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태풍이 부채질한 폭염...서쪽 올 최악 폭염 온다

[취재N팩트] 태풍이 부채질한 폭염...서쪽 올 최악 폭염 온다

2018.07.30.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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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했던 태풍이 오히려 폭염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올여름 들어 가장 무덥다고 하는데요.

이대로 간다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폭염 상황과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과학재난팀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기자, 올해 폭염 기세가 정말 대단합니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심했던 1994년 대폭염에 근접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위의 강도를 알 수 있는 지표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폭염일 수와 열대야일 수입니다.

그런데 기록을 보면 1994년이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올해 기록이 폭염일 수 14.7일, 열대야일 수 6.5일로 2위에 올라섰습니다.

8월 초까지 이 정도의 폭염이 계속될 수도 있어 역대 최악 기록이 뒤바뀔 가능성도 큽니다.

[앵커]
폭염을 누그러뜨릴 변수로 태풍이 기대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태풍이 오히려 폭염을 부채질했다고 하는데,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일본에 상륙한 뒤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12호 태풍 종다리 이야기입니다.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도에는 비가 내리면서 폭염이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태백산맥 서쪽 지역은 오히려 기온이 더 높아졌는데요.

강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 고온 건조해지는 높새바람이 됩니다.

하늘은 가을처럼 깨끗하지만, 기온은 37도 안팎까지 오르는 강력한 폭염이 찾아오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 태풍이 부활하는데,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태풍 종다리가 일본 규슈 서쪽 해상으로 진출했는데요,

이 부근 수온이 무척 높은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열대저압부가 강화돼 다시 태풍으로 부활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습니다.

부활한 태풍 종다리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는 않고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 중국 상하이 부근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태풍의 부활, 이례적인 상황인데, 이 태풍이 우리나라에는 강력한 폭염을 부채질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풍으로부터 뜨겁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바로 유입되기 때문인데요.

기상청이 내일과 모레, 서울 낮 기온을 38도로 예보한 이유입니다.

38도면 지난 22일 기록된 올해 최고 기온과 같은 기록입니다.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서울 기온은 1994년에 기록됐는데요, 38.4도였습니다.

앞으로 이틀 사이에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잠시 폭염특보가 해제된 동해안도 내일부터 다시 33도를 웃돌 것으로 보이고요, 습기 때문에 열대야도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여름 들어 가장 심한 폭염과 열대가가 이번 주에 나타날 것으로 보여 각별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앵커]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화하다 보니 온열 질환자 수도 벌써 2천 명이 넘었죠?

[기자]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온열 질환자 수가 2,042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7% 늘었고, 사망자는 27명으로 2011년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시작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무려 907명으로 폭염이 심한 편이었던 지난 2016년, 그리고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1994년 대폭염 당시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3천 명을 넘었습니다.

더위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인식한 계기가 됐는데요.

이후 올해가 가장 심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노약자가 온열 질환에 가장 취약할 텐데, 예방 수칙은 없을까요?

[기자]
더위가 심하면 땀으로 열을 방출하면서 체온을 조절해야 하는데, 노약자는 이 기능이 약해 온열 질환에 더 취약합니다.

따라서 한창 뜨거운 낮 시간대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가장 좋은데요.

집안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노인의 경우 실내 냉방기 사용이 어렵다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4만 5,000여 개 '무더위 쉼터'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폭염에 대비해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과 스포츠 음료, 혹은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앵커]
그럼 마지막으로 가장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질문 하나 더 하죠.

이번 폭염 언제까지 이어지는 건가요?

[기자]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10일 예보에 다음 달 9일까지 별다른 비 예보가 없는 상태입니다.

기온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일주일 이상, 그러니까 다음 달 상순까지는 폭염이 이어진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다음 주 후반쯤, 슈퍼컴퓨터 예측으로 다소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나와 있습니다.

아직 상황이 유동적이지만, 다음 주 후반, 비가 내린다면 이후 폭염이 한 단계 약화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과학재난팀에서 정혜윤 기자와 함께 최악의 폭염 전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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