변화를 보면 강수량 같은 경우는 강수량은 계속 증가하는데 비 오는 날은 줄어들고 있어요. 이 얘기는 비의 집중도가 강해진다는 거거든요. 한 번 내리면 강하게 내리는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건데 결국 이런 것들이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는 하나의 특징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하나가 이게 비구름대가 한반도 중부지방에 딱 잡혀 있어서 남부지방에서는 뜨거운 열기 그리고 위에서는 차가운 공기, 이게 위아래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빠져나가지를 못하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현상도 있던데 혹시 이번 비는 어떻게 예상하세요?

[인터뷰]
지금은 가을 장마죠, 완전히.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주로 남부지방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부었고요. 어제는 충청지역과 경기 남부 쪽이었죠. 그러다 계속 북상해 올라온 겁니다, 장마전선이. 그래서 어젯밤에는 드디어 수도권까지 올라왔는데 이 장마는 어차피 가을 장마는 다시 내려가거든요. 그러니까 남쪽의 뜨거운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 사이에 위치하지 되는데, 장마전선이. 장마전선이 어느 고기압 세력이 강하느냐에 따라서 움직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주로 양 세력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결국 서울, 경기, 강원 영서지역입니다. 강원지역 쪽으로 오늘 오후부터 내일 오전까지 상당히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고요. 내일 오후부터는 남쪽으로 서서히 내려갑니다. 그래서 내일 오후에는 충청지역, 모레는 남부지역, 토요일은 제주지역, 그런 식으로 내려가면서 토요일까지 영향을 준 다음에 이번 가을 장마는 끝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비구름대가 밑으로 내려간다는 말씀이시고요. 비가 그치고 나면 덜 덥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번에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봤거든요. 그런데 그게 19호 태풍, 20호 태풍이 동해상에서 만나면서 강하게 발달하면서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굉장히 약화시켜버렸어요, 예상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주변에 남아 있을 것으로 봤는데 약화시키면서 동쪽으로 수축시켰거든요. 우리나라 쪽으로 차가운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면서 가을 장마전선이 만들어져버렸습니다. 사실은 예상을 못 했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찬공기가 내려오면서 비가 내리고 기온도 내려갔는데 아직 오늘 같은 경우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이 많거든요.

그러나 이 전선이 내일부터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일단 폭염은 끝난 것으로 보고요. 가을이 시작되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만 올가을이 평년보다 약간 더울 것으로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짧게 하나만 더 질문 드리죠. 태풍이 하나 더 올라오고 있다고요. 제비. 어떻습니까?

[인터뷰]
제21호 태풍이죠, 제비인데 어제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을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어디로 올 것인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다만 여러 가지 모델로 본다면 다음 주말입니다.

그러니까 거의 한 8일 전후쯤 우리나라 근처까지 북상하지 않겠나. 일단 9월 8일 정도 예상을 하는데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동쪽으로 많이 수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21호 태풍 제비는 우리나라 쪽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일본 쪽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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